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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물 글로벌 물류대란과 해운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

등록일DEC 08, 2021

[제7화] 글로벌 물류대란과 해운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

안녕하세요. 꼬꼬물 애독자 여러분!

이번 호에는 감히 여러분께 독자에서 애독자로 명칭을 바꾸어 부르기로 했습니다. 그만큼 꼬꼬물의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는 반증이겠죠. 아마도 저만의 생각은 아니겠지요. 여러분들은 그동안 꼬꼬물 1편부터 6편까지 다양한 Episode를 통해 해운물류에 대한 많은 이해와 상식을 이미 함양하셨다고 생각합니다.

멋져..!


요즘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글로벌 물류대란(Logistics Disruption)으로 인해 서민 경제까지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전혀 뜻하지 않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국내 물류계뿐 아니라 지구촌 전체의 물류와 공급망에 큰 혼란을 가져오고 있고, 그 영향이 생각보다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현 물류 사태의 원인과 경과, 그리고 향후 세계 경제에 마치게 될 영향과 해운시장의 전망에 대해 다루어 보고자 합니다.

너무 무겁고 딱딱한 주제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으나, 작금의 물류 사태가 우리의 일상생활에까지 깊이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라, 이 사태에 대해서는 한번 집고 넘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좀 무겁지만 이 주제를 택했습니다. 물론 꼬꼬물의 내용이 항상 그래왔듯이 일반 애독자 층의 눈높이에 맞추어 쉽고 이해하기 빠르게 설명을 드릴테니, 가볍게 스~윽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앗! 그리고, 이 글을 읽기 전에 “본 내용은 필자의 주관적인 견해로 삼성SDS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님”을 분명히 알려 드립니다. 미래에 대한 전망은 연구하는 전문가마다 견해가 서로 달라 행여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바, 미리 말씀을 드립니다.

하핫 죄송


우선, 여러분! 이번 물류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예! 맞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코로나19의 발병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물류 사태를 더욱 심각하게 부추긴 것은 코로나19 외에도 다른 원인들이 있습니다.


물류 사태의 발단

2020년 말 미국 LA/롱비치 항구의 항만 근로자 700여 명이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되어, 40여척의 선박이 바다에서 대기, 항만 혼잡으로 인한 터미널의 생산성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19 발병 초창기만 하더라도 항구의 혼잡도가 그리 심각하지 않았고, 또 이러한 사태가 단기간에 수습되리라고 예상하였으나, 1년이 지난 지금에도 회복이 되지 않고 오히려 혼잡도는 증가가 된 상황입니다.

특히, LA/롱비치 항은 미국 전체 수입 물량의 40%, 그리고 미 서안 물량의 70%를 차지하는 미국 해상운송의 주요 관문이기 때문에 미국의 수입 물량 핸들링에 많은 타격을 입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만 하더라도 LA, 롱비치 항에서 트럭으로 내륙 지역으로 운반하는 컨테이너는 Terminal Yard에 평균 4일 대기, 철도로 옮기는 컨테이너는 평균 2일 미만 대기를 하였으나, 코로나19 발발 이후 육상운송도 정체를 빚으면서 컨테이너들이 평균 10일 이상 대기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2021년 11월 말 현재 LA/롱비치 항의 혼잡도는 더욱 심화되어 외항에 80여 척의 선박이 대기를 하고 있고 입항까지는 적어도 9~13일 정도 소요되어,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Global Supply Chain)의 정체를 더욱 야기하게 되었습니다.

급기야는 바이든 행정부도 터미널 공간 부족으로 인한 항만 적체, 이로 인한 미국 내 Supply Chain의 붕괴의 심각성을 인식하여, 엄청난 금액의 “항만적 체벌금” 부과를 결정하였으나,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은 되고 있지 않는 것 같습니다.

