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전문가 컬럼 데이터로 보는 글로벌 운송시장 전망

등록일DEC 13, 2022

데이터로 보는 글로벌 운송시장 전망

COVID-19 영향으로 역사상 유례없는 상승을 기록했던 글로벌 해운 운임의 하락세가 최근 심상치 않다. 글로벌 컨테이너 운임 대표 지수인 SCFI(Shanghai Shipping Exchange Index)는 2022년 1월 첫째 주 5,109pt(포인트)로 SCFI 발표 후 최고점을 기록했으나 2022년 11월 넷째 주 75.95%가 하락한 1,299pt를 기록했다(Comprehensive 기준). 항공 화물 운임의 하락도 예외는 아니다. 항공 화물운임의 대표 지수인 Baltic Air Freight Indices (TAC)는 2021년 12월 둘째 주 1kg에 12.72 USD (홍콩-북미 기준)로 TAC 발표 이후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2022년 11월 48.98% 하락한 약 6.49 USD을 기록하였다. 이렇듯 급변하고 있는 글로벌 운송시장이기에 다양한 데이터를 통해 향후 전망을 예상해보고자 한다.
[발틱항공운임지수(BAI)] 발틱항공운임지수(BAI) (출처 : Baltic Exchange)
[SCFI와 TAC Index] SCFI와 TAC Index (출처 : Shanghai Shipping Exchange, Baltic Exchange)
글로벌 공급망 회복 신호 그러나... COVID-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발생한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 과연 완화되고 있을까? 글로벌 공급망 압력 지수 (Global Supply Chain Pressure Index)와 미국 공급망 지수 (US Supply Chain Index) 데이터를 인용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Global Supply Chain Pressure Index] Global Supply Chain Pressure Index (출처 : FEDERAL RESERVE BANK of NEW YORK)
글로벌 공급망 압력 지수(GSCPI)는 미국 뉴욕 FED(the Federal Reserve, 연방 수사관)가 발표하며, 글로벌 운임지수와 제조지수를 고려하여 만들어진다. 글로벌 공급망 압력 지수는 0pt를 기준으로 하며, 2021년 12월 4.3pt를 기록한 이후 서서히 하락했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지난 4월 3.42pt까지 상승했다. 이후 계속 하락하여 올해 10월 기준 1pt를 기록하고 있다. 여전히 팬데믹 이전보다는 조금 높은 수준이지만 글로벌 공급망 압력 지수의 하락은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이 완화되고 있는 신호라고 볼 수 있다.
[RSM US Supply Chain Index] RSM US Supply Chain Index (출처 : RSM US calculations)
경제 자문기업인 RSM에서 발표하는 미국 공급망 지수(US Supply Chain Index)는 글로벌 운임지수, 제조, 판매, 노동 요인을 고려하여 만들어진다. 이 지수는 0pt를 기준으로 하며, 올해 11월 기준 0.49pt로, COVID-19 이전으로 완전히 회복했다.
컨테이너를 실은 선박 사진 (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두 데이터를 통해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야기된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이 일부 완화되고 있다고 할 수 있으나, 아직 완전한 회복으로 보기는 시기상조이다.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인한 일시적인 수요둔화도 공급망 회복에 대한 하나의 원인이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의 철도노조 파업, 중국의 COVID-19 재확산, 중국 화물자동차 운전기사 파업 등의 물류대란 위험요소도 남아있다. 컨테이너 해상운송과 항공운송 전망 COVID-19 기간에 유례없는 실적을 기록한 글로벌 선사는 컨테이너 선박을 경쟁적으로 발주했다. 2021년의 컨테이너 신조선박 계약량은 약 434만 TEU로 2020년 103만 TEU 대비 약 322% 증가했다. 과거 컨테이너 신조 선박 계약량은 2017년 81만 TEU, 2018년 128만 TEU, 2019년 79만 TEU로, 2021년 계약량을 보면 지난 4년에 비해 높은 수치로 대량 발주 된 것을 알 수 있다.
[컨테이너 신조선박 계약량] 컨테이너 신조선박 계약량 (출처 : Shipping Intelligence Network)
문제는 발주된 컨테이너 선박들의 인도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컨테이너 선박이 발주 된 후 인도되기까지는 약 2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2021년이 전년에 비해 높은 신조선박 계약량을 보였기 때문에, 이로부터 2년 후인 2023년에 발주된 컨테이너 선박이 대량 인도된다면 해운 업계에 공급 과잉 현상이 초래될 수도 있다. 또한,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하락한 물동량을 고려한다면 내년 컨테이너 해운시장의 전망은 밝지 못하다고 할 수 있다.

컨테이너 해운 운임의 하락은 항공 화물 운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COVID-19가 한참인 시기에 해상운임이 폭등하면서, 화주들은 항공운송을 대안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고비용을 내며 오랜 기간이 걸리는 해상운송에 비해 항공은 조금의 비용을 더 추가하면 수일 내 배송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항공운임 또한 해상운임과 마찬가지로 급격하게 상승했는데, SCFI의 하락은 화주들이 굳이 항공운송을 대안으로 선택할 필요가 없어진 것을 뜻한다. 따라서 항공운송이 필요한 급송 화물의 수요는 계속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며, 국제선 여객 수요가 회복됨에 따라 밸리카고(Belly Cargo) 공급 또한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Global Air Passengers (RPK Billion)] Global Air Passengers (RPK Billion) (출처 : IATA, Air Passenger Market Analysis)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올해 9월의 RPK(Revenue Passenger-Kilometers, 비행거리 km당 유상승객 수)는 작년 9월 대비 약 57% 증가했으며, 이는 2019년의 약 74%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지난 3개월 동안 안정적으로 회복하고 있다.

항공여객의 수요가 회복하고 있다는 것은 곧 밸리카고(Belly Cargo) 물량의 공급이 안정적으로 회복하고 있음을 뜻한다. SCFI의 하락,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 부진으로 인한 항공 물동량 둔화, 국제선 여객 수요 회복에 따른 벨리 공급의 확대로 항공운임의 미래 전망 또한 밝지 못하다.
상승하는 선 그래프 이미지 (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정리하자면, 해상과 항공운송 모두 수요와 공급측면에서 부정적으로 전망할 수밖에 없다. 컨테이너 해상운송은 COVID-19 기간에 발주된 컨테이너 선박의 대량 인도, 항공운송은 국제선 여객 수요 회복에 따른 벨리 공급의 확대가 그 이유다. 따라서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등의 경제 위기가 극적으로 회복되지 않는다면 내년도 글로벌 운송 시장에 대한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

운임 하락 시 선사와 달리 화주는 보다 더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타사 대비 낮은 수준의 운임 체결을 위해 노력한다. 화주 주도의 시장이었던 과거의 사례를 보면 화주의 운임 인하 노력은 선사의 일방적인 희생하에 대부분 성공하였다. 그러나 상황은 달라졌다. 해운업계의 재편으로 인해 플레이어의 수가 급감하고 대형 선사의 시장 지배력이 커졌다. 지금의 현실을 고려하면 과거와 같이 선사가 대형 화주라고 해서 일방적으로 채산성을 밑도는 선까지 운임 인하에 응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따라서 선사와 화주의 상호 이익을 존중하는 선에서 장기계약을 기반으로 적절한 타협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해운운임 및 항공운임 예측, 화물 운송 가시성 확보 등의 물류 시장을 정확하게 예측 및 파악하는 능력이 중요해질 것이다.

▶ 해당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는 저작물로 기고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 해당 콘텐츠는 사전 동의 없이 2차 가공 및 영리적인 이용을 금하고 있습니다.

전준우 교수전준우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