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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컬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종료 시
해상 물류 시황에 미칠 영향

등록일2025-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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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칼럼에서는 2024년에 이어서 2025년에도 해운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홍해사태에 대한 현황과 전망을 이야기한다.

1.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인한 홍해 위기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예멘의 친(親)이란 무장 조직인 후티 반군은 하마스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며 동년 12월부터 홍해를 지나는 상선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다. 이로 인해 이스라엘 항만의 입항 제한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간 항로인 수에즈 항로(Suez Route)에 대한 기피 현상이 발생했다. 수에즈 운하(Suez Canal)가 위치한 홍해에서 상선에 대한 공격이 발생한 이후 우리 정부는 국적선사에게 홍해 통항 선박에 대해 우회 운항을 권고했다. 2025년 11월 기준으로 상선 100척 이상이 공격당했으며 선박 4척이 침몰하고 8명의 선원이 사망해 여전히 지정학적 위험은 진행중이다.

홍해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수에즈 운하를 이용하는 선사의 선대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수에즈 운하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193km 길이의 해상 통로이며 전 세계 무역의 약 12%~15%, 컨테이너 물동량의 약 30%, 원유의 9%, LNG의 약 8%를 담당하고 있다. 2023년 12월 이전 일일평균 50~60척의 선박이 통항하며[1] 연간 1조 달러 이상의 상품이 수에즈 운하를 통과했는데,[2] 2023년 말부터 공격에 대한 위험이 증가하자 통항선박이 감소했다.

2025년 11월 기준으로 글로벌 상위 선사 중 CMA CGM, Maersk, MSC 등 유럽계 선사들은 현재 일부 서비스에 대해서 수에즈 운하를 이용하고 있으나 HMM, ONE, Yangming 등 아시아계 선사들은 2025년 수에즈 운하를 이용한 사례가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CMA CGM은 2025년 10월까지 150만TEU에 달하는 선박이 수에즈 운하를 통과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유일하게 아시아-유럽 서비스 중 일부 서비스에서 수에즈 운하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Maersk, MSC는 아시아-유럽 항로가 아닌 이집트와 사우디를 연결하는 지역 셔틀 서비스에서 수에즈 운하를 이용하고 있다. 이외에 튀르키예의 Akkon Lines, 싱가포르의 SeaLead Shipping, 러시아의 FESCO 등이 수에즈 운하를 적극적으로 이용중이나 대부분 중소형선으로 비중이 크지 않다. [3]

2. 홍해사태로 인한 해운시장의 영향

2.1 홍해사태로 인한 수에즈 운하 통항량

2023년 12월 이후 수에즈 운하에 대한 위험이 증가하면서 통항량은 전체적으로 급감하였다. 2023년 대비 가장 크게 감소한 선종은 자동차운반선(-88.7%), LNG(-85.5%). 컨테이너(-69.6%) 순으로 나타났다. 이중 컨테이너의 경우 상대적으로 초대형선박이 희망봉으로 우회하면서 실제 감소된 통항량은 2023년 월평균 546만TEU에서 2024년 60.4만TEU로 88.9% 감소했다. 이외에도 드라이벌크(-46.8%), 탱커(-37.1%)도 감소했지만 전체 평균 감소율인 50.8%에는 미치지 못했다.

<수에즈 운하 통항량 및 척수>
(단위: 백만 DWT, 척)
02 자료: 클락슨, 저자수정

2.2 희망봉 우회로 인한 해운시장 영향

수에즈를 이용하는 대부분의 선종(Vessel Type)은 부정기선으로 시장 수급에 맞춰 움직이는데 반해 정시성을 기반으로 하는 컨테이너의 경우, 희망봉 우회에 따라 동일한 서비스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투입선대를 증가시켜야 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수에즈 운하 통과시 아시아-유럽 1개 서비스는 일반적으로 11~13척이 투입되는데 반해 희망봉 우회 시 13~17척이 투입돼 운영되고 있다. 실제로 2023년 19개 아시아-유럽서비스에 240척이 투입되었으나 2024년 27.1% 증가한 305척이 투입되었다. 투입되는 선복량은 2023년 말 약 539만TEU였으나 2024년 말 약 744만TEU로 약 30.8%가 증가했다.

<2023/2024 아시아-유럽 서비스 투입 선박>
얼라이언스 2023년 3분기 2024년 3분기
투입 선박 서비스 투입 선박 서비스
2M 66 5 76 5
OCEAN 84 7 86 6
THE 62 5 64 4
기타 28 2 79 4
합계 240 19 305 19
자료: Drewry(2024), KMI 수정

컨테이너 시장에서 이러한 투입선대 증가는 시장 공급을 완화시켰는데, 컨테이너의 경우 2024년 신조 인도량인 293만TEU의 일부분을 흡수해 과잉공급을 완화시켰다. 더욱이 2023년 하반기부터 파나마 운하(Panama Canal)의 가뭄으로 인한 운항 통제와 겹쳐서 컨테이너 운임은 크게 상승했다. 2023년 아시아-유럽 운임은 TEU당 1,000달러 내외의 운임을 기록했으나 2024년 TEU당 3,000달러 대까지 상승했다.