사실 이러한 사태까지 빚어진 원인은 코로나19 발병으로 인한 물류대란, 실질 공급량 감소, 미주향 수입 물량 수요 증가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는데, 그 자세한 원인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2019년 코로나19 발병이 확대되면서, 2020년 상반기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의 공장들이 정상적으로 가동하지 않는 곳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로 인해 2020년 상반기는 전년 동기 대비 태평양 미주향 물동량이 10% 내외 감소하였습니다. 선사들은 이러한 추세가 확산될 것을 우려해 선복을 적극적으로 시장에 투입하지 않고 비수기 동안 계선(선복 Idling)을 통해 수요/공급의 Balance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2020년 전 세계 선복의 계선 비율은 약 11%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2020년 상반기 태평양 노선 미주향 물량은 대폭 줄어들었으나, 실지 공급량의 감소로 인해 전반적인 운임 하락 현상은 크게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2020년 하반기에는 이미 선복 Idling을 통해 공급량이 감소된 상황에서 아시아 지역의 공장들이 재가동되고, 미국의 보조금 정책으로 소비 심리가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코로나19 발병 확산으로 많은 사람들이 여행이나 휴가를 떠나지 못하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는데, 미 트럼프 행정부의 보조금 정책으로 인해 주머니 사정이 나아진 국민들이 그동안 감히 구입을 못하였던 가구, TV, 냉장고 등의 내구재 상품을 많이 구입하면서 아시아산 수출 물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동남아산 가구 및 한국/중국산 가전 수요 및 기타 e-Commerce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2020년 선복량이 크게 늘어나지 않은 상황에서 뜻하지 않은 물량 증가로 해상 물류대란의 큰 원인(수요적인 측면)이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2020년 말에 이미 SCFI(Shanghai Container Freight Index : SCFI는 산출 시작일인 2009년 10월 16일을 ‘1,000’으로 보고 주간별/시장별 산출된 운임 지수)가 2,000을 돌파하고 지속적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2021년 7월 이후 4,000선을 돌파하고, 9월 이후 4,500선을 돌파하며 현재까지 등락을 거듭하며 답보 상태에 있습니다.

2020년 말 당시에 이미 컨테이너 운임은 전년 대비 2배 이상을 훌쩍 넘겼고, 2021년 상반기이면 어느 정도 회복세가 이어질 줄 알았던 물류 사태는 하반기로 오면서 더 악화되는 상황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특히, 동서 항로의 운임은 타 항로의 평균 운임보다 큰 폭으로 증가하여 선사별로 이익률도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2021년 4월에는 수에즈 운하를 통과를 하던 대만 국적선사 Evergreen의 20,124 TEU급 초대형 선박 에버 기븐호(Ever Given)가 좌초되어 수에즈 운하가 8일 동안 봉쇄, 통항 이후에도 약 2개월간 아시아를 비롯한 미국 유럽 지역의 선석(Berth Window) 스케줄의 혼란을 야기했고, 결국 글로벌 물류대란으로 연결이 되었습니다.


바로 한 달 뒤인 5월에는 남중국 얀 티엔(Yantian) 항의 항만 노동자 사이에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어 항구가 폐쇄되고 인근의 모든 남중국 항까지 심각한 혼란 상황을 야기, 약 2개월 동안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물류대란을 촉발시켰습니다. 이후에도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각 항구에도 코로나19 발병이 산발적으로 진행되어 아직까지도 항만 적체의 주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시 미국의 물류 상황으로 넘어가보면, 2020년 하반기 미 서안 터미널 직원들의 코로나19 발병으로 항만 생산성이 극도로 저하되고, 이로 인해 터미널에서 철도 운송으로의 연결 또한 원할지 않은 데다, Truck 운송도 제시간에 이루어지지 않아, Terminal의 혼잡뿐 아니라 내륙운송까지도 극심한 혼잡을 초래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미국 내의 Warehouse의 적체로 컨테이너 샤시들이 컨테이너 Box와 함께 Depot나 Warehouse등에 장기간 방치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이른바 샤시 및 트럭 부족 현상이 미주 전역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였고, 트럭 Driver들은 힘든 미국 내륙 Long haul Service 보다는 e-Commerce나 Last Mile 서비스를 선호하여, 트럭 Driver들까지도 극심한 부족 현상을 야기하게 되었습니다.

