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전문가 컬럼 물류신문 정성희의 유라시아 물류이야기 - 노후 컨테이너, 유라시아를 다닌다

등록일2024-07-26

출처 : 물류신문, 정성희2024.07.17

정성희의 유라시아 물류이야기 - 노후 컨테이너, 유라시아를 다닌다 (출처 : 물류신문)
컨테이너 운용은 유라시아 지역에서 복합운송을 할 때 포워딩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다른 지역의 경우에는 글로벌 선사들이 자사가 운영하는 선박을 사용해 컨테이너들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지만, 유라시아 내륙 지역은 선박이 아니라 철로나 트럭으로 운송되기 때문에 선사들도 컨테이너 운용에 애를 먹는다. 따라서 유라시아는 선사들의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이다.

러시아로는 FESCO, TransContainer, Transit 등 러시아 선사와 철송사 위주로, 중앙아시아로는 MSC, CMA CGM, Maersk, 몽골로는 COSCO, 동영해운 등이 진행하고 있는데 전체적으로는 유니코로지스틱스, 우진글로벌로지스틱스, LX판토스, 서중물류, 태웅로직스 등 유라시아 전문 포워더들이 유라시아 지역으로의 복합운송을 진행하고 있다.

HMM은 2000년대 초반 핀란드, 모스크바, 알마티, 타슈켄트 등에 해상과 철송을 겸한 복합운송서비스를 10여년 정도 진행한 적이 있으나 현재는 중단되었다. 그만큼 유라시아 지역은 글로벌 선사들의 시장 진입이 쉽지 않다. 유라시아와 컨테이너 유라시아에서 철로를 따라가다 보면 화차 위에 놓인 해상운송용 컨테이너 20FT, 40FT, 40HC 등을 자주 볼 수 있다(편집자 주 : FT는 feet의 약자이며 20FT는 폭 2.35m 높이 2.38m 길이 5.86이다. 40FT는 20FT보다 길이가 2배다. HC는 High Cubic의 약자로 높이가 2.7m라는 차이가 있다).

20FT, 20HC, 45FT, 오픈탑(Open Top), 플랫랙(Flat Rack), 탱크(Tank) 컨테이너, 리퍼(Reefer) 컨테이너, 그 외 다른 특수한 용도의 해상운송용 컨테이너들은 철로에서 보기가 쉽지 않다. 특수 화물의 경우 중국 청도항이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항 부두까지 특수 컨테이너로 화물을 운송한 후 양하한 항구에서 화물을 트럭이나 특수화차에 실어 최종 도착지까지 운송하기 때문이다. 유라시아 지역에서는 특수 화물들을 위한 별도의 철도 화차가 있으므로 굳이 해상용 컨테이너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시베리아, 몽골, 중앙아시아 등지는 아무래도 유라시아 내륙 깊숙한 곳이라 이러한 특수한 용도의 컨테이너를 적재할 수 있는 화물도 거의 없다. 소유주에 따른 컨테이너의 구분 COC(Carrier Own Container)는 운송사인 선사의 컨테이너다. 즉, 선사가 직접 구매하거나 임차한 컨테이너다. 대부분의 선사는 자사 로고가 인쇄된 컨테이너를 제작해 사용하기도 하지만, 글로벌 컨테이너 임대 전문회사인 Trition, Textainer, Florens, Seaco, Beacon, CAI 등으로부터 2년에서 7년 정도 장기 임대하고 반납하는 경우도 있다. 선사들은 통상 COC를 약 7~15년 정도 사용한 뒤 자사 컨테이너는 노후 컨테이너로 매각하고, 임대한 컨테이너는 반납한다.

SOC(Shipper Own Container)는 화주인 포워더 소유의 컨테이너다. 제조업체 수출자가 직접 SOC를 보유하는 경우도 있지만 주로 포워더들이 보유한다. 자사 로고를 넣은 컨테이너를 대량 제작해 5~10년 간 장기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10년 이상 된 노후 컨테이너를 구매해 1~2회 단기 사용한 후 매각하는 경우도 있다. 노후 컨테이너는 Disposal Container, 짧게 말해 DP라고 한다.

글로벌 해상운송에 있어 포워더들은 선사의 컨테이너, COC를 사용하지만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몽골 등 유라시아 역내 지역으로 컨테이너를 보내려는 선사들은 한정적이고 비용도 비싸다. 때문에 포워더들은 SOC를 구매해 선박과 철로를 사용한다.

우리나라와 중국, 동남아시아와 유라시아 내륙 간에는 주로 20FT와 40HC 가 사용되는데, 유라시아로 들어갈 때에는 부피 화물이. 유라시아에서 나올 때에는 중량 화물이 주로 실린다. 유라시아 컨테이너 반출입 동향 부두에서 발차하는 시점에 철송장에 화물 내역을 기재할 때 컨테이너에 대한 내역도 적는다. 통상적으로 “컨테이너 소유주는 A회사이고, 화물이 역에 도착한 후 B일 이내로 C야드로 되돌려줘야 한다. 그리고 담당자는 D이다”라는 식으로 적게 된다. 그러면 수입자가 컨테이너를 되돌려 주기도 하는데, 일부 수입자들은 컨테이너들을 되돌려 주지 않거나 정해진 기한을 넘어서 되돌려 주거나, 분실하는 경우도 많다. 화물이 도착한 후 컨테이너를 반출해주는 주체가 물류회사가 아니라 철도역이기 때문에 컨테이너 관리가 소홀해지기 쉽다.

