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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컬럼 물류신문 김갑주의 SCM 인문학⑱

등록일2024-06-27

출처 : 물류신문, 김갑주 기자2024.05.02

김갑주의 SCM 인문학⑱ (출처 : 물류신문)
Episode : 필자의 SCM 연대기-2 [성장기(초기 안정화)] 우선, Visibility와 Visibility를 통해 산포를 감소시키는데 주력했습니다. 그래서 밸브, 생산성 소모품, Spare Parts 등 자재 관리 업무(R&R)를 인수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기존에 관리하고 있던 조직에서 품목별 수량과 수량별 위치가 명확하게 문서화되어 있지 않아 인수가 제한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인수를 받는 저와 직원 몇몇이 2개월 동안 현장을 돌아다니며 수량을 모두 파악 후 제가 역으로 인계인수서를 작성해서 상대방에게 보여주고 전자결제 체계를 통해 인계인수를 완료했습니다. 이후, 용기 파악을 시작했는데 용기 또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회수 용기의 입고 시 정보시스템에 등록하는 프로세스가 미흡했습니다. 그리고 MES를 구축하여 운영 중이었으나 현실적으로 실시간, 위치별, 용기의 상태와 수량을 신뢰성 있게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했습니다. 고객에 납품시에는 고객과 이슈가 있으므로 MES에 철저히 등록했지만 고객이 사용 후 반납한 회수용기에 대해서는 입고 확인을 철저하게 하지 않았습니다. 납품된 용기가 언제 반납되었는지를 확인하는 프로세스가 미흡하거나 프로세스를 제대로 운영하지 않으면 용기가 분실되어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회수 용기의 입고를 등록하는(관리하는) 부서가 명확하게 지정되어 있지 않았으며 회수용기를 관리하는 장소(보관소)도 명확하게 지정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결론적으로 Supply Chain 상에서 용기가 실시간, 어디에, 어떤 상태로, 몇 BT가 위치하고 있는지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답답한 것은 가스산업에서 경영에 필요한 데이터의 대부분은 용기로부터 생성되기에 용기 관리를 제대로 할 생각을 해야 하는데 용기 관리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높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용기 관리에 관심이 높지 않은 상태에서는 경영에 사용중인 데이터와 정보의 적기성, 신뢰성이 낮을 수밖에 없는데 각종 데이터와 정보에 신뢰성이 높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하고 신기했습니다. 그래서 우선, 회수용기 저장소를 신축하고 관련 프로세스를 구축하였으며, IN–OUT 개념을 기존에 구축되어 있는 MES에 추가 반영하려고 하였으나 잘 되지 않아 Bar-code IN–OUT 정보 프로그램을 별도 구축하고 회수 용기에 대한 입고 등록 프로세스를 보완 후, 용기 Visibility를 위한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아쉬운 것은 그 당시 Bar-code가 아닌 RFID의 적용을 검토했지만 고객과 연계되는 납품(관리) 방식, 시장에 나와 있는 RFID의 기술 수준(특히, 칩이 100도의 고온에서도 문제가 없어야 하는 점), 초기 투자와 운영비용, 여론 등에 제약이 너무 많아 추진하지 못했습니다.

또 TAT(Turn Around Time, 공정 Lead Time)의 산정이 제한되었습니다. MES를 활용하여 작업 시간, 작업 종료를 입력하고 있었으나 신뢰성 있는 TAT 산정은 불가능 했습니다. 하나만 예를 들면 충전시작 후 충전완료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10초라고 MES에 나타났습니다. 즉, 충전을 시작할 때 MES에 충전 시작을 입력하는 것이 아닌 충전완료 후 충전시작과 충전완료 입력을 동시에 했습니다. 모든 공정에서(프로세스에서) MES에 작업시작과 작업종료를 제대로 입력하지 않았습니다. MES에는 충전, 분석, 잔류가스처리, 배기 등의 프로세스가 반영되어 있었지만 데이터 관리를 위한 노력이 많지 않았습니다. 보다 신뢰성 있는 TAT를 산정하기 위해서는 MES에 관리해야 하는 프로세스를 추가 도출(증가)하고 세분화하며 현장의 물류적(용기의 흐름) 관점에서 용기 데이터를 용이하게 수집할 수 있는(공간별 IN–OUT 체크) 인프라의 추가 구축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따라서 Bar-code IN–OUT 정보 프로그램을 구축 후 현장에서 적극 활용하도록 독려했습니다. 처음에는 많은 저항에 부딪쳤지만 정보시스템의 경영정보 화면에 나타난 실적(실행) 데이터를 근거로 끊임없이 잘된 점과 잘못된 점을 분석하여 개선을 진행했습니다.

