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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컬럼 물류신문 현장기획/중화권 물류의 꽃, 홍콩을 가다 ②

등록일2025-02-13

출처 : 물류신문, 이경성 기자2025. 01. 27

전 세계 해운항만의 흐름을 읽다, 『2024 홍콩해사주간』
홍콩 국기 (출처 : 물류신문)
물류신문은 홍콩특별행정구 정부(HKSAR), 홍콩무역발전국(HKTDC), 홍콩투자청(InvestHK)의 협조를 받아 지난해 11월 17일부터 22일까지 홍콩을 방문해 물류산업 전반을 취재했다. 홍콩 현장기획의 두 번째 순서로 아시아 최대 해운 컨퍼런스로 손꼽히는 ‘2024 홍콩해사주간(Hong Kong Maritime Week 2024)’을 조명한다.
[2024 홍콩해사주간(Hong Kong Maritime Week 2024) CI] 2024 홍콩해사주간 CI (출처 : 물류신문)
홍콩해사주간, 전 세계가 주목하다 홍콩항은 중국의 일부라는 지리적 입지와 거대한 생산공장을 등에 업고 1979년부터 2018년까지 세계 5대 컨테이너 항만으로 군림해왔다(드류리 집계 기준). 그러나 상하이항 등 중국 항만들의 무서운 성장세에 밀려나기 시작했고, 지난해 알파라이너가 집계한 항만 순위에서는 11위를 기록하며 10위권 밑으로 내려오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중국 항만들의 강세가 지속되면서 홍콩항과 현지 해운항만업계의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홍콩 현지의 분위기는 어떨까?

2024 홍콩해사주간(Hong Kong Maritime Week 2024)에 참석한 기자는 세계 해운항만업계에서 홍콩의 위상이 건재하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홍콩항을 비롯해 홍콩의 해운, 항만, 물류는 물론 홍콩 사회 전반에 걸쳐 진행되는 방대한 행사 규모도 놀랍지만, 이 분야의 세계적인 인사들이 해사주간을 위해 직접 홍콩을 방문했다는 사실이 더욱 놀라웠다.
현장에서 만난 이들은 홍콩이 중국 연안, 내륙과 연계가 우수하고 인도네시아 등 최근 성장세가 두드러진 국가들과 인접한 지리적 이점을 가지고 있으며 세계 최고 수준의 항공화물 네트워크까지 아우를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여전히 우수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의 세계적인 금융시장도 해운항만 관련 비즈니스를 지속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았다.
2024 홍콩해사주간 개막식 현장의 모습 △ 2024 홍콩해사주간 개막식 현장의 모습. 이날 개막식은 세계항상대회 개막식과 같이 열렸다. 개막식은 홍콩과 중국은 물론 전 세계 각지에서 참석한 정부, 기업, 학계 관계자와 언론사 관계자 등 1,000여명이 모인 대규모 행사로 치러졌다. 국내에서도 한국해운협회를 비롯해 주요 단체와 업계, 학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출처 : 물류신문)
홍콩해운항만청이 주관하고 홍콩선주협회와 홍콩해양박물관이 주최를, 홍콩무역발전국과 홍콩투자청이 파트너로 참여한 2024 홍콩해사주간은 ‘녹색 미래로의 항해(Navigating to a Greener Future)’라는 주제를 내세웠다. 이는 지속가능한 해운을 통해 해운강국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글로벌 해운 요충지로서의 지위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방한다. 이는 개막식에서 발표된 개회사에서도 잘 드러난다. 또한 행사 기간 동안 80개 이상의 국내외 정부 기관, 기구, 단체와 기업 등에서 약 1만 4,500명이 참여했다.
[에릭 찬 궉기(Chan Kwokki) 홍콩 정부 수석 비서관] 에릭 찬 궉기(Chan Kwokki) 홍콩 정부 수석 비서관 (출처 : 물류신문)
에릭 찬 궉기(Chan Kwokki) 홍콩 정부 수석 비서관은 “지속가능성을 위해 홍콩을 녹색해운의 중심지로 전환하는 것이 정책의 우선순위이자 핵심”이라며 “홍콩 정부는 항만을 통한 친환경 연료 보급 계획을 마련하고 필수 인프라 개발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람 사이헝(Lam Sai-hung) 홍콩 전 교통물류부 장관(홍콩해사주간 이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은 “정부는 글로벌 해운의 ‘수퍼 커넥터(Super-Connector)’로서 홍콩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을 우선하고 있으며, 홍콩해사주간의 목적 중 하나이기도 하다. 특히 이번 행사의 프로그램은 홍콩과 국제사회와의 관계를 더욱 긴밀하게 만들었고, 국제해운회의소는 홍콩에서 처음으로 글로벌 해운무역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전 세계 정부 인사들이 홍콩에 모여 글로벌 해운의 현안에 대한 지혜를 공유했다”라고 강조했다.
2024 세계항상대회 개막식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 △ 2024 세계항상대회 개막식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개막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출처 : 물류신문)
2024 세계항상대회, “산업 경계 초월한 해운 협력 필요” ‘2024 세계항상대회(世界航商大, World Maritime Merchants Forum 2024)’와 ‘홍콩 글로벌 해운무역 정상회담(Hong Kong Global Maritime Trade Summit)’은 홍콩해사주간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중요한 행사로 손꼽힌다. 두 행사는 홍콩과 중국의 주요 인사들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해운항만 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며 다양한 분야에 걸쳐 주제 발표와 토론을 이어갔다.

