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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컬럼 물류신문 친환경 해운시대 이끌 바이오 선박유의 현재와 미래는

등록일2025-06-11

출처 : 물류신문, 이경성 2025. 05. 30

국내외 원료 공급망 안정화와 선사 인센티브 등 정책 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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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물류신문)

지난 4월 국제해사기구(IMO)가 승인한 ‘국제해운 온실가스 감축 중기조치’에 따르면 2027년 상반기부터 총톤수 5,000톤 이상의 외항해운선박은 강화된 온실가스 집약도 기준을 충족시켜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그만큼 비용을 물어야 한다. 따라서 친환경 선박 연료의 사용량은 지속적인 증가가 불가피하다.

현재 상용화된 친환경 선박 연료 중 하나는 바이오 선박유로, 꾸준히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더욱이 최근 해양수산부, 한국선급, GS칼텍스의 제안에 따라 IMO가 일반 급유선으로 운송할 수 있는 바이오 선박유의 비율 규정을 24%에서 30%로 올리면서 판매량 확대에 녹색불이 켜졌다. 그러나 국내 바이오 선박유 시장은 아직도 걸음마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4월 23일 해양수산부가 주최하고 한국해사협력센터와 울산항만공사가 주최한 바이오 선박유 관계기관 간담회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 선박유 관련 기업들은 지속적인 상용화 추진 혹은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 경쟁에 뛰어들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정책 지원과 기업 간 협업의 필요성이 다시 한 번 강조됐다. 바이오 선박유의 최근 동향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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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선박유란?

바이오 선박유는 식물성 혹은 동물성 부산물(기름)이나 폐유 등을 원료를 사용한다. 종류도 다양한데 선박용으로는 크게 UCOME(Used Cooking Oil Methyl Ester), FAME(Fatty Acid Methyl Ester), HVO(Hydrogenated Vegetable Oil)로 나뉜다.

바이오 선박유는 기존 연료를 100% 대체하거나 혼합하는 방식으로 현존 디젤엔진 선박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최대 강점이다. 또한 B30이나 B100 등은 바이오 선박유를 구분하는 용어로, 숫자는 기존 연료와 바이오선박유의 혼합비율을 말한다. 즉, B100은 100% 바이오 선박유를 사용한 연료를 말한다.

이와 함께 바이오 선박유는 현재 충분히 기술 검증을 거쳐 상용화에 성공한 연료로 인정받고 있다. 다른 연료보다 효율(연비)이 우수한 편이며 안정적인 공급망도 갖췄다. 가격은 다른 대체 연료보다 저렴하지만 기존 연료보다는 높은 편이며, 온도관리나 기관부식 등의 문제로 운용이 까다로운 연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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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바이오 선박유 시장 동향

2024년 한국해사협력센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바이오 선박유의 공급 인프라 규모는 유럽이 48.2%, 아시아태평양 29.6%, 라틴아메리카 11.1%, 북미 4%, 중동 3.7% 순이다.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은 유럽 최대 바이오 선박유 공급 허브로 손꼽히는데, 지난해 BP 등 10여 개 글로벌 에너지기업들이 바이오 선박유를 공급하고 있다. 또한 앤트워프항과 바르셀로나항도 바이오 선박유 시장에서 점유율 향상을 위해 투자를 지속하며 로테르담항을 추격하고 있다.

아시아는 싱가포르항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싱가포르항은 정부의 전폭적 지지에 따라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단행했으며, 현재 BP와 엑손모빌 등 무려 20여 개의 글로벌 에너지기업들을 공급사로 둔 거대한 바이오 선박유 허브 항만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싱가포르항만청(MPA)은 IMO의 발표에 앞서 지난 3월 7일부터 바이오 선박유 운송 시 비율을 B25에서 B30으로 상향하는 등 유럽보다 먼저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IEA에 따르면 2023년 선박 운항에 사용된 바이오 연료는 전체의 약 0.3%인 0.7Mtoe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DNV는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바이오 선박유는 FAME와 HVO이며, 네덜란드 로테르담항과 싱가포르항이 2023년 전체 바이오 선박유 판매량의 약 절반 수준을 소화한 것으로 추정했다. 아울러 2024년 3분기 기준 로테르담항과 싱가포르항의 바이오 선박유 혼합 연료 판매량은 130만 톤 이상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2021년 약 30만 톤 대비 4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본격적인 바이오 선박유 운항을 개시한 선사들은 화주기업을 상대로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를 강조한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바이오연료솔루션(MSC), 쉽그린(Ship Green, 하팍로이드), CMA CGM 플러스(CMA CGM)가 대표적이다. 이를 활용하면 화주기업들은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분만큼을 배출권 거래 등에서 이득을 얻을 수 있어 앞으로도 관련 시장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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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바이오 선박유 시장 동향(출처 : 현대퓨얼스 홍을경 매니저 발표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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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바이오 선박유 시장 동향

우리나라는 바이오 선박유 상용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시장에서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경우 조선과 해운산업의 기반이 우수하고, 정유사들의 생산 품질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관련 인프라 부족과 기업들의 투자 여력의 한계 등으로 상용화 속도가 느리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석유관리원에 따르면 2023년부터 올해 6월까지 시행되는 바이오 선박유 실증을 통해 B30 고유황유와 저유황유가 각각 3만 2,810톤, 4만 7,675톤이 공급됐으며, 바이오 중유의 해상실증도 조만간 진행될 예정이다. 2023년 9월 시작된 바이오 선박유 외항선박 시범운항도 아직까지 본격적인 상용화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국내 정유사들은 기술력을 앞세워 바이오 선박유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GS칼텍스는 포스코, HMM 등에 바이오 선박유를 공급한 바 있으며, 싱가포르항을 통해 머스크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HD현대오일뱅크도 지난해 말 양밍해운에 황 함유 비율이 0.5% 이하인 초저유황 중유를 수출하는데 성공했으며, 일본과 싱가포르 등지의 선사에도 공급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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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이후 바이오 선박유 벙커링 작업이 시행된 항만(녹색)과 바이오 선박유 업체가 공급하고 있는 항만(파란색)을 표시한 지도(2024년 12월 기준, 출처 : DNV)

(출처: 물류신문)

바이오 선박유의 미래

전문가들은 바이오 선박유가 향후 10년 이상 친환경 선박 연료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급망의 경우 유럽지역은 로테르담항과 앤트워프항, 바르셀로나항 BIG 3의 시장 주도권 다툼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아시아태평양은 싱가포르항의 자리를 두고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과 중동국가들의 도전이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액체화물의 강점을 살려 울산항만공사가 친환경 벙커링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원료 수급을 위한 국내외 공급망 여건 확보, △고가의 바이오 선박유를 기피하는 선사들의 활용 장려를 위한 인센티브 등 정책 지원, △안정적인 벙커링을 위한 인프라 투자 등은 과제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