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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컬럼 물류신문 김갑주의 SCM 인문학 - PI 활동이 SCM 프로세스에 미치는 영향

등록일FEB 22, 2024

출처 : 물류신문, 김갑주 기자2024.02.15

‘김갑주의 SCM 인문학 - PI 활동이 SCM 프로세스에 미치는 영향 (출처 : 물류신문)
‘PI에 대해 생각해 보시죠’ 저는 ‘SCM은 프로세스를 통해 현실에 보인다’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이런 생각은 ‘SCM 수준을 좌우하는 것은 프로세스’라는 문장과도 일맥상통합니다. 따라서 SCM 수준을 높이려면 프로세스의 수준, 즉 프로세스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PI(Process Innovation) 활동입니다. PI 활동에 대해 간략하게 이야기하면 현재 프로세스를 분석하여 TO-BE 프로세스로 설계 및 변경하고 TO–BE 프로세스의 산포를 줄이는데 도움이 되는 정보 시스템을 구축, TO–BE 프로세스와 정보 시스템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조직을 개편 또는 구축하는 한편 전체 최적화 관점에서 KPI, 평가체계와 인력 양성에 대해 지속해서 검토하고 실행하는 것 등입니다.

PI 활동을 위해 현재 프로세스를 분석하고 TO–BE 프로세스로 설계 및 변경하는 것은 아주 번거로운 과정입니다. 우선 구성원들을 이해시키고 공감대를 형성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기존부터 근무해온 구성원들은 본인들이 하는 일들에 대해서 ‘왜 이렇게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별다른 느낌을 갖지 못하고 기존에 배운 대로, 해 오던 대로 일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즉, 매너리즘에 갇혀 쳇바퀴 돌듯이 일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PI를 진행하는 방법은 크게, 기업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방법과 외부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는 것이 있습니다. 기업에서 자체적으로 PI를 진행한다면 대부분 잘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할 일반적인 상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CEO가 생각한 바가 있어 CEO 주관 회의 시 CEO의 방향을 개략적으로 이야기하고 추진을 이야기하였습니다. 그리고 COO에게 누가 PM을 할 것인지를 정하고 전사 각 분야에서 담당자들을 선발하여 추진 TFT를 구축하자고 하였습니다. 회의 종료 후 COO 주관으로 TFT 관련 회의 결과, 회사에 오랫동안 근무해 온 부장 이상의 직급 인원을 핑퐁(떠넘기기) 현상 또는 인기투표 방식을 통해 PM으로 선정하였으며 TFT에서 일해야 하는 인원은 각 부서에서 알아서 선발해 주기로 하였습니다. 얼마 후, COO 주관 회의를 통해 선정된 PM은 각 부서에서 선발해 준 인원들을 소집하여 회의를 진행하였습니다. 이 회의에서 PM은 얼마의 주기로 정례화 된 TFT 미팅을 할 것인지, 향후 미팅 시마다 어떤 인원부터 결과물을 발표할 것인지 등의 내용으로 회의를 진행하고(행사 사회자 수준), 분야별(부서별) 담당자에게 다음과 같이 요청합니다. “분야별로 알아서 현재 프로세스를 분석하고 TO–BE 방향을 검토해 오세요”라고 말입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PI 관련 이야기를 들었거나 책을 조금이라도 읽어 본 사람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PM은 이 정도 수준에서 회의를 진행하고 분야별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실적 관리에 들어갑니다. 분야별 TFT 인원들은 본인들이 소속된 분야의 경영진이나 팀장이 참여하라고 해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비전을 가지고 왜 해야 하고 뭘 어떻게 하라고 하는 것인지도 잘 모릅니다. 그렇다고 해서 현재 부서에서 매일 해야하는 일들에 부담이 줄어든 것도 아닙니다. 본인들의 MBO는 TFT 업무와 상관없으며 ‘팀장이나 경영진도 위에서 하라고 해서 이야기하는 것’일 뿐, 별 관심이 없는 눈치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작된 PI TFT, 그리고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는 PI TFT는 100% 실패합니다.