이 시기에 새로운 현상으로는 유럽계 포워더들이 Charter 선박을 운영을 시도했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Forwarder나 NVOCC는 선박 운영 능력이 없는 것으로만 알려져 있었는데, 국제 정기 해상운송(Liner)과 철송이 포화된 상태에서 Charter 선박을 이용한 서비스가 새로이 시장에 등장을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물류사가 컨테이너 확보 문제, 빈 컨테이너의 반납 문제, 그리고 용선 비용의 급등(전년 대비 약 7~11배)으로 인한 수지 보전 문제로 대부분 서비스를 중단하였지만, 틈새시장을 이용하여 Charter Solution을 제공하는 소수의 일부 Forwarder들이 아직까지 서비스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뿐 아니라 미국의 일부 대형 Retailor들도 물류사와 협력하여 Charter 선박을 통한 해상운송을 시행하였습니다. 물론 용선 시장의 강세로 운용과 비용 측면에서 많은 난관이 있었지만, 아시아에서 생산된 Seasonal 상품에 대한 적기 배달이 이들 Retailor들에겐 사활을 건 문제이기 때문에 어떤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이에 대한 운행을 감행해야 했습니다.

또한 해상운송의 대안으로 중국과 러시아 동부를 기점으로 TSR(Trans Siberian Railway), TCR(Trans China Railway), TMR(Trans Manchurian Railway) 등도 해상운송 Solution의 대안으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출발지와 도착지가 각각 중국, 러시아 북동부에서 주로 유럽, 중앙아시아, 러시아 내륙 등으로, 서비스가 국한되어 있어 Global하게 쌓여만 가는 해운 Backlog(재고) 물동량을 Cover하기 힘들었습니다. 게다가 철송 운임 수준 또한 해상 운임 수준을 초과하는 수준으로 인상이 되고, 이 또한 적재 공간이 부족한 상태라 해상을 대신하는 솔루션으로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사면초가에 빠진 수출 업체들은 선복 부족과 고운임으로 상품들이 적기 수출이 되지 않아 도산을 하는 경우가 늘어났고, 정부와 해운 회사들의 지원도 한계점에 다다라 중소 수출 기업들의 피해가 대폭 늘어났습니다.

안볼란다..


대기업들도 기존 계약 물량의 선복 제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Target 선적량의 60~70%만 계약 운임으로 선적이 되고 엄청난 가격의 프리미엄 운임을 내어 선복을 확보하거나, 공장에 재고로 쌓여 있는 물량도 상당이 많이 발생을 하여 상품 가격 경쟁력을 상실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선복뿐 아니라 컨테이너 장비 또한 미국을 비롯한 각 국가의 내륙 또는 해상의 선박에 오랫동안 잠겨 있어 빈 컨테이너의 공급이 원할지 않아, 각 지역별로 컨테이너의 심각한 부족난을 장기간 겪어 왔습니다.

이러한 컨테이너 장비의 부족은 선사들의 추가 발주 및 Back haul(Head haul의 반대 개념으로 Trade 구간의 수입지역을 통칭, 태평양 노선은 미국 발이 Back Haul임) 지역에서의 적극적인 빈 컨테이너 회송을 통해 어느 정도 해소는 되어가고 있지만, 미 서안의 경우 아직도 많은 빈 컨테이너들이 Yard에서 대기하고 있고, 이 숫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어 내륙 물류가 개선되려면 많은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해운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

그동안 해운시장은 장기적/단기적 Cycle을 그리며 성수기와 비수기를 반복해 왔습니다. 물론 2008년 리먼 사태나 같은 해 EU 경쟁총국의 해운 산업에 대한 ‘포괄적 면제(Block Exemption) 철폐’와 같은 외생변수도 크게 작용을 했습니다.

이로 인해 2008년 이후 선사들이 영업이익을 실현한 해는 손에 꼽을 수 있을 만큼 드물었는데, 앞서 언급 드린 외생변수 외에 선사들의 적자 경영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대형선 발주였습니다.


현재의 물류대란이라는 시점에서 본다면 초대형선의 발주가 그나마 선복량 부족을 해결해준 효자로 등극을 했지만, 비수기였던 당시의 상황은 아주 달랐습니다.

주지하시는 대로 초대형선은 단위당 비용을 크게 절감시켜 “규모의 경제 (Economic Scale)”를 일으킬 수 있는 유일한 수단입니다. 이런 이유로 2010년 이후 지금까지 선사들은 10,000~23,000 TEU의 대형 선박들을 본격적으로 발주하였습니다. 대부분의 Major 선사들이 Alliance 체제를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Alliance 내의 선사별 대형 선박 비중도 일정 부분 조화롭게 갖추어야 되는 이유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선복량의 증가와 함께 시장에서 집하에 대한 과열 경쟁도 동시에 일어나게 됩니다. 여분들이 잘 아시는 ‘하늘을 나는 호텔’라고 불리는 에어버스 380 또한 규모의 경제를 극대화하기 위해 제작이 되었지만, 항공사간 과열 경쟁으로 인한 소석률(Load Factor : 선박 내 화물 선적률) 하락으로 경제성이 저하되어 생산을 중단해야 했던 것과 같은 이유입니다.