유라시아 지역에는 선사 컨테이너, 철송사 컨테이너, 포워더의 자사 컨테이너, 포워더의 1회용 노후 컨테이너가 복합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자사 컨테이너는 대부분 양질의 컨테이너라서 반드시 우리나라나 중국, 동남아시아 항구로 되돌려줘야 하는 반면에 노후 컨테이너는 목적지에 도착하면 현지에서 매각하거나 다시 재사용한다.

유라시아로 반입되는 컨테이너가 만약 100대라고 하면, 반출되는 컨테이너가 약 30대 정도라서 In-Out bound의 편차가 심하다. 그렇다 보니, 유라시아 내륙에서 다시 중국이나 아시아 항구로 되돌리는 화물을 잡기 위해 선사와 포워더 간 화물 유치 경쟁이 아주 심한 편이고, 화물 운송료도 저렴하다.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에서는 운송용 컨테이너가 들어오면 각 나라별로 약 90일 이내에 다시 반출해야 한다. 만약 기한 내에 반출하지 않는다면 세관에 신고를 해서 반출 연장 허가를 받거나 수입 신고를 해서 관-부가세를 내고 공컨테이너를 사용해야 한다.

세관에서는 정기적으로 컨테이너 운용 상황을 철도청과 함께 체크하는데, 혹시나 공컨테이너가 들어와서 수입 통관을 하지 않고 사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노후 컨테이너는 그 지역의 시장이나 거리 가판대로 사용하거나 창고로 사용하기도 한다. 아니면 컨테이너를 분해해서 고물로 판매되곤 한다. 컨테이너 반입 규정을 위반한 포워더에게는 적지 않은 패널티를 부과할 수 있으므로, 되도록 정해진 기간 내에 다시 나가는 것을 염두에 두고 운용해야 한다. 노후 컨테이너 가격 동향 부산과 인천에서의 노후 컨테이너 가격은 2024년 1월 대비 6월 현재 20FT는 약 500달러, 40FT는 약 200달러, 40HC는 약 1,000달러 정도 올랐다. 그리고 러시아 내륙에서의 노후 컨테이너 가격은 부산, 인천, 상하이의 25~45% 수준에 그쳤지만 인천, 상하이는 물론 중국에서의 컨테이너 가격이 오르면서 알마티, 타슈켄트, 모스크바, 몽골 등지에서도 노후 컨테이너 가격이 25% 정도 상승했다.

노후 컨테이너 가격 상승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2024년에 들어서면서 해상운송 운임이 증가하면서 선사들이 선박과 컨테이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따라서 선사들이나 대형 컨테이너 임대사들이 노후 컨테이너를 매각하지 않고 있다.
둘째, 2024년 신조 컨테이너 가격 자체가 약 25% 이상 올랐다.
셋째,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많이 강화됨에 따라 러시아 선사나 러시아 철송사가 보유한 컨테이너를 사용하는 것에 제약이 많아졌다.
넷째, 러시아에 대한 여러 제재로 인해 중앙아시아, 몽골 등으로 물동량이 우회하면서 노후 컨테이너 사용 수요가 더 증가했다.
다섯째, 예멘 사태와 수에즈 운하 기피 등으로 유럽향 운임이 올라갔기 때문에 중국발 러시아, 유럽향 철송이 활발해지면서 노후 컨테이너 수요가 증가했다.

러시아 선사와 러시아 철송사가 보유한 양호한 컨테이너들은 우리나라 수출자들과 포워더들이 부산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어 중국 화주들이 주로 활용하고 있다. 그래서 부산과 인천에서의 컨테이너 가격이 보다 증가한 측면이 있다. 2024년 들어서 해상운송 운임이 급증했는데, 비용이 하락하는 시점이 오면 컨테이너 가격도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컨테이너의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은 유라시아 지역의 운송료를 높이게 된다. 또한 노후 컨테이너를 사용하게 되면 수출자의 컨테이너 상태에 대한 불만과 적재 시 클레임이 많고, 운송 도중에 유손(濡損, Wet Damage, 빗물이나 침수, 습기 등으로 화물이 손상되는 피해)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져 보험사고가 증가할 수 있다.

유라시아에서 컨테이너를 보냈다가 다시 되돌려 받는데 대략적으로 약 170일이 걸린다. 그렇게 되면 1년에 2회 정도밖에 사용할 수 없다. 이에 유라시아 지역의 복합운송에서는 컨테이너의 신속하고 정확한 운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