일정 수준에서 PI 효과를 보려면 우선, 충분한 교육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해야 합니다. 그리고 PM은 해당 기업에 오랜 기간 근무했던 인원 보다는 해당 기업을 잘 모르는 인원 중에서 정말 PI에 적합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인원을 선정해야 하며 PM은 단순 사회자 역할이 아니라 모든 분야의 결과물에 대해 Facilitator 역할은 물론, 필요시에는 각 담당자 입장에서 같이 기안하고 검토하는 역할도 해야 합니다. 그리고 TFT 분야별 담당자는 조직에서 최고로 우수한 인원이 선발되어야 합니다. 또한 TFT에서 부여받은 일은 담당자 별 MBO에 상당 부분 반영되어야 합니다. 각 담당자들은 기계가 아닌 사람입니다. 여러분에게 남들보다 더 일하라고 하고 그것도 MBO에 반영되지 않는 일을 더 하라고 하면 어떠한 생각이 들겠습니까? 각 담당자들이 TFT 일을 할 수 있도록 여건과 평가 체계를 제대로 만들어 놓고 일을 하라고 해야 합니다. 그리고 각 담당자가 소속되어 있는 팀의 팀장이나 경영진이 담당자가 TFT에서 하는 일에 관해 관심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상급자가 관심 없는 일을 하급자 스스로 주관을 가지고 한다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부분들부터 제대로 되어야만 그나마 올바른 방향과 속도로 ‘현재 프로세스를 분석하고, TO–BE 프로세스로 설계 및 변경할 수 있는 준비가 되었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기업 자체적으로 PI를 하겠다고 하면, 우선 이러한 ‘인문학적 관점’에서 접근을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대기업을 제외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중견, 중소기업에서 PI를 자체적으로 실시하기는 대단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중견, 중소기업을 보면 밖에서 보는 이미지와 내부적으로 운영되는 프로세스 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기도 합니다. 그동안 경험으로 볼 때, 이러한 인문학적 관점이 간과된 상태에서 시작한 PI TFT는 대부분 용두사미였으며 이 과정에서 PM과 각 담당자 사이에 책임 떠넘기기 현상은 항상 발생했습니다. 몇 번 이렇게 반복하다 보면 내부에 내성만 강해져 기존에 근무하고 있는 인원을 통해 새롭게 추진력을 얻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였습니다.

다음은 외부 컨설턴트에게서 도움을 받는 경우입니다. 컨설턴트에게 도움을 받는다고 하지만 우선 컨설팅을 받는 기업이 컨설턴트에게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능력 있는 컨설턴트라고 해도 본인이 직접 밑바닥부터 해보지 않은 분야의 경우, 컨설턴트가 우선 해당 업종을 제대로 이해해야만 그 다음에 본인이 가지고 있는 노하우와 일정 수준 이상으로 표준화된 Tool에 접목시켜 PI를 이끌어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컨설턴트 의지와는 상관없이 추가 변수로 작용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기업 구성원들의 수준입니다. 예를 들어, 컨설턴트 입장에서 A 수준의 자료를 요구했는데, 컨설팅을 진행하는 기업으로부터 A 수준의 자료를 기대할 수 없는 경우에는 제아무리 유능한 컨설턴트라도 방법이 없습니다. 방법은 컨설턴트가 하나하나 시간을 가지고 제대로 파악하는 것뿐입니다. 따라서 컨설턴트가 단기간에 방향을 설정할 수 있도록 기업이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우수한 인력을 많이 참여시켜야 합니다. 하지만 인력난을 겪지 않는 기업을 제외하고는 이를 실행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여기서 인력난을 겪지 않는 기업의 경우란 비단 ‘구성원의 수’에만 해당하지는 않습니다. ‘구성원의 능력, 수준, DNA’ 등이 해당됩니다. 여러분이 장기를 두는데, 앞뒤, 좌우 1칸씩만 움직일 수 있는 졸을 5개 보유하고 있는 것보다 차, 포, 마, 상, 졸 5개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이길 확률이 높은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따라서 외부 컨설턴트를 활용하는 것도 우수한 인력의 참여가 필요한 점을 고려했을 때 기업 입장에서는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많은 기업의 경우, 정보 시스템 도입 이슈를 통해 정보 시스템 구축 협력사에서 제시하는 단기간 PI에 의존하는 경우가 잦습니다. 하지만, Vision, Mega, Major, 프로세스, Sub 프로세스, Task, Activity 등으로 세세하게 구분되지 않고 정보 시스템 구축에 중점을 둔 제한적 범위의 단기간 PI는 구축된 정보시스템까지 애물단지 또는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정보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진행하는 PI에도 AS–IS 프로세스와 TO–BE 프로세스가 포함되며 TO–BE 프로세스 중에는 정보 시스템에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정립된 것들도 있습니다. 단언컨대, 어떤 기업이든 AS-IS 프로세스와 TO–BE 프로세스 사이에는 분명히 차이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기업의 Vision, 규모, 취급 품목, 물동량, 고객, 외부 환경 등은 실시간으로 변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어떤 기업의 AS– IS 프로세스와 TO–BE 프로세스에 있어 차이가 없다면 TO–BE 프로세스를 제대로 검토 및 수립하지 못한 경우이거나 기업이 자체적으로 수립된 Vision을 추구하기 위해 올바른 방향과 속도로 PI를 지속해서 실천한 결과로, AS–IS 프로세스와 TO–BE 프로세스 간의 차이가 줄어든 상태일 것입니다. 특히, 단기적 정보 시스템 구축 과정에서 진행한 PI에서 AS–IS 프로세스와 TO–BE 프로세스 간에 차이가 없는 경우는 대부분 TO– BE 설계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경우입니다. 이러한 경우, 정보 시스템은 AS–IS를 좀 더 효율적으로 하는 수준 정도에서 구축됩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AS–IS에 제대로 구축된 일과 프로세스만 있는 것이 아니기에 잘못된 일과 프로세스까지도 정보 시스템을 활용하여 효율적으로 진행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AS–IS 프로세스와 TO–BE 프로세스 간에 차이가 큰 경우 구축된 정보 시스템이 조기 운영 안정화를 거쳐 정상화로 진행되기보다는 수년 이상 운영 안정화만 반복될 가능성이 큽니다. 왜냐하면 AS–IS 프로세스와 TO–BE 프로세스의 차이를 극복하는 과정은 고객, 내부 구성원, 비용, R&R 등에 영향을 받아야 하거나 반대로 영향을 주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AS–IS 프로세스와 TO–BE 프로세스를 보면 ‘당연히 TO–BE 프로세스로 가야 한다’라고 만장일치로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책상에 앉아서 문서만 보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탁상공론 상태에서 의견 일치가 되었을 뿐, 실제로는 간과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실제 해 보지 않은 TO– BE 프로세스로 가는 길에는 예상되는 다양한 이슈와 예상할 수 없는 다양한 이슈들이 발생합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지식, 기술, 경험, 노하우 등을 조직 내에 축적해야 하며 이러한 축적의 과정은 구성원들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에서 발생한 조직문화의 영향도 받기에 TO–BE 실현은 쉽지 않습니다.