충격


컨테이너 해운시장은 2015년 말 ~ 2016년 유럽시장(아시아~유럽 노선)에서 가장 극심한 집하 경쟁이 일어나게 됩니다.

2016년 초반 아시아발 지중해향 운임이 100 USD/FEU 대로 하락하고, 급기야는 마이너스 운임까지 등장을 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을 하였습니다.

이것은 수요 대비 선복 공급량의 과다 증가(Imbalance between Demand & Supply)의 원인도 있었지만, 일부 초대형 선사들의 시장 재편을 위한 일종의 Chicken Game 횡포가 더 큰 원인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2016년 말 이후부터 글로벌 컨테이너 해운시장 내의 선사들의 재편화(Reshuffling)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2016년 말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중국의 Cosco-China Shipping-OOCL 합병, 일본의 NYK-K.Line-MOL 합병(ONE 이름으로 재탄생)이 진행되어 이른바 극동 3국의 1국가 1선사(글로벌 선사) 체제로 전환이 됩니다.

또한 CMA-CGM의 APL 인수, Hapag-Lloyd의 UASC 인수, Neil-Dutch 인수, Maersk의 Hamburg Sued 인수 등 선사들의 인수 합병도 본격화됩니다.

대부분의 해운 합리화는 인수 합병과 통합을 거쳐 실지되었지만, 유독 우리나라만 법정관리라는 초유의 조치를 통해, 40여년간 쌓아온 영업 노하우, 시스템, 글로벌 화주 네트워크, 선단 및 인적 자원을 상실하였고, 전 세계의 화주와 벤더 및 각종 거래처에 어마어마한 민폐를 끼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리하여 전 세계 컨테이너 해운시장 내 20개 내외의 Global Player들이 12개 내외로 줄어들게 되고, Alliance 체제도 4개에서 3개로 개편이 되어 해운시장의 Chicken Game은 드디어 막을 내리게 됩니다.

해운시장의 운임(유럽 노선 기준)은 2016년 초 100 USD/FEU에서 2017년 1,000 USD/FEU 시대로 회복되고, 서서히 회복 기미를 보이다 코로나19 발병 이후 2021년 10,000 USD/FEU 시대로 진입하였습니다.

특히, 아시아~유럽/지중해 시장은 아시아~미주 시장보다 훨씬 긴 항정(Voyage)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태평양 노선 대비 낮은 운임이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대형선이 발주되면 우선적으로 유럽 노선에 투입되고, 기존 유럽 노선의 선박은 전배(Cascading)되어 태평양, 남미, 인도 노선 등 타 노선에 투입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여서, 유럽 노선은 그만큼 항상 공급량 부담을 안고 집하 경쟁이라는 숙제를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유럽 노선의 운임이 하락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동안 컨테이너 시황의 지속적인 불황에 선사들의 Pricing은 원가 측면보다는 시장논리에 따라가고 있었음을 반증한 셈이죠. 십수년간 컨테이너 해상 운임은 선사별 서비스의 Quality나 화물에 따른 차등화 없이 획일적으로 Commoditize되는 경향을 보여왔습니다.

이번 물류대란을 계기로 선사들마다 아시아-유럽 시장의 운임은 긴 항정 비용을 보상받겠다는 차원에서 과거보다 보다 엄격하게 비용에 입각한 Pricing 정책을 쓰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Pricing 정책은 컨테이너 해운시장도 그만큼 뒷받침을 해 주니 가능한 것이겠죠.

또 한 가지 바뀐 선사들의 패러다임은 선복 조절과 운임 조절에 대한 학습효과가 생긴 것입니다. 현재 선사들간의 운임은 과거 대비 이격이 더 벌여져 있는 상황입니다. 이제는 과거와 같이 낮은 운임에 수렴을 하는 Pricing 정책에서 탈피를 하려는 선사들의 움직임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시황 자체가 개선이 되었을 뿐 아니라 선사들의 수급 조정 능력에 자신이 생겼다는 반증입니다.