‘모두 있다’, ‘없다’, ‘모두 하고 있다’, ‘하고 있지 않다’에 대한 생각 차이를 좁히기 위한 노력을 진행했습니다. MES를 예를 들면 내부적으로, 그리고 대외적으로 MES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홍보할 때 “MES에 모두 있다”, “우리는 MES를 통해 모두 하고 있다”고 하는데, MES를 통해 실시간 경영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는 제대로 생성되지 않았습니다. 현장의 실행 상태를 대충 감으로(수작업) 추적해 본 결과, 총 TAT가 5일 수준이면 되는데, MES에는 10∼15일로 나타났습니다. 데이터는 프로세스를 진행한 결과물입니다. 즉, 맞지 않는 데이터이든, 맞는 데이터이든 데이터를 기반으로 프로세스 유지 상태와 수준을 진단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모두 있다’, ‘모두 하고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거나, ‘잘 하고 있다’, ‘전혀 문제없다’고 이야기를 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데이터가 맞지 않는데 뭐가 있고, 뭘 잘하고 있다는 것인지? 도대체 뭘 하고 있다는 것인지?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의 차이를 좁혀가는 노력이 필요했고, 인내를 가지고 좁혀가는 노력을 시작했습니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볼 때, 80∼100점 수준으로 일하는 것을 잘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전혀 일반적이지 않은 40∼50점 수준으로 하고 있으면서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바꾸는 것은 정말 힘들었고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왜냐하면 그 밑바탕에는 매너리즘이 짙게 깔려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산으로 보유하고 운영중인 용기 숫자를 정확하게 몰랐습니다. 제가 입사 후 처음 들었던 것은 “440L 사이즈의 용기 숫자는 90% 정도 맞을 것이다”, “49L 이하 사이즈의 용기 숫자는 70% 맞을 것이다”였습니다. 가스산업의 SCM을 위해서는 용기별로 실시간 상태와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것이 최우선적으로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우선, 보유하고 운영중인 자산 용기 숫자를 정확하게 알아야 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자산으로 운영중인 용기 숫자를 모른다는 것은 군이 전쟁 또는 전투를 함에 있어 자신이 보유한 병력, 장비, 무기, 그리고 탄약이 얼마나 있는지를 모르는 것과 같습니다. 이러한 상태라면 싸우기 위한 작전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가능하겠습니까? 물자 지원을 위한 군수 지원 계획 수립이 가능하겠습니까? 자산으로 운영중인 용기 숫자를 모르고 용기가 실시간 어디에 어떤 상태로 위치해 있는지를 모르는데 기업이 실시간 신뢰성 있는 수요공급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가능하겠습니까? 빠른 판단과 결심을 할 수 있겠습니까? 하나만 예를 들면 매월 25일쯤에 생산에서는 다음 달 생산 계획을 작성하여 대표이사에게 보고·품의 했습니다. 그런데 대표이사의 결재 이후 생산 계획을 수립하는 실무 담당자는 매일 생산 계획을 변경했습니다. 왜냐하면 (가스, 설비, 인력 이슈도 있었지만)많은 부분이 용기의 숫자와 위치를 실시간 알지 못해서 그리고 실제 가용한 용기의 공급 가능성을 실시간 알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웃지 못할 에피소드를 하나 이야기하면 영업 담당자가 생산관리 담당자에게 “정보 프로그램에는 용기가 있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왜 생산이 안되냐”고 묻자 생산관리 담당자는 “그럼 당신이 와서 용기를 찾아주세요”라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했습니다. 생산에서 매월 정기적으로 대표이사에게 보고하고 품의를 득하는 월간 생산 계획이 품의를 득한 이후 매일 변경되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는 대표이사에게 보고하고 품의를 득하는 행위 자체는 ‘보여주기식’, ‘쇼’에 불과할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매달 25일에 생산 계획을 보고하고 품의를 득하기 위해 허비하는 며칠의 시간은 모두 비경제적, 비효율적이며 불필요한 시간을 보낸 것 밖에는 안되었습니다. 여러분이 소속된 조직과 기업에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고 있지는 않은가요? 기업에서는 이러한 불필요한 일을 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프로세스를 개선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불필요한 일과 불필요한 일을 하는 사람만 증가됩니다. 그리고 용기의 공급 가능성을 실시간 알지 못한다면 MRP도 유지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가스산업에서는 용기 Visibility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ERP 패키지를 선정하여 무조건 구축하는 것 또한 지양해야 합니다.

