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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컬럼 물류신문 김갑주의 SCM 인문학 - SCM의 본질

등록일2023-11-02

출처 : 물류신문 김갑주 기자2023.09.01

김갑주의 SCM 인문학 (출처: 물류신문)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SCM 인문학’이라는 주제로 여러분과 소통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SCM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우선 SCM이 무엇인지에 대해 몇회에 걸쳐 고찰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에게 우선 다음과 같이 질문하고 싶습니다. “SCM(Supply Chain Management)을 본 적이 있나요?”, “SCM은 무엇인가요?”, “SCM은 어떻게 생겼나요?” 이러한 필자의 질문에 어떤 사람들은 책에 있는 SCM 정의를 언급하거나, 어떤 사람은 널리 알려진 이론들과 정보 시스템을 제시하거나, 어떤 사람들은 일정한 틀에 가두고 ‘이것이 SCM이다’라고 언급하기도 합니다. 즉, “이것이 SCM이고, SCM은 이렇게 하면 된다” 등의 식으로 단정 지어 이야기하기도 하죠. 하지만 필자의 경험상, 단순 이론이나 툴로 SCM을 정의하고 일정한 틀에 가두어 SCM을 추진해 본 결과, 모든 조직에 똑같은 결과물이 발생하기보다는 조직이 처한 환경, 재무적 상태, 업종 특성, 조직과 구성원의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과 조직문화, 프로세스 구축 및 유지 수준 등에 따라 결과는 다양하게 나타났습니다.

예를 하나만 들어 보겠습니다. 단순 워드 작업만 할 줄 아는 수준과 매너리즘을 유지하고 있는 조직과 구성원들에게 경영진이 다른 기업들을 모방해 “큰 비용을 들여 고사양의 컴퓨터를 도입했다”라고 치면 아마도 구성원들은 고사양 컴퓨터를 보다 발전적인 방향으로 활용하기보다 여전히 단순 워드 작업 위주로 지속 활용할 것입니다. 당연히 경영진 입장에서는 컴퓨터 사양을 충분히 이해하고 워드 작업 외에도 발전적으로 활용 해 보라고 이야기하겠지만 이러한 경우 경영진과 크고 작은 마찰만 발생할 뿐, 구성원들이 새롭게 추가된 분야에 적응을 힘들어하며 혼란이 발생될 것이고 투입된 비용 대비 경제성, 효율성, 효과성은 떨어지게 됩니다. 즉, 시대에 뒤처질까 봐 단순히 남들이 하는 것을 모방하여 고사양 컴퓨터를 도입하고 조직 내부에 일괄적으로 적용하기 보다는, 구성원들이 고사양 컴퓨터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이 되는지부터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만약 수준이 되지 않는다면 수준을 높이기 위한 방향을 설정하고 일정한 수준으로 성장시키는 노력을 실시간 해야 합니다. 혹자는 고사양 컴퓨터를 도입했지만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 것을 ‘기회비용’이라고 이야기하며, “기회비용을 통해 조직과 구성원들이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별다른 소득 없이 기회비용을 너무 많이 소비한 경우 시간과 비용, 매너리즘 등의 측면에서 많은 부담만 가중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그리고 많은 기회비용 대비 프로세스 구축 및 유지 과정이 체계적이지 않은 경우, 구성원들의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을 변화시키는 것은 점점 더 어렵게 됩니다. 왜냐하면, 프로세스는 조직과 구성원의 (6하 원칙에 의거한) R&R과 Business Rhythm 등에 의해 구축 및 유지되기에, 올바른 방향과 속도가 아닌 R&R과 Business Rhythm 일지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일시적 현상이 아닌 문화로 자리 잡아 가기 때문입니다. 문화는 ‘생각하고 행동하는 양식이나 과정에서 발생한 물질적·정신적 소득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정의할 수 있는데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한번 자리 잡거나 굳어진 문화는 웬만한 노력으로 변화시키기 힘듭니다. 게다가 기회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은 새롭게 뭔가를 시도한다는 것인데,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을수록 조직과 구성원들에게는 내성이 증가하게 됩니다. 내성은 ‘항생제 남용’시 발생되는 문제와 유사한 현상을 유발함과 동시에 구성원들을 점점 ‘양치기 소년’ 동화에 등장하는 마을 주민들처럼 변화시킵니다. 결국 이러한 현상들은, 보다 나은 SCM을 추구하기 위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의 변화를 시도할 때 걸림돌로 작용하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모든 기업의 SCM 수준과 상태는 동일하지 않으며, 1+1=2와 같이 동일한 결과 또한 기대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SCM은 단순 이론이나 툴이 아닌 ‘철학’으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조직이 처한 환경, 재무적 상태, 업종 특성, 조직과 구성원의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과 조직문화, 프로세스 구축 및 유지 수준 등에 따라 SCM은 천차만별의 수준과 상태로 구축 및 유지되기에 “이렇게 하면 된다”라고 단정 짓고 가이드 하거나 강요하기보다는 SCM을 ‘변화하는 외부 환경에 기업이 지속적으로 이윤을 추구하고 생존하기 위한 방향’으로 인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중간에 포기하지 않으며 해당 조직과 구성원에 적합한 방법을 찾아 차근차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말이나 보여주기식이 아닌 ‘진정한 관점에서의 학습조직 유지가 매우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