2021년 처음 열린 세계항상대회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해운항만의 변화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시작됐으며 지금은 국제적인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순환을 탐색하다(Navigating the Cycles)’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대회에서는 일대일로, 인재, 교육, 친환경, 해상보험, 해사법, 해사기술, 항만 및 물류, 선박금융, 선박관리까지 주제를 확장했으며 기조연설과 패널토론이 펼쳐졌다.

아르세니오 도밍게스(Arsenio Dominguez) 국제해사기구 사무총장은 영상을 통해 “글로벌 해운산업은 시간이 갈수록 푸른 미래로 나아가고 있다. IMO의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모든 당사자 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다. 특히 개발도상국의 탄소 배출 감소를 위한 노력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며 “IMO는 청정 에너지 개발, 디지털 기술 적용, 사이버 보안, 선원의 정신건강, 안전규정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해운업계의 이해관계자들은 다양성과 포용성을 갖춘 새로운 기술 개발에 나서고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중국초상국그룹 및 중국초상은행의 마오젠민(Miao Jianmin) 회장] 중국초상국그룹 및 중국초상은행의 마오젠민(Miao Jianmin) 회장 (출처 : 물류신문)
‘대양을 건너 꿈을 잇다, 함께 항해하며 글로벌 해운의 밝은 미래로’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선 중국초상국그룹 및 중국초상은행의 마오젠민(Miao Jianmin) 회장은 “우리의 생존과 발전을 뒷받침했던 바다는 이제 기회와 도전, 희망으로 가득한 심오한 변화를 겪고 있다. 해운해양산업의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긴밀한 협력을 통해 위기의 시기에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고, 글로벌 해양산업의 변화 속에서 새로운 장을 열어가야 한다. 특히 디지털 전환과 친환경을 구체화하고 산업의 경계를 초월한 혁신적인 협력을 모색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히토시 나가사와(Hitoshi Nagasawa) NYK 회장] 히토시 나가사와(Hitoshi Nagasawa) NYK 회장 (출처 : 물류신문)
히토시 나가사와(Hitoshi Nagasawa) NYK 회장은 “현재 NYK는 탈탄소화를 위해 LNG 연료 선박 8척과 암모니아 연료 선박 1척의 건조를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암모니아는 친환경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NYK는 다양한 이들과 협력을 통해 암모니아 연구를 발전시켜 해운의 탈탄소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미 에릭센(Remi Eriksen) DNV 회장은 “현재 해운분야의 탈탄소화를 위한 노력은 2030년 목표 달성과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충족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탈탄소화를 위한 속도는 느려지지 않을 것이다. 특히 해운에 활용될 AI는 효율을 높이고, 산업의 전환을 관리하고, 혁신을 가속화하는 데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앞으로 AI 기술 개발을 통해 탈탄소화를 촉진할 수 있도록 세계 각국이 지원에 나서야 한다”라고 말했다.

