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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컬럼 물류신문 특별기고/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김종경 수석연구원

등록일2025-05-28

출처 : 물류신문, 김종경 2025. 05. 14

표준이 국가 경쟁력 - ISO 물류표준화 현황과 발전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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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김종경 수석연구원(ISO TC344/SC1 (유통물류) 간사, ISO TC122/SC4 (친환경포장) 의장)

1. 물류 분야 국제표준화 추진 현황

오는 2025년 6월 10일부터 13일까지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ISO의 ‘제3차 TC 344 및 제1차 TC 344/SC1 총회’를 서울에서 개최한다. 이 기간동안 ISO 회의뿐만 아니라 제2회 혁신물류표준포럼을 개최하여 15개국, 100여 명 이상의 국내외 전문가가 참석할 예정이다. 여기에서는 유럽 ALICE(물류연구플랫폼)의 물류표준화 방안, 중국 우정국의 신규기술위원회 발표, 국내 물류표준화 추진 현황과 방향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현재 국가기술표준원과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은 국내 산·학·연 전문가가 참여하는 유통물류 표준협의체를 운영하고 있으며, 협의체를 통해 리테일테크, 라스트마일, 도시 물류정보 통합플랫폼 등을 집중 논의하고 있다. 앞으로 한·EU 간 협력 기반도 더욱 확장하여 ALICE와의 MOU도 추진 예정이다.

ISO TC 344(혁신 물류, Innovative Logistics)는 도시와 유통물류 분야의 기술 및 서비스의 국제표준화를 위해 2023년 신설된 기술위원회로, 지속가능성과 디지털 전환, 무인화, 소비자 중심 물류 등 다양한 현대 물류 트렌드를 반영하고자 설립되었다.

ISO TC 344/SC 1(유통물류, Retail Logistics)는 우리나라가 ISO에 제안하여 설립한 최초의 기술위원회로 2024년 설립되었다. 이 위원회는 최종 소비자에게 상품이 전달되기까지의 라스트마일 구간에 특화된 유통물류 전반의 기술과 서비스를 국제표준화 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여기에는 무인 점포, 무인 보관함, 라스트마일 물류, 소형 풀필먼트센터, 소비자 물류, 리버스로지스틱스 등 도시 내 고도화된 물류 체계와 연계되어 있어, 향후 스마트시티와 디지털 유통 전환의 핵심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물류는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AI, 모빌리티, 로봇 등 주요 전략산업의 수요처로서, 이를 연계한 융복합형 표준화는 미래산업 성장의 핵심 인프라가 될 수 있다(예: 무인 배송 로봇 → 모빌리티 및 AI 기술 접목, 스마트 창고 → 디스플레이 및 센서 기술 접목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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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ISO/TC 344, ISO/TC 344/SC 1 소개 페이지

(출처: 물류신문)

ISO/TC 344/SC 1의 초대 의장으로는 안승범 교수(인천대), 간사로 김종경 박사(KCL)가 선임되었다. 지난 2024년 12월 3일 SC1 준비 회의를 거쳐 현재 2개의 작업반(Working Group)을 개설하였고, 우리나라에서 제안한 무인 매장 및 무인 보관함 관련 4건의 국제표준을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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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ISO TC344, ISO TC344/SC1에서 개발 중인 물류 표준 (2025년 4월 1일 현재)

(출처: 물류신문)

전체 물류 시장(운송 제외) 규모는 2024년 약 3.9조 달러에서 2030년 5.95조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 중 유통물류 시장은 2024년 약 2,835억 달러, 2034년까지 약 9,624억 달러로 연평균 13% 성장이 예상된다.

ISO/TC 344/SC 1은 무인화·자율화(무인 매장, 무인 보관함, 자율 배송 차량, 드론, AGV 등의 도입), 물류의 DX(AI 수요예측, 스마트 물류 플랫폼, 사이버보안 강화, 통합 운영 등), 도심특화 물류기술(마이크로 풀필먼트(MFC), 라스트마일 최적화, 스마트시티 연계 기술 등), 지속 가능한 물류 등의 기술적, 산업적 흐름에 발맞춰 최신 기술 흐름을 반영한 국제표준을 조속히 마련하고, 글로벌 시장 주도권 확보에 기여하고자 한다. 이를 통하여 기술의 상호운용성을 확보하고 자동화, 무인 기술 등 혁신 기술의 품질 기준 및 안전 기준을 확보하여 소비자 서비스 향상과 도시환경 개선, 에너지 절감, 탄소 저감 등 사회적 책임을 강화할 것이다.

2. 물류 국제표준의 중요성

물류 분야에서 표준은 물류시스템의 효율성, 안전성,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공통 기준으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국가 차원에서 표준은 산업 경쟁력, 경제 성장, 무역 확대, 지속가능성, 위기 대응력을 실질적으로 높일 수 있는 전략 자산이다. 특히 물류 분야에서는 급속한 기술 진보와 도시화, 디지털 전환 속에서 국제표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으며, 이를 주도하는 국가는 산업 리더십과 수출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국제표준화의 의의와 영향력을 간단하게 설명하면 아래와 같다.

