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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컬럼 운임방어를 위한 해운선사의 전략

등록일AUG 29, 2023

운임방어를 위한 해운선사의 전략
선사의 운임은 수요와 공급, 세계 경제의 상황, 유가, 선박 운영 비용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특히 세계 경제 침체로 인한 물동량 하락, 선박 공급이 과잉일 때 운임은 하락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선사는 수익 감소를 방지하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세우게 된다. 선사의 전략을 이해하려면 해운산업의 기본적인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해운산업은 수백 년에 걸쳐 Trough (저점)→Recovery (회복)→Peak (고점)→붕괴 (Collapse)라는 순환주기를 반복해왔다. 순환주기를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저점'에서는 선박의 공급광으로 운임이 급락하며, 선사는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선사는 여러 전략을 취하게 된다, 예를 들면 임시 결항 (Blank Sailing), 계선(Idle), 감속 운항, 폐선, 그리고 GRI (General Rate Increase) 등을 활용하여 운임상승을 노린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 운임이 ‘회복’단계에 이르고 운임은 서서히 '고점’으로 이동하며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찾아가게 된다. 해운산업의 경기 순환주기에서 알 수 있듯이 선사는 해운시황이 불황일 때 여러 운임방어 전력을 취하게 된다. 따라서 이번 칼럼에서는 불황기를 맞고 있는 선사의 운임방어 전략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해운산업 사이클] 해운산업 사이클 (출처: Stopford, 2009[1])
1. 임시 결항 (Blank Sailing) 임시 결항은 해운 산업에서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주로 활용되는 전략 중 하나다. 수요의 감소와 공급 과잉으로 운임 수준이 낮은 불리한 시장 조건에 대응하기 위해 선사는 임시 결항을 적극 활용한다. 임시 결항은 선박 운항을 특정 항만에서 스킵하거나 전체 운항을 취소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A, B, C라는 3개의 항만을 순서대로 기항하는 서비스에서, 특정 날짜에 B 항만을 스킵하고 A에서 바로 C로 운항할 수 있다. 또는 전체 운항 자체를 취소하는 경우도 있다.

임시 결항의 핵심은 불확실한 시장 환경에서 일정한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운항을 일시적으로 취소함으로써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잡는 것이다. 세계 경제의 불황, 무역 전쟁, 특정 지역의 경제 침체, 또는 팬데믹과 같은 이유로 물동량이 감소하면, 선사는 운영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일부 운항을 취소할 수 있다. 또한, 공급과잉으로 운임 하락을 초래할 때, 선사는 공급을 감소시키기 위해 일부 운항을 취소함으로써 시장의 수요-공급 균형을 위해 임시 결항을 하게 된다. 이는 임시로 공급 부족 상황을 만들어 운임을 안정화하거나 상승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해상에 선박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Drewry의 보고서는 이러한 시장의 추세와 선사의 전략적 대응을 잘 보여준다[2].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노선에서 11주 차부터 15주 차 동안 예정된 675회 운항 중 56회의 운항이 취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THE Alliance는 31건, OCEAN Alliance는 12건의 운항을 취소하였다. 그리고 2M은 4건, 얼라이언스 외의 운송 업체들은 9건의 운항을 취소하였다. 특히 Trans-pacific 노선에서는 예정된 운항 중 무려 57%에 해당하는 운항이 취소되었다. 이는 거의 절반 가까운 운송 서비스가 제한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아시아-북유럽 및 지중해 노선에서도 임시 결항 비율이 34%로, 상당한 비율의 운항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Transatlantic Westbound 노선의 경우 9%의 운항이 결항된 것으로 보고되었는데, 이는 다른 노선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이지만, 운송의 불확실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수치다. 임시 결항 데이터는 선사가 현 시장 환경에서 얼마나 민첩하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볼 수 있으며, 앞으로의 해운 시장의 흐름과 선사의 전략 변화에 대한 중요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임시 결항의 단점도 있다. 장기적인 계획보다는 단기적으로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예정된 선박 운항이 취소되면 고객의 불만이 생길 수 있으며, 빈번한 운항 취소는 선사의 신뢰도를 저하시킬 수 있다.
[예정 운항 vs 취소 운항] 예정 운항 vs 취소 운항 (출처: Drewry[2])
2. 감속운항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은 해운 시장에서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특히 글로벌 경제의 변동성이 높아지는 현대 사회에서, 선사는 이러한 불균형에 즉각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필요로 한다. 이에 따라, 선사는 공급량을 조절하면서 운임의 하락을 막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감속운항은 이러한 상황에서 선사가 도입하고 있는 전략 중 하나다. 감속운항은 기본적으로 컨테이너 선박이 평상시보다 느린 속도로 운행하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하면, 첫째로 연료를 훨씬 적게 소모하여 연료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둘째로,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현 상황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 환경에 더 친화적인 운항이 가능하다. 셋째로, 선박의 기계적인 부담을 줄여주어 선박의 전반적인 수명을 연장시키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이점만이 감속운항의 전부가 아니다. 선사는 감속운항을 통해 시장에 대한 빠른 대응 능력을 갖출 수 있다. 예컨대, 특정 지역의 화물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는 상황에서, 선사는 해당 노선의 선박을 감속운항시켜, 도착 시간을 지연시키거나 빈도를 조절함으로써 공급량을 줄이는 전략을 취할 수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선사는 공급과 수요 사이의 균형을 조절하면서도 연료와 유지보수 비용의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추가적으로, 공급량을 조절하는 이 전략은 시장의 운임 하락 압력을 줄이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선박의 운항 빈도와 속도를 조절함으로써 공급을 조절하는 것은,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도 운임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올릴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 따라서 선사는 감속운항이라는 전략을 통해 비용 절감과 운임 안정화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내게 된다.