버드 다르(Bud Darr) MSC 해사부문 부사장은 “선원은 글로벌 무역시장의 존속을 위해 애쓰는 영웅이다. 선사들은 선원의 권리를 보호하고 산업의 건강한 발전을 보장하기 위해 그들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해운산업은 다른 산업의 탈탄소화를 도울 수 있으며, 공급망에 속한 수많은 기업들과 협력을 통해 탈탄소화를 주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에마누엘레 그리말디(Emanuele Grimaldi) 국제해운회의소 회장이 개회사 △ 국제해운회의소(ICS)가 주최한 ‘홍콩 글로벌 해운무역 정상회담’에서 에마누엘레 그리말디(Emanuele Grimaldi) 국제해운회의소 회장이 개회사를 전하고 있다. (출처 : 물류신문)
ICS 정상회담, 28개국 300여 고위 관계자 참여 국제해운회의소(ICS)가 주최한 ‘홍콩 글로벌 해운무역 정상회담’은 글로벌 해운시장의 주요 이슈에 대한 의견 공유와 대응 방안을 모색에 목적을 두고 있다. 특히 OECD와 비OECD 국가의 해운업계 임원, 각국 정부 고위 관계자, 학계와 언론계 관계자들이 참석함으로써 보다 실효성 있는 대안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이를 바탕으로 실제 정책 개발이나 협력 사업 추진을 위한 대화의 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국제해운회의소와 홍콩특별행정구 교통물류국, 홍콩선주협회, 홍콩해양항만위원회의 협력으로 치러진 이번 정상회담은 ‘파괴 시대의 위험 및 탄력성(Risk & Resilience in an Age of Disruption)’을 주제로 삼았으며, 지정학적 또는 정치적 긴장과 보호무역주의의 확산, 환경문제 등의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에마누엘레 그리말디(Emanuele Grimaldi) 국제해운회의소 회장은 개회사에서 “세계가 코로나19 팬데믹에서 회복됐지만 글로벌 해운시장은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불안정해지고 있는 지정학적 환경 등으로 인해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라며 “우리는 해운, 항만, 해양산업의 성공이 국가의 성공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따라서 혼란과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시대에서도 위험을 감소시키고 원활한 무역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더 큰 이해를 도모해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 모두가 번영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앙가드 방가(Angad Banga) 홍콩선주협회 회장 △ 앙가드 방가(Angad Banga) 홍콩선주협회 회장이 홍콩의 해운항만시장의 현황과 미래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출처 : 물류신문)
앙가드 방가(Angad Banga) 홍콩선주협회 회장은 주제 발표에서 “홍콩은 해상무역을 기반으로 하는 도시이며, 중국의 제14차 5개년 계획과 광둥-홍콩-마카오 지역 개발 개요 계획에 따라 국제해운의 중심지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는데 필요한 정책 지원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는 홍콩해운산업의 발전을 도모할 최적의 시기이는 홍콩해운산업의 발전을 도모할 최적의 시기라고 생각하며, 스마트 항만 건설과 친환경 기술에 대한 연구가 추진될 계획”이라며 “글로벌 해운업계도 우수한 해운서비스 품질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기술 개발, 그리고 표준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나아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이번 정상회담에는 가비 본햄(Gaby Bornheim) 피터돌레 전무이사, 버드 다르(Bud Darr) MSC 해사부문 부사장, 안드레아스 노르드셋(Andreas Nordseth) CSG(Consultative Shipping Group) 회장, 조안나 힐(Johanna Hill) 세계무역기구 부국장, 카이저 셰이크(H.E. Qaiser Ahmed Shaikh) 파키스탄 해양부 장관, 캐롤라인 양(Caroline Yang) 싱가포르 해운협회 회장, 모하메드 오스만(Mohamed Safwan Othman) 말레이시아 선주협회 회장, 웰링턴 쿠(Wellington Koo) 홍콩해운항만청장 등 12개국의 정부 고위 관계자,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와 국제해사기구 등 국제기구 관계자, 주요 기업 대표와 임원 등 28개국에서 약 300명이 참석했다. 