① 글로벌 상호운용성 확보

전통적으로 국제표준은 국가와 기업 간의 기술·운영 방식의 차이를 줄여 물류시스템, 장비, 기술 간의 상호 호환성(interoperability)을 높여준다. 팔레트, 컨테이너, 바코드, RFID 규격 등은 이미 국제 표준화되어 글로벌 공급망에서 통일되어 운영되고 있다.

③ 시장 접근성 확대

국제표준을 준수하는 제품이나 시스템은 보이지 않는 무역장벽을 줄일 수 있고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표준의 활용을 통해 해외 진출 시 자사 제품 및 기술의 검·인증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④ 혁신 기술 확산의 촉진

혁신 기술이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으면, 해당 기술이 빠르게 글로벌 스케일로 확산될 수 있다. (예: 드론 배송, 스마트 창고 시스템 등 신기술이 표준화되면 규제 대응과 상용화가 쉬워짐)

⑤ 정책 및 규제 정합성 강화

각국 정부의 정책·법령은 시시각각 변화하며, 이와 조화를 이루는 표준은 공공 물류 인프라 구축이나 도시계획 시 합리적인 기준을 제공할 수 있다.
ISO, OECD, DIN, BSI, WTO 등 주요 국제기구의 연구는 표준이 과학기술과 산업정책을 잇는 실용적 도구로 기능함을 수치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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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 국제표준의 영향력과 정량적 지표

(출처: 물류신문)

3. 관련국 물류표준화 대응 동향

팬데믹, 지정학적 위기 등의 상황에서 공통 운영체계가 있는 공급망은 빠르게 복구가 가능하다. 국제표준은 공급망 리스크 관리 및 위기 대응 체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국제표준을 선도적으로 제안하거나 간사국을 맡은 국가는 해당 기술 분야에서 자연스럽게 리더십을 갖게 된다. 일본이 자국 글로벌 기업의 표준과 비즈니스 모델을 바탕으로 ISO/TC 315(콜드체인 물류)를 주도하고, 중국은 ISO/TC 344(혁신 물류)를 통하여 글로벌화되고 있는 물류 및 파생산업의 표준 주도권을 확보하고 있다.

자국의 기술이 국제표준과 괴리될 경우 수출 시 비관세 장벽(TBT)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국제표준을 기반으로 한 제품·서비스는 인증, 허가 등에서 신속한 진입이 가능하다. 또한 최근 이슈화되고 있는 지속 가능한 물류의 실현에도 유리하다. ISO, IEC 등 국제기구는 ESG, Net-zero, 순환 경제 등 지속 가능한 산업과 기술에 큰 관심이 있으며, 물류 역시 이런 트렌드에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이미 ISO 14083(운송 탄소배출 측정) 등 관련 표준들이 친환경 물류 전환을 위한 핵심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아래 표는 다양한 물류 상의 문제점과 표준화를 통한 대응 방안을 예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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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3] 물류상의 문제점과 표준화를 통한 대응 방안 예시

(출처: 물류신문)

4. 향후 발전 방향 및 기술위원회 확대 전망

현재 우리나라와 의장과 간사를 맡고 있는 TC 344/SC1은 무인 매장·소비자 물류 분야에서 국제적 영향력 확보하고 있다. SC1은 기존의 소매 유통 중심의 활동을 넘어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 리테일테크 확장: 옴니채널, 디지털 소매 환경 대응 기술의 표준화
  • 라스트마일 배송 기술 고도화: 라스트마일 배송 로봇, 도시 허브 기술, 트래픽 최적화
  • 물리적 인터넷(Physical Internet) 등 도시 물류정보 최적화 및 통합화
  • 역물류 및 지속 가능한 물류 관련 서비스 기준 정립

한편 중국은 신규 기술위원회인 특송 물류(Express delivery)를 제안하여, ISO TC 344에 새로운 기술위원회로 편입될 예정이다. 이 분야의 주요 내용은 우체국 물류 서비스에 대한 것이다. 또한 글로벌 특송사 간 기술 호환성, 신속 배송 기술의 안전성, 소비자 신뢰 기반의 품질관리 기법 등과 관련된 국제표준화 활동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ISO/TC 344/SC 1과의 체계적 연계를 통해 국제 물류의 표준 생태계를 확장할 것이다.

5. 결론 및 기대효과

‘국제표준은 단순한 기술 규격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과 지속가능성, 그리고 정책과 기술 간의 연결 고리를 제공하는 전략적 수단이다.’

물류 분야에서는 급속한 기술 진보와 도시화, 디지털 전환 속에서 국제표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으며, 이를 주도하는 국가는 산업 리더십과 수출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ISO/TC 344 및 ISO/TC 344/SC 1에서의 활동으로 단순한 기술 표준 제정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물류 구조 혁신과 우리나라의 물류산업 경쟁력 확보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자 한다. 물류 분야에 대한 글로벌 표준 리더십의 확보는 국내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고, AI·무인 기술 기반 리테일테크 기업의 해외 진출과 협력에 큰 도움이 된다.

앞으로 한·중, 한·EU 등과의 적극적인 협력으로 공동 표준 개발 및 국제 포럼 등을 계속 이어갈 것이다. 오는 6월 10일 개최되는 혁신물류표준포럼에 물류업계 및 관련 산업계와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