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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컬럼 물류신문 K-소비재 수출 10년 새 4.2배…
물류 경쟁력도 달라진다

등록일2026-10-23

출처 : 물류신문, 이경성 기자 2026. 10. 16

“수출 90% 이끈 중소·중견기업…물류 문턱 낮춰야”

K-푸드(라면, 조미김, 간식류), K-뷰티(기초화장품, 기타화장품), K-바이오(면역물품, 완제의약품)까지 K-소비재를 대표하는 7개 품목의 수출액의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수출액이 10년 전인 2016년보다 4.2배나 급증하면서 수출시장의 지형이 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4일 대한항공회의소(회장 최태원)이 발표한 ‘K-소비재 수출 10년 동향 분석’에 따르면 7개 품목의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수출액은 155억 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2016년 같은 기간의 수출액은 37억 4,000만 달러였는데, 이는 우리나라 전체 수출 증가배수인 2.2배보다 성장 속도가 두 배 가까이 빠른 것이다.

K 소비재 대표 7개 품목 수출액

(출처: 물류신문)

수출 증가가 특정 국가에만 집중된 것도 아니다. 미국 수출은 2억 3,000만 달러에서 27억 4,000만 달러로 11.9배, 유럽은 4억 9,000만 달러에서 53억 6,000만 달러로 11배 늘었다. 아세안은 3.4배, 일본은 3배 성장했다.

반면 중국과 홍콩은 1.2배에 그쳐 지난 10년간 수출의 무게중심이 미국과 유럽 쪽으로 이동한 것을 알 수 있다. 중국과 홍콩에 집중됐던 화장품 수출은 미국과 유럽으로 분산됐고, 식품은 미국이 주요 시장으로 부상했다. 바이오는 유럽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

이처럼 K-소비재 수출 대상국이 다양해지면서 국가별 통관과 표시 기준, 현지 재고, 주문처리, 품질관리 등 물류 운영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수출 물류의 구조도 달라지고 있다. 중국과 홍콩에 집중됐던 화장품 수출은 미국과 유럽으로 분산됐고, 식품은 미국이 핵심 시장으로 부상했다. 바이오는 유럽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 목적지가 넓어진 만큼 물류 경쟁력의 기준도 단순한 국제운송에서 국가별 통관과 라벨링, 현지 재고, 풀필먼트, 품질관리까지 확장되고 있다.

K소비재 수출의 무기중심이 미국과 유럽으로 이동했다.

(출처: 물류신문)

수출시장 다변화는 물동량 증가 이상의 의미를 보여주고 있다. 중국과 일본 등 비교적 가까운 시장에 집중할 때는 짧은 운송거리와 빈번한 출고가 중심이었다면, 미국과 유럽 비중이 커질수록 장거리 운송과 현지 재고 운영, 주문 대응 속도, 반품 처리의 중요성이 함께 높아진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동일한 제품이라도 국가마다 다른 인증과 표시 기준을 맞춰야 하며, 통관 지연이 현지 판매 일정과 재고 회전율에 미치는 영향도 커진다.

시장 구조 변화가 가장 뚜렷한 품목은 K-뷰티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2016년 1월부터 8월까지 화장품 수출의 74.2%가 중국과 홍콩으로 향했지만 이후 미국 수출은 15.3배, 유럽 수출은 43.9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중국과 홍콩, 미국, 유럽의 비중이 각각 20% 안팎으로 비슷해졌다.

수출시장 집중도를 나타내는 HHI도 2021년 0.327에서 올해 0.075로 낮아졌다. 다섯 해 전 특정 시장 의존도가 가장 높았던 K-뷰티가 K-푸드와 바이오보다 수출선이 더 분산된 품목으로 바뀐 것으로 풀이된다.

수출시장 집중도가 낮아졌다는 사실이 반드시 물류 운영의 복잡성이 커졌음을 입증한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판매시장이 여러 지역으로 분산되면 시장별 수요와 주문 패턴에 맞춰 재고를 배분하고, 국가별 통관·표시 요건에 대응해야 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에 따라 다품종 재고관리와 현지 주문처리 역량이 수출기업의 물류 전략에서 중요한 요소로 부상할 수 있다.

품목마다 다른 성장 경로 물류 해법도 달라야

이 같은 수출시장 다변화는 물류 운영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특정 국가에 물량을 집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여러 시장의 판매 흐름에 맞춰 재고를 배분하고, 국가별 주문과 통관 요건 혹은 시장의 변수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해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제품 종류가 많고 유행 주기가 빠르며 온라인 주문 비중이 많은 K-뷰티는 시장이 넓어질수록 현지 풀필먼트 거점, 소량 다빈도 출고, 판매채널별 재고 연동, 반품과 재판매 처리 능력이 수출 확대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다.

K-푸드도 수출국 구성 자체보다 중심 시장이 달라졌다. 대한상의 자료에 따르면 라면, 조미김, 간식류 기준으로 미국은 2020년 이후 중국을 제치고 최대 수출국에 올랐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미국 비중은 조미김 40.4%, 간식류 28.1%, 라면 17.6%였다. 조미김과 간식류에서는 미국이 1위, 라면에서는 중국에 이어 2위로 나타났다.