해운 불황기를 맞고 있는 선사는 최근 감속운항을 통해 운임방어를 하고 있다. 올해 컨테이너 선박의 평균 속도는 2008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인 13.88 Knot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의 14.29 Knot보다 약 3%의 감소, 그리고 운임이 특히 높았던 2021년의 14.49 Knot보다는 4%의 감소한 수치다. 또한, 팬데믹 이전의 2019년 14.36 Knot에 비해서도 약 3.5% 감소한 수치다. 앞에서도 서술했지만, 컨테이너 선박의 감속 운항은 최근 불황기를 맞고 있는 선사가 총 공급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다. 또한, 감속운항을 통해 비용도 감소시킬 수 있다. 컨테이너선 운항 속도를 1Knot 감속하면 연료 소모량이 10%가량 줄어든다.

감속운항의 단점도 존재한다. 운송시간이 증가로 인해 인해 고객들의 불만이 생길 수 있으며, 빠르게 화물을 운송해야 하는 경우, 감속운항을 하는 선사보다 빠른 운송을 제공하는 선사를 선호할 수 있다. 따라서 감속운항 전략을 적용할 때는 고객의 요구와 시장의 상황을 잘 파악하여 적절한 속도와 운항 스케줄을 결정해야 한다.
[컨테이너 선박 평균 속도 (Knot)] 컨테이너 선박 평균 속도 (Knot) (출처: Shipping Intelligence Network[3])
3. 일반운임인상 (General Rate Increase, GRI) GRI는 전 세계 선사가 정기적으로 일부 노선이나 전체 노선을 대상으로 운임을 인상하는 전략이다. 주로 특정 날짜를 기준으로 실행되며, 선사가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시장의 변화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운임을 인상해야 할 필요성을 느낄 때 적용된다. 주기적으로 비용 상승 등의 이유로 GRI를 단행하고 있다.

GRI 목적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비용 상승 대응이다. GRI 적용으로 운임을 인상하여, 유류비, 인건비, 항만 사용료 등의 비용을 상쇄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수익성 개선이다. 공급과잉일 때 선사는 운임 하락으로 수익성이 나지 않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GRI를 적용하여 수익성을 개선하려고 시도하게 된다. 즉 선사는 GRI를 통해 운영 비용의 상승을 상쇄하고 수익을 안정화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시장 변화 대응이다. 시장의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운임을 조절하여 경쟁력을 유지하거나 향상할 수 있다.
운임 상승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그러나 GRI가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미서안과 미동안 노선을 예로 들면, 지난 4월 둘째 주에 각각 376달러와 418달러의 운임 상승이 있었으나, 5월에 시행한 GRI는 실패하여 운임 상승 없이 지나갔다. 이후 6월 첫째 주에는 운임이 다시 상승하였으나, 둘째 주에는 이전의 상승분만큼 하락하는 현상이 발생하였다. 최근에도 GRI는 계속 적용되고 있으며, 주요 선사는 9월 GRI 계획을 발표했다. 대표적으로 Maersk는 인도-북미 노선에 대해 TEU 당 350달러, FEU당 500달러, 45피트 하이큐브당 750달러, 40피트 리퍼컨테이너는 1,000달러 운임 인상 계획을 발표했다.