‘험난한 정의의 길’이라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상하지 않은가요? 누구나 당연히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정의의 길로 가는데 왜 험난하다고 할까요? 그리고 선진 기업들의 우수한 시스템이 오랜 기간 공개 및 공유되었는데 왜 후발주자들은 그것을 따라잡기 어려운 것일까요? 일반적으로 선진 기업에서 출시한 제품은 기술자의 영입, 모방과 일시적 패러다임의 전환 등을 통해 일정 수준으로 어떻게든 따라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보다 디테일하고, 보다 혁신적인 제품과 사업을 만들 수 있는 조직 내 생각하는 방식과 업무하는 방식, 즉, 선진 기업에 축적된 구성원들의 철학, 프로세스, 시스템을 단기간에 따라잡거나 내 것으로 만들기는 쉽지 않습니다.

단순히 보는 것, 듣는 것, 생각하는 것과 실제로 행동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AS–IS 프로세스에서 TO–BE 프로세스로 변화하는 것은 간단하지 않으며 상당 부분 또는 근본적으로 기업의 체질을 개선해야만 가능합니다. 우리가 우리 몸의 체질을 개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생각해 보면 이해가 빠를 것입니다. 여러분이 현재 비만인 상태여서 병원에서 20㎏ 정도의 살을 빼라고 권고 받았습니다. 20㎏의 살을 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식단도 조절해야 하고, 규칙적인 운동도 해야 하며 술과 야식을 줄이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즉,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을 단기간 동안 바꾸었다고 살이 빠지나요? 인고의 노력을 지속한 끝에 살이 빠지게 되며 그 인고의 노력 기간에 여러분의 시간과 노력과 비용 또한 투입되어야만 가능합니다. 그래서 정보 시스템을 TO–BE 방향으로 구축했음에도 불구하고 단기간에 TO–BE 방향으로 활용은 어려우며 심지어 현실은 AS–IS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일정 부분은 정보 시스템으로 하고 일정 부분은 수작업을 병행하는 등 정보 시스템을 구축하기 전과 후가 별 차이가 없는 경우도 자주 발생하게 됩니다. 이러한 경우, 잦은 혼란이 발생되기에 안정화를 위한 회의는 증가하고 최악의 상황에는 구축된 정보 시스템을 버리고 “새로 구축해야 한다”라는 여론이 형성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수준과 상태에서는 어떤 시스템을 도입하더라도 결과는 유사합니다.

이와 같이 PI와 관련하여 아무런 준비도, 경험도 없이, 단기간에 외부 컨설턴트를 통해 무언가 얻기를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욕심입니다. 그래서 기업에서는 사전에 혁신을 선도하는 조직 구축을 통해 일정 수준의 워밍업을 진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분도 잘 알겠지만, 특히 한겨울에 워밍업을 하지 않은 상태로 장비를 갑자기 가동하면 장비의 고장은 잦고 수명은 오래가지 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