가스업 SCM을 위해서는 실시간 가스에 대한 신뢰성 있는 데이터가 필요한데 가스에 대한 데이터는 가스를 담고 있는 용기를 통해 생성됩니다. 즉, 가스에 대한 데이터를 신뢰성 있게 획득하고 가스에 대한 물류(물건의 흐름)를 발생시키기 위해서는 가스를 용기에 충전하거나 가스가 용기에 충전되어 있어야 가능합니다. 따라서 실시간 ‘가스 충전이 가능한, 가스 충전이 완료된, 가스가 충전되지 않은, 부적합이 발생한’ 등의 용기가 어디에 어떤 상태로 몇 BT가 있는지를 알 수 없는데 실시간 가스의 수요·공급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는 말은 ‘어불성설’입니다. 결론적으로 가장 기본적인 운영중인 자산 용기 숫자와 실시간 용기의 위치에 신뢰성이 없다는 것은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IN–OUT 개념의 정보시스템 구축 후 용기 회전율(정성적 관점)을 고려, 1년 6개월 동안 용기 실사를 통해 용기 실제 수량과 정보시스템에 입력된 데이터를 일치시키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용기와 관련된 데이터는 용기 외관에 각인된 용기 번호, 가스 품명, 충전 기한, 사용 가능한 밸브 규격 등 사업 종류에 따라 최소 8가지에서 최대 15가지 데이터들로 구성되며 이 모든 것을 Package화 해서 관리해야 합니다. 그런데 정보시스템 데이터와 실물 데이터가 명확하게 일치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매일 회수된 용기를 육안으로 확인 후(수작업), 정보시스템에 입력된 데이터와 실물 데이터를 1:1로 비교하여 수정하는 행위(작업), 즉, 용기 실사를 1년 6개월 동안 진행했습니다. 용기 숫자와 관련된 데이터의 신뢰성이 무너지면 이를 바로잡는데 많은 인고의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게 됩니다. 그래서 무너지지 않게 관리 프로세스를 잘 구축하고 운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1년 6개월 동안 용기 실사 결과, 전체 자산 용기의 25%가 회수되지 않았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MES에 등록된 데이터는 실제 제조 및 출하했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용기는 허수가 아닌 실제 존재하였습니다. 하지만 1년 6개월 동안의 실사 과정에서 용기 실물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원인을 추적해본 결과, 상당 부분 분실로 추정되었습니다. 가스산업에서 용기 실물 데이터와 정보시스템 데이터의 불일치는 ①경제적 손실을 발생시키며, ②수요·공급 과정에서 혼란과 불균형을 지속적으로 발생시키며, ③더 나아가 안전·환경·보안 Issue로까지 확대되어 업을 유지함에 있어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조직 전반에 운송, 물류, SCM에 대한 용어의 정의와 업의 본질, 특성 등을 이해시키기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기존의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에서 변화하는 것을 꺼려했고 본인에게 직접 해당되는 업무 외에는 관심이 낮은 것은 물론이며 부분 최적화적 생각 또한 매우 강했습니다. 따라서 생산, 품질, 구매, 기술, 개발 등 이전에 구축되어 유지해오던 모든 부서들의 존재의 이유와 각각의 부서가 유지하고 있는 업의 본질과 R&R 등을 전체 최적화 관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대표이사에게 제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