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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컬럼 물류신문 김갑주의 SCM 인문학 – 구축된 정보시스템의 점검 필요성

등록일2024-05-15

출처 : 물류신문, 김갑주 기자2024.04.01

김갑주의 SCM 인문학 – 구축된 정보시스템의 점검 필요성 (출처 : 물류신문)
보다 나은 SCM을 위해서는, ①올바른 방향과 속도의 R&R과 비즈니스 리듬 구축, ②운영중인 프로세스들에 대해 능동적 AAR(After Action Review), ③구성원들의 매너리즘 타파와 의식수준 향상, ④구성원들의 적극적 동참, ⑤적절한 정보수집·분석인프라 구축(정보시스템, 사람, 설비, 장비), ⑤적응력 있는 Capa(설비, 장비, 사람, 공간 등)확보 등이 필요합니다.

문제는 올바른 방향과 속도의 R&R → 비즈니스 리듬 → 프로세스 → 시스템으로 정립하는 과정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낮은 수준의 구성원들을 계몽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소요되며 변화를 거부하는 개인적·암묵적·조직적인 저항들을 잠재우고 적극 동참시키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입니다. 또 적절한 정보수집·분석 방식을 구축하거나 정보시스템을 안정화, 정상화, 고도화시키는 과정에서 많은 시간 또한 소요됩니다. 따라서 단기간에 보다 나은 SCM을 구축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우선, 앞선 글에서 언급한 A사에 가장 아쉬운 부분은 학습조직 유지가 미비하여, ‛PI(Process Innovation)과정 없이 구축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정보시스템을 TO–BE 방향으로 후속조치 하고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오해가 없었으면 하는 것은 무조건 돈을 들여 정보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는 것도 아니고 막무가내로 변경해야 한다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현재 구축된 정보시스템이 ‘존재의 이유’에 부합되는지를 확인하고 부합되지 않는다면 어떤 방향으로 재구축 또는 변경을 해야 하는지를 고민해보라는 것입니다.

정보시스템 뿐만 아니라, A사는 ‘존재의 이유’에 대해 고민해야 합니다. 존재의 이유를 고민해야 하는 대상에는 사람과 업무(프로세스, 인프라 등) 모두 해당됩니다. 저 업무(프로세스, 인프라 등)는 왜 존재할까? 유지중인 저 업무는 조직에 어떤 긍(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부족한 부분은 무엇일까? 저 사람은 왜 저 업무를 하고 있는 것일까? 저 사람은 왜 존재할까? 저 사람이 해야 하는 역할은 어디까지이며 무엇일까? 등에 의문점을 가지고 조직 전반을 끊임없이 바라보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조직 내에는 ①피상적으로는 대단한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이고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이 노력한 결과물에 단순히 숟가락을 얹는 방식으로 기생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능력이 없거나 능력이 높지 않은데, 마치 능력이 있는 것처럼 보여지는 사람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②피상적으로 보면 바쁘게 업무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제대로 하고 있지 않을 수도 있고, 바쁘게 하고 있지만 전체 최적화 관점의 SCM 구축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과 업무(프로세스, 인프라)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③정작 필요한 것은 A인데, A를 제대로 구축하고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하기 보다는 엉뚱한 B에 전념하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①, ②, ③ 등은 SCM 구축과 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A사는 ‘존재의 이유’에 대해 적극 고민해야 합니다.

상기 ①과 ②에 대한 확인을 위해서는 모든 부서에서 유지하고 있는 프로세스들을 도식화하여 살펴보는 것은 물론이고 사람 별로 유지하고 있는 실제 행동 방식까지 모두 데이터로 수집해야 합니다. 제가 A사의 담당자에게 요구한 분야는 시간이 오래 소요되고 인내심이 필요하며 매우 피곤하고 어려운 일입니다. 따라서 A사에서는 추진하는 사람에게 많은 배려와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A사 경영진 중 한 사람은(B씨) 보안을 이유로 추진하는 사람의 요청을 거절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B씨에게 “보안이 무엇인가요?”라고 되물었습니다. 저의 경우 정보보안, 문서보안, 통신보안, 문서보안 분야에 대해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제가 그 당시 보안업무를 하면서 느낀 점은 과도한 보안으로 인해 ‘구더기가 무서워서 장 못 담그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 꼭 필요한 것을 보안 범위에 규정하기 보다는 광범위한 범위를 개략적으로 보안으로 규정하다 보니, ‘보안 불감증’의 상황이 발생하는 것, 보안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식의 정책 유지가 가능하기에 꼭 필요한 부분에 대해 명확하게 개념을 정립하고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 등이었습니다. B씨의 이야기는 ‘보안에 대한 깊이와 철학이 없는 상태에서 상대방에게 이야기한다’고 생각되었고, ‘빈 수레가 요란하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느낌 또한 받았습니다. B씨가 올바른 방향과 속도로 판단하는 능력이 부족하거나 협조적이지 않으면 B씨를 바라보는 사람들과 B씨 하부에 있는 사람들까지도 판단력이 흐려지고 협조적이지 않게 됩니다.