GRI의 단점 및 위험도 존재한다. 지속적이고 큰 운임 인상은 고객들의 불만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지나치게 높은 GRI는 다른 선사로의 이동을 유발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시장 점유율 감소를 초래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선사는 GRI를 결정하고 적용할 때 시장의 반응, 고객, 그리고 사업 전략을 고려하여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4. 기타 전략 선박 운임을 안정화하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 중 하나로, 선사는 자신들의 선박 투입량을 조절하거나 다른 노선을 선택하는 방법을 고려합니다. 최근에는 주요 선사가 북미노선에서의 선박 투입량을 지난해에 비해 크게 감소시켰다. 예를 들면, MSC는 35%, 머스크는 19%, HMM은 25%, 그리고 COSCO는 7%의 투입량을 줄였다. 이 결과, 6월 북미 노선의 주간 공급량은 지난해 대비하여 23.3%나 줄어든 51.6만 TEU로 기록되었다. 또 다른 전략으로, 수에즈 운하의 통항료 인상에 따라 선사는 유럽-아시아 노선에서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대신, 통항료가 부과되지 않는 남아프리카의 희망봉을 우회하는 방안을 택했다. 수에즈 운하청이 최근 1년 동안 꾸준히 통항료를 인상한 것과 물동량 하락이 이러한 결정의 주요 원인이다. 현재 수에즈 운하의 통항료는 컨테이너 선박 1척당 약 10만30만달러(약 1억3000만3억9000만원)에 이르는데, 이와 비교하여 희망봉을 우회할 경우 추가 연료비를 포함해도 연간 약 10억원의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운임 방어를 위한 또 다른 전략으로는 할증료의 도입과 조절이다. 컨테이너 수급 불균형 비용(Container Imbalance Charge, CIC)은 수입지와 수출지 간의 균형 잡히지 않은 컨테이너 수급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효율적인 공 컨테이너 수급 대응이 가능해진다. 또한, 급변하는 세계 유가에 대응하기 위해 유류할증료(Bunker Adjustment Factor, BAF)가 적용된다. 이 할증료는 유가의 변동 부담을 완화하는 데 기여를 하며, 선사가 이를 기반으로 연료비를 조절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선사는 유가의 불안정성을 효과적으로 극복하며 연료 비용 상승의 부담을 완화한다. 환율의 불안정성 또한 선사의 비즈니스에 큰 영향을 준다. 이에 선사는 환율 변동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사는 통화 할증료(Currency Adjustment Factor, CAF)를 도입하여 국제 결제 시 발생하는 환율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 또한, 예측하지 못한 급격한 유류 가격 상승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긴급 유류 할증료(Emergency Bunker Surcharge, EBS)와 긴급한 운영 비용이나 특이한 시장 상황에 발생하는 부대비용을 커버하는 긴급 부대비용(Emergency Cost Recovery Surcharge, ECS)도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할증료 도입은 선사의 운임 하락을 효과적으로 방어하는 동시에, 다양한 비용 변동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공한다. 5. 마치며 선사는 공급량을 조절하는 전략을 통해 시장의 운임 변동성에 대응하려고 한다. 이에 화주들은 자신들의 수요를 철저히 예측하여 공급망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긴급한 화물의 경우에는 빠른 리드타임을 요구하지만, 그렇지 않은 화물에 대해서는 더 느린 컨테이너 선박의 서비스나 여러 항만을 기항하는 서비스를 통해 비용 절감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비용과 서비스 가치를 적절히 비교하며, 운영 전략을 결정하는 것이다.

예상되는 해운 시장의 불황으로, 선사는 앞으로도 이러한 공급량 조절 전략을 계속적으로 도입하게 될 것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운임이 상대적으로 낮아 화주들에게 유리한 상황이긴 하지만, 이것이 항상 지속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특히 중소 화주들은 이러한 시장 변동성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기 때문에, 수요 예측 및 공급망 관리 시스템의 철저한 구축과 운영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화주들은 시장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자신들의 비즈니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 Reference [1] Stopford, M. (2008). Maritime economics 3e. Routledge.
[2] Drewry, Sea Intelligence Sunday Spotlight issue 605.
[3] https://sin.clarkson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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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우 교수전준우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