<희망봉 경유 선박 및 컨테이너 운임지수 추이>
(단위: 달러, TEU)
03 자료: 클락슨, 저자수정

컨테이너 외에도 LNG, 자동차운반선, 벌크 등에서 톤마일(Ton-Mile) 증가에 따른 실질공급 감소 효과로 인해 운임이 상승했으나 컨테이너와 같은 큰 폭의 상승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항로 우회에 따라 운임은 상승했지만 비용 또한 상승했는데, 희망봉 우회 시 운항거리 증가로 10~14일의 연료비가 추가로 소모되었으며 EU의 ETS 시행으로 인해 탄소배출량 증가에 따른 비용 증가도 발생했다.

3. 수에즈 운하 통항 재개에 따른 해운시장 영향

최근 11월, 이스라엘과 최근 수에즈 운하청은 Maersk와 함께 전략적 제휴를 발표해 통행 재개를 요청했지만 완전한 정상화까지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큰 이유는 수에즈 운하 통항 안전성에 대한 우려이다. 2025년 1월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휴전에 합의한 후 수에즈 통항 상선에 대한 공격을 하지 않는다는 성명서를 발표했으며, 이후 3월 수에즈 항만청은 일부 선사들 간의 전략적 제휴를 맺었으나 실제로 복귀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따라서 중동지역에 대한 위험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선사들은 수에즈 운하 이용에 신중히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항 안전성 외에 특히 컨테이너 선사들이 수에즈 항로 복귀에 주저하는 이유로는 첫째, 구조적 공급 과잉으로 인한 운임 하락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2024년 이후 500만TEU 이상의 신조 선박이 인도되어 공급 과잉이 예상되었으나 홍해 사태로 희망봉으로 선박이 우회하면서 약 200만TEU의 공급 감소 효과를 가져다주었다.

또한, 2025년 11월 현재 컨테이너선의 발주잔량(Orderbook)은 총 선대의 31.3%인 1,026만TEU에 달해 향후 선사들의 수에즈 운하 복귀 시 수급 불균형 심화로 컨테이너 운임 하락은 불가피하다.

둘째, 수에즈 운하 복귀 시 보험료와 같은 리스크 프리미엄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오히려 리스크 프리미엄이 낮아진 후 수에즈 운하로 복귀하는 방안이 선사 입장에서 비용을 낮출 뿐만 아니라 통항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어 단기간에 복귀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셋째, 이미 희망봉 기준으로 정기 서비스 네트워크가 설계・운영되고 있어 복귀 시 기항 항만(Port of Call)의 정체가 발생할 수 있다. 이미 벨기에, 독일 등 주요 항만에서 항만 파업 등으로 인해 정체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스케줄 재조정은 효율성 약화를 가져올 수 있다. 또한 수에즈 운하 통항 시 단계적으로 스케줄이 조정되기 때문에 최소 2~3개월의 조정기간이 필요하다. 컨테이너 외에 건화물, 자동차운반선 등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는 선종은 홍해로의 점진적인 복귀는 선대 효율성을 향상시켜 운임 시장에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나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운임 하락을 막기 위해 선사들은 크게 2가지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첫째, 감속운항, 임시결항 등을 통한 공급 축소이다. 다만 동 방식은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임시적인 처방이다. 둘째, 폐선을 통한 공급 감축이다. 효율성 향상으로 잉여된 선대를 시장에서 제거하는 방안이지만 단기간 내에 발생하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또한 2009년 체결된 홍콩 협약이 2026년부터 발효되어 대규모 폐선이 발생할 경우 이를 해체 시장에서 소화할 수 있는지 불분명하다.

해운시장은 블랙스완(Black Swan, 발생 가능성이 매우 낮지만, 한 번 발 생하면 사회·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예측 불가능한 사건)과 같이 예상할 수 없는 사건이 발생해 비효율이 늘어날수록 시황이 좋아지는 역설적인 시장이다. 때문에 선사는 수에즈 운하로 복귀에 신중히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수에즈 운하로 선대 복귀 시 선화주 모두 일정기간 동안 항만혼잡 등의 이유로 혼란은 피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되므로, 화물운송 리드타임을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 Reference

[1] 클락슨(2025), https://sin.clarksons.net/
[2] https://ipdefenseforum.com/ko/2024/08/%EB%AF%B8%EA%B5%AD-%EC%A3%BC%EB%8F%84%EC%9D%98-%EC%97%B0%ED%95%A9%EA%B5%B0-%ED%99%8D%ED%95%B4%EC%9D%98-%ED%95%B4%EC%96%91-%EC%95%88%EB%B3%B4-%EC%9C%A0%EC%A7%80/
[3] Alphaliner(2025), The weekly container shipping newsletter. no.45
- Alphaliner(2025), Monthly Monitor November 2024
- Drewry(2025), Container forecaster
- KMI(2024), 컨테이너 시장 동향과 전망, 세계해운전망세미나 발표자료
- https://www.trade.gov/market-intelligence/israel-raw-materials-supply-chain-affected-israel-hamas-conflict
- https://www.jpmorgan.com/insights/global-research/supply-chain/red-sea-shipping

바이블
최건우

부연구위원/실장

현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운정책연구실장
전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운금융연구실장
전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항만연구본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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