모든 부서와 사람이 유지하고 있는 프로세스를 ‘있는 그대로’ 진단함에 있어 이런 저런 이유로 요구사항을 비공개하거나 비협조한다면, ‘있는 그대로’ 진단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진단하는 과정에, 비협조적이거나 비공개하는 경우가 없게 A사에서는 주의해야 합니다.

전통적으로 위계, 서열, 나이가 중요시되는 한국 사회이지만, 저는 철저히 ‘객관적 능력 위주의 조직관리 정책’을 선호합니다. 실제 예를 하나 들면 부장, 과장이 있지만 어떤 팀은 부장이 팀장을 하고 어떤 팀은 대리가 팀장을 하도록 한 적도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파트 안에는 과장, 대리가 있지만 사원이 파트장을 하도록 한 적도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팀장과 파트장 등 직책자를 임명한 이후 팀장과 파트장이 만든 결과만을 보고 이야기하기 보다는 전, 중, 후 모든 단계를 최대한 같이 하려고 노력했었습니다. 왜냐하면 나이가 적은 사람들을 직책자로 임명하는 것이 직책자들 입장에서는 도전과 모험에 해당되기 때문입니다. 계급이 낮고 나이가 적은 사람들의 경우 의지, 도전 정신, 보유하고 있는 최신 지식, 빠른 업무 처리 속도, 창의 등이 강점일 수 있지만, 계급이 높고 나이가 많은 사람에 비해 상대적으로 의사결정 능력과 경험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젊은 사람들이 의지, 도전정신, 최신 지식, 업무 처리 속도, 창의성 등에 강점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들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나이 많은 사람들의 비협조와 무관심, 훈수, 꾀, 매너리즘 등을 이겨내기가 어렵습니다. 즉, 아무리 강점이 많은 젊은 사람이라도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고 직급이 높은 사람들을 상대하는 것은 쉽지 않고 이 과정에서 젊은 사람들의 의지와 도전 정신이 낮아 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조직의 매너리즘을 타파하고 커다란 변화를 주기 위해 낮은 계급, 그리고 나이가 적은 사람 중에 강점을 보유한 사람을 팀장이나 파트장으로 임명하고 조직의 변화를 시도하지만 이들이 조직을 이끌어 가는 과정에서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부분과 어려워하는 부분을 지속 관찰해서 적극 지원하고 때로는 제가 직접 나서서 책임 있는 의사결정을 통해 조정·통제하기도 합니다.

저는 이런 관점에서, B씨에게 궁금한 점과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끝에, ‘장’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직급·직책명은 상급 조직에 대해서는 참모 역할일 수 있지만 하부조직을 책임지는 지휘관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지휘관은 리더와 관리자의 역할을 동시에 해야 합니다. 상황에 따라 스스로 고민해서 Solution을 도출하기도 해야 하고 실시간 현명한 판단과 책임 있는 의사결정도 해야 하고 하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계몽 활동도 해야 하고 구성원들이 만족감을 가지고 잘 근무할 수 있도록 조직문화 관리도 해야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A사에서 B씨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B씨가 ‘장’으로 역할을 하지 못하고 단순히 참모 수준의 역할을 하고 있다면, ‘장’의 직급과 직책을 부여하는 것은 부정적입니다. 반드시, 능력과 역할에 맞는 직급과 직책을 부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상급자가 하부에 있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역할과 업무를 하는 것을 바라듯이 하부에 있는 사람들은 상부에 있는 사람들에게 그에 맞는 자질과 역할을 보유하고 책임감 있게 Lead하는 것을 기대합니다.