K-바이오는 유럽으로 무게가 실렸다. 바이오시밀러 공급 증가에 따라 유럽 비중은 2016년 32.3%에서 올해 57.1%로 높아졌다. 유럽 안에서는 여러 국가로 수출이 나뉘어 국가 단위 집중도는 0.079로 낮았다. 완제의약품도 상위 3대 시장 비중이 50.4%에서 33.5%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 물류는 운송 중 온도와 품질 기록, 포장 검증, 인계 과정의 추적성, 국가별 인허가 요건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 유럽 비중이 커지고 배송 국가가 늘어나면 단일 노선의 안정성뿐 아니라 유럽 허브에서 각국으로 이어지는 후속 운송의 품질까지 관리 범위에 들어온다. 수출 확대가 전문 콜드체인과 검증 가능한 데이터 운영 수요로 이어지는 이유다.

세 품목군은 같은 K-소비재로 묶이지만 물류의 병목은 서로 다르다. 푸드는 판매 가능한 시간과 유통 안정성, 뷰티는 다품종 재고 배분과 빠른 주문처리, 바이오는 온도와 품질 데이터가 핵심이다. 따라서 수출 지원도 단순한 운송비 보조보다 품목과 시장의 운영 조건을 반영한 물류 체계로 연결될 필요가 있다.

k푸드 k뷰티 k바이오 비교 표

(출처: 물류신문)

중소기업 뒷받침할 K-물류 대응책 필요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수출액에서 중소 중견기업이 차지한 비중은 K-푸드 93.1퍼센트, K-뷰티 91.3퍼센트였다. K-바이오는 대규모 생산시설 투자와 해외 인허가가 필요한 산업 특성상 대기업 비중이 72.8퍼센트로 높았다. 품목군에 따라 수출을 이끄는 기업 규모가 뚜렷하게 갈린다.

K-뷰티에서는 중소 중견기업의 확장이 두드러졌다. 중소 중견기업의 1월부터 8월까지 화장품 수출액은 2016년 13억8000만 달러에서 올해 61억8000만 달러로 4.5배 증가했다. 이 가운데 중견기업 수출액은 20.8배 늘었고 수출 비중도 3.5퍼센트에서 19.1퍼센트로 높아졌다. 기초화장품을 수출한 중소기업 수도 2016년 2808개사에서 2025년 6019개사로 늘었다.

수출기업 수가 늘었다는 것은 물류 수요가 대형 화주 중심에서 다수의 중소 화주로 넓어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들 기업은 국가별 판매량이 아직 일정하지 않아 전용 창고나 독자적인 해외 물류망을 구축하기 어렵다. 여러 브랜드가 공간과 운송을 공유하고, 통관과 재고관리 서비스를 필요에 따라 선택하는 구조가 갖춰질수록 초기 시장 진입의 부담을 낮출 수 있다.

물류기업, 운송에서 시장 안착 지원해야

대한상의는 K-소비재 수출이 지난 10년간 미국·유럽 등으로 판로를 넓혀 성장해온 만큼, 앞으로도 신규 시장 개척과 기존 시장 관리를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과정에서 인증·라벨링, 유통망, 통상환경 등 국가·지역별 여건을 반영한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성장 잠재력이 있는 중소기업이 진입 초기부터 이탈하지 않도록 판로·물류 등 지원을 강화하고, 시장에 자리 잡은 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도 지원이 이어질 수 있는 성장 사다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 대목은 물류기업의 사업 영역에도 변화를 요구한다. 수출기업이 필요로 하는 것은 항만이나 공항까지의 이동만이 아니다. 어느 국가에 어느 정도의 재고를 둘지, 어떤 판매채널의 주문을 어느 거점에서 처리할지, 통관 서류와 라벨 정보를 어떻게 연결할지, 반품된 상품을 어떻게 회수하고 재판매할지까지 하나의 운영 흐름으로 이어져야 한다.

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 정재욱 교수는 “품목마다 성장 경로는 다르지만 공통분모는 가격이 아닌 비가격 경쟁력”이라며 “수출은 대개 소수 대기업이 주도하기 마련인데 이들 품목은 다수의 중소·중견기업이 이끌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K-소비재가 아시아를 넘어 미주와 유럽에서 10년간 자리를 넓혀온 것은 한국 제품의 품질과 브랜드가 까다로운 시장의 검증을 통과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수출 확대 넘어 시장별 물류 대응이 과제로

K-소비재의 지난 10년은 수출액이 늘어난 시기인 동시에 목적지와 참여기업이 함께 늘어난 시기였다. 앞으로의 물류 과제는 늘어난 물량을 처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미국과 유럽으로 길어진 운송거리, 여러 국가로 나뉜 재고, 품목별로 다른 규제와 품질조건, 다수 중소 화주의 작은 물량을 하나의 운영체계 안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연결할 필요가 있다.

K-푸드와 K-뷰티의 수출을 중소 중견기업이 이끌고 있다는 사실은 물류 서비스의 문턱을 낮추는 일이 수출 저변을 넓히는 정책과 맞닿아 있음을 보여준다. 공동물류와 현지 풀필먼트, 디지털 재고관리, 통관과 반품의 통합 운영이 갖춰진다면 물류는 수출 뒤에서 비용을 처리하는 기능이 아니라 K-소비재가 새로운 시장에 안착하도록 돕는 성장 기반이 될 수 있다.

대한상의 이시욱 경제연구총괄은 “K-소비재는 수출시장과 참여기업 모두 저변을 넓히며 성장해왔다”라며 “품목별 성장 방식이 서로 다른 만큼 지역과 기업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전략을 통해 수천 개 중소·중견기업이 구축한 수출 기반을 지속적인 성장 동력으로 이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세계 최대 소비시장의 하나인 중국에 대한 K-푸드, K-뷰티 등 주요 K-소비재 수출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어 보다 구체적인 원인 파악과 수출 활성화 방안 모색이 병행되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