또한 물류신문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취재진들이 현장에서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홍콩 글로벌 해운무역 정상회담에 참석한 세계 각국의 주요 인사들 △ 홍콩 글로벌 해운무역 정상회담에 참석한 세계 각국의 주요 인사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출처 : 물류신문)
홍콩 글로벌 해운무역 정상회담에 참석한 세계 각국의 주요 인사들 △ 홍콩 글로벌 해운무역 정상회담에 참석한 세계 각국의 주요 인사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출처 : 물류신문)
미니 인터뷰 물류신문은 홍콩무역발전국의 협조 아래 세계 주요 언론사와 함께 홍콩2024해사주간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의 주요 발언을 간략하게 정리했다.
람 사이헝 홍콩 전 교통물류부 장관,. 마리나 하지마놀리스 키프로스 해운부 차관, 닉 쇼 국제 P&I 그룹(IG) 회장 △ (왼쪽부터)람 사이헝(Lam Sai-hung) 홍콩 전 교통물류부 장관,. 마리나 하지마놀리스(Marina Hadjimanolis) 키프로스 해운부 차관, 닉 쇼(Nick Shaw) 국제 P&I 그룹(IG) 회장 (출처 : 물류신문)
△람 사이헝 전 홍콩 정부 교통물류부 장관
“홍콩해사주간은 홍콩의 해운, 항만산업과 홍콩항의 발전은 물론 우수한 인재 양성 등 다양한 방면에서 발전을 도모하는 자리다. 이번 행사에서 홍콩 정부는 홍콩이 고품질의 녹색해양의 중심지로 발전하길 희망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 특히 이를 위해 홍콩 정부는 오늘(2024년 11월 18일) 친환경(그린) 에너지 벙커링을 위한 정책을 수립, 발표했다. 정책에는 5건의 전략과 10건의 추진 계획이 포함됐다. 이 중에는 그린 에너지 벙커링 추진, 벙커링 인프라 확충을 위한 정부 지원, 항만의 탄소 배출량 감소 정책과 인센티브 부여, 중국 본토와 해외 각국과의 협력 강화, 친환경 벙커링을 위한 교육 등 다양한 내용을 담았다. 이를 바탕으로 홍콩은 글로벌 항만에서 친환경 에너지 공급의 중요한 요충지로 발돋움해 나갈 것이다.”

△마리나 하지마놀리스 키프로스 해운부 차관
“키프로스는 유럽의 주요 해운 허브로서 홍콩과 고유한 특성을 공유하고 있으며, 협력을 강화해 서로 유익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홍콩은 해운산업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가치를 고민하고 있으며, 세계 각국의 선사들과 협력해왔다. 이는 홍콩의 고유한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키프로스는 홍콩과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유지해왔으며, 글로벌 해운서비스의 품질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키프로스와 홍콩은 해운의 불확실성에 대응할 수 있는 해운 허브라는 이점과 세계 최고 수준의 선박관리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도 양측은 위험을 빠르게 판단하고 더 강해질 수 있도록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닉 쇼 국제 P&I 그룹(IG) 회장
“홍콩은 미래 해운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이점을 많이 가지고 있는 곳이다. 홍콩은 스스로 상황에 적응하고 문제를 해결해왔다. 특히 홍콩 정부는 기업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해운산업, 항만산업의 발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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