조직을 키우려고 한다면 그리고 조직이 커질수록 공과 사를 구분해서 철저히 ‘능력 위주로 가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직원들은 회사가 성장하는 것을 보고 만족감과 비전을 갖기도 하지만 윗사람이 보유하고 있는 능력과 수준을 경험하면서 회사에 대한 만족감과 비전을 갖기도 합니다. 그래서 철저히 능력과 자질 위주로 조직이 운영되어야만 조직과 조직문화, 그리고 구성원들의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이 조금씩 올바르게 서게 되고 조금씩 바뀌게 됩니다.

존중과 인정은 객관적으로 명확하게 구분해야만 합니다. 존중과 인정을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 인간은 누구나 소중한 생명을 가졌기 때문에 서로 존중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하지만, 인정은 직급고하,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철저하게 객관적으로 검증된 능력에 기반해야 합니다. 자신과 친하지 않다고 해서 객관적인 능력을 무시하거나 배척해서도 안됩니다. 그리고 상급자가 하급자를 존중·인정하지 않는 것보다 하급자가 상급자를 존중·인정하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상급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하급자의 자질과 능력이 부족한 경우 상급자가 하급자를 대상으로 계몽활동을 하거나 적절한 자질과 능력을 갖춘 하급자를 찾으면 됩니다. 하지만 하급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상급자의 자질과 능력이 부족한 경우, 하급자가 상급자를 대상으로 계몽활동을 하거나 적절한 자질과 능력을 갖춘 상급자를 찾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상급자가 하급자에 비해 자질과 능력이 부족한 경우, 하급자는 능동적이기 보다는 수동적으로 조직 생활을 유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거나, ‘절이 싫으면 스님이 떠나면 된다’는 말처럼, 조직을 바꾸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조직을 떠나게 됩니다. 상급자가 하급자보다 자질이 뛰어나고 능력이 높다면 조직 내에 최소한 Leadership, Followship, Leadership·Fellowship 중에 하나라도 올바르게 뿌리내리고 형성될 수 있지만 상급자의 자질과 능력이 하급자보다 현저하게 낮거나 하급자나 상급자나 자질과 역량에 별 차이가 없다면, Leadership, Followship, Fellowship 중, 어느 하나도 조직 내에 올바르게 뿌리내리거나 형성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어찌 보면 어렵다기 보다는 제 경험상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상대방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백 번 이긴다는 말입니다. 상대방을 모르면 상대방을 알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고 내가 나 자신을 잘 모른다면 나 자신을 알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또 내가 상대방에 비해 부족하다면 나를 끊임없이 Upgrade 해야 합니다.

기업에서 구축·유지하는 S&OP는 ‘지피지기 백전백승’을 실천하기 위한 프로세스입니다. S&OP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영업부서가 고객을 직접 만나 이성적·감성적 교감과 교류를 통해 고객을 이해하고 다양한 Sensing Channel을 통해 고객의 Needs를 실시간 파악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S&OP 운영 부서, 생산, 품질, 구매, 물류 부서는 영업의 정보를 기반으로 Single Plan을 구축하여 유기적, 효율적, 적시적, 경제적인 움직임이(실행)이 가능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여러분의 회사는 ‘지피지기 백전백승’이 잘 되고 있습니까? ‘지피지기 백전백승’을 실현함에 있어 여러분의 회사는 어떤 것이 부족하거나 문제입니까? 영업부서의 수준과 역할에 문제가 있습니까? 아니면 S&OP 운영 부서, 생산, 품질, 구매, 물류 부서의 수준과 역할에 문제가 있습니까? 여러분의 회사는 고객을 얼마나 잘 알고 있습니까? 여러분의 회사는 회사 내부에 있는 부서와 구성원들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습니까? 회사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서로 남 탓을 하는 경우가 잦고 문제점이 개선·보완되어 지속적으로 잘 유지되기 보다는 재발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는 원인은 회사가 회사 밖의 고객을 잘 몰라서 일수도 있지만 회사가 회사 안에 나를(프로세스, 사람, 인프라 등) 잘 몰라서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업무와 사람에 대해 존재의 이유를 고민하고 후속 조치하는 과정은 회사(기업) 입장에서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과도 같습니다. 그래서 회사는(기업은) 끊임없이 업무와 사람에 대한 존재의 이유를 파악하고 이에 적절한 후속조치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A사에서 ‘존재의 이유’를 파악하는 것은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최소 2년 단위로 정례화 하여 유지하는 것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