오랜 경험을 통해 선사들은 컨테이너 시장 내 공급량 초과 시 선박 계선을 통해 수요/공급의 Balance를 조절하는 기술을 이미 습득하였고, 2020년부터 탄력적으로 공급량 조절을 시행해 왔습니다. 이에 대한 선사들의 자신감은 선사들의 작금의 Pricing 정책을 통해 엿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2022년, 2023년 향후 시장의 중단기적 외생변수들이 아직 상존하고 있습니다. 2022년 7월 1일부터 재개되는 ILWU(International Longshore and Warehouse Union: 미 서부 해안 부두 노동자들을 대표하는 Union) 계약으로 인해, 2021년 상반기 중 이들의 태업 또는 파업이 예상이 됩니다. 물론 노사간의 쟁점이 잘 타협된다면 걱정을 할 필요가 없겠죠. 참고로 2015년 ILWU의 파업과 태업으로 태평양 노선 운임이 30% 이상 인상된 적이 있습니다. 후유증도 오래 지속되었습니다. 이번 바이든 정부는 항만 자동화를 주요 쟁점으로 삼고 있습니다. 부두 노동자들에게는 어쩌면 치명적인 Issue가 될 수 있겠지만, 새로운 바이든 정부에서 이러한 첨예한 쟁점에 대해 항만 노조와의 적극적인 조정을 통해 조화롭게 타결을 시킬 것을 기대합니다.

또 하나의 Issue는 2023년 IMO의 탈 탄소 Issue입니다. 꼬꼬물 Episode 6에서 이미 다루어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겠으나, IMO의 EXXI 적용으로 인해 기존 선박들, 특히 2013년 이전 발주 선박들의 폐선(Deleting/Sscrapping) 및 감속운항(Slow Steaming)이 본격화되어 실지 공급량 감소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IMO의 탈탄소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선사들의 추가 비용 증가 및 용선 비용 증가 등으로 고운임 정책은 2023년도에도 유지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해운 전문가들의 판단입니다.

이에 대한 여러 가지 형태의 전망이 있지만 미래 시황에 대해 함부로 예측할 수 없는 변수가 항상 발생하기 때문에, 향후 해운시장에 대한 전망은 이 정도로 의견을 피력하고자 합니다.

그런데말입니다


그동안 해운시장의 장기적인 불황으로 선사들이 십수년 동안의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정당하고 적정한 운임이 시장에 정착되어야겠지만, 10,000 USD대 이상의 초 고운임이 장기화된다면 산업간의 조화 및 해운 산업의 장기적인 발전에도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향후 시황과 운임의 전망에 대한 필자 나름대로의 시각은 있으나, 선사와 화주사를 동시에 경험한 필자로서는 산업간의 이해관계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동 지면을 통해 적극적인 의견 개진은 지양하도록 하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작금의 글로벌 물류 사태에 대한 해결을 위해 정부 및 관련 산하 단체들의 보다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고, 국적선사, 물류사들의 적극적인 협조 또한 필요한 시기입니다. 이를 위해 화주/선주 상호간 산업에 대한 이해와 문제점 도출, 그리고 장기적인 상생을 위한 Solution이 논의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늘은 스토리가 여백 없이 장엄하게 흘러갔네요. ㅠㅠ.

이번 주제가 “글로벌 물류대란과 해운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라서 그런지 즐겁고 희망찬 얘기는 나오지도 못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여러분들의 일상생활도 우울하고 지장이 많으실텐데, 희망차고 웃음이 넘치는 글을 제공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여러분들도 장기화되는 코로나19 사태를 잘 극복하시고, 즐거움이 넘치는 하루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그럼 2주 뒤에 뵙도록 하겠습니다. 안녕!


Cello Square 최덕림 고문 Cello Square 최덕림 고문

유럽에서 13년 주재근무를 하면서
유럽의 각종 세계 해운 환경 Forum과 Conference에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참가하여,
한국보다는 유럽 해운 물류계에서 알려진 글로벌 해운 전문가

  • (현) 삼성 SDS 상임고문
  • (전) 한진해운 상무
  • (전) 현대상선 상무
  • (전) 사단법인 함부르크 경제인 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