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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컬럼 물류신문 전쟁 이후, 유라시아 횡단철도를 통한 유럽 운송의 변화

등록일2025-02-27

출처 : 물류신문, 정성희2025. 02. 18

전쟁 이후, 유라시아 횡단철도를 통한 유럽 운송의 변화 (출처 : 물류신문)
정성희의 유라시아 물류이야기 48 유럽 운송은 수에즈 운하나 아프리카 남단을 통해 해상으로 가지만, 운송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서 유라시아 횡단철도를 사용하곤 한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항구를 통한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Trans-Siberian Railway), 대련 항구를 통한 만주종단철도(TMR, Trans-Manchurian Railway), 천진 항구를 통한 몽골종단철도(TMGR, Trans-Mongolian Railway), 청도나 연운강 항구를 통한 중국횡단철도(TCR, Trans-China Railway)라는 4개의 철도 노선을 통하여 운송되었다. 그러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발생한 이후에는 양상이 많이 변했다.

이번 호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 이후 유라시아 횡단철도를 통한 유럽의 철도운송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살펴본다. 러시아 경유 철도운송 현황 러시아에 대한 제재와 러시아 노선에 대한 기피, 러시아 경유 시 보험 부보 제한 등으로 인해 일단 유라시아 횡단철도를 이용하는 물량 자체는 전쟁 이전보다 줄었다. 블라디보스토크를 통한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몽골종단철도를 통한 유럽향 물량은 모두 사라졌다. 만주종단철도 물량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지만 만주 지역에 있는 중국발 화물 위주라서, 실제로 우리나라나 삼국발 물량은 모두 사라졌다. 만주종단철도를 통해서 소량의 컨테이너 물량을 보내면 중국과 러시아 국경에서 상당히 오랜 기간 대기해야 하므로, 이 운송 루트를 사용할 때에는 다소 주의해야 한다.

중국횡단철도(TCR)는 지금도 전쟁과 상관없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TCR도 러시아를 경유해야 하지만, 그래도 다른 노선의 철도보다는 러시아 경유 구간이 가장 짧아서 타격이 적은 것으로 풀이된다.

수에즈 운하를 통한 선박 운항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으면서 새로운 신규 루트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중국~카자흐스탄~카스피해~아제르바이잔~조지아(흑해)~터키(유럽연합) 노선이 활발해졌다. 이를 카스피해 횡단노선 또는 카스피해 횡단국제운송회랑이라고 한다. 영어로는 TITR(Trans-Caspian international Transport Route)이라고 하며, 동유럽과 남유럽향의 화물운송에 활용될 수 있다. 중간에 있는 카스피해를 선박으로 건너야 하므로 시간과 비용이 더 많이 들기 때문에 확장성에는 한계가 있다. 철도운영 현황과 국경역의 역할 중국횡단철도 운영 상황은 이렇다. 우리나라 부산과 인천, 일본의 요코하마, 동남아시아 항구에서 온 화물들은 청도항에서 양하해 중국 내륙의 서안과 중경, 정주 등 내륙의 철도역으로 이동하고, 중국 횡단철도를 통해 카자흐스탄의 국경역에 도착한다. 예전에 적은 바와 같이 카자흐스탄의 국경역은 크게 2개로 나뉘는데, 북부의 도스틱(Dostyk)역과 남부의 알틴콜(Altynkol)역이다. 북부의 도스틱역에는 Keden Trans Service, Atasu, Dostyk Trans까지 3개의 터미널이 운영되며, 남부의 알틴콜역에는 Keden Trans Service, Euro Transit, KTZ Express 터미널이 운영된다.

여러 개의 터미널에서는 표준궤에서 러시아궤로의 환적과 보세통관 또는 카자흐스탄 화물인 경우 수입 통관이 진행된다. 그리고 각 터미널은 도스틱과 알틴콜 국경역으로 화물을 보내고, 이 국경역에서는 러시아-벨라루스, 유럽, 중앙아시아 지역의 각 역으로 나누어 익스프레스 열차를 구성하고 발차를 시키게 된다.

도착지에 따라서 러시아의 경우 모스크바, 벨라루스의 경우 민스크, 폴란드의 경우 말라세비치(Małaszewicze) 국경역이나 내륙의 우치(우쯔, Lodz, Łódź)역, 독일의 경우에는 함부르크항구의 역(Hamburg Port Railway)이나 내륙의 뒤스부르크(Duisburg)역, 우즈베키스탄의 타슈켄트(Toshkent), 카자흐스탄의 알마티(Almaty}, 아스타나(Astana)로 향하는 열차들을 발차시킨다.

카자흐스탄 국경역에서 열차가 출발하면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거쳐서 폴란드의 말라세비치 국경역에 도착한다. 말라세비치역에는 Agrostop Sp. z o.o. Terminal, CL Europort, PKP CL Terminal Kontenerowy, Adampol Terminal까지 총 4개의 터미널이 운영되고 있다. 터미널에서는 러시아궤에서 표준궤로 환적이 이루어지며, 보세나 수입 통관이 진행된다. 말라세비치역에서는 다시 유럽연합의 각국 주요 도시로 보내기 위해 익스프레스 열차를 구성하기도 하며, 바로 컨테이너를 트럭에 적재해 운송하기도 한다.

운송기간은 부산과 인천, 상해에서 폴란드까지 대략 30~35일 이내를 유지하는데, 러시아와 벨라루스, 중앙아시아 화물에 비해 2025년 1월 기준으로 30일 이상 빠른 편이다. 중국의 역과 항구, 그리고 카자흐스탄의 국경역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것인데 이는 중국과 카자흐스탄, 러시아, 벨라루스 철도청이 협력해 중국~유럽 구간의 운송화물에 대한 열차의 발차와 환적, 통관을 최우선으로 처리하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운송 제한 조치 2024년 10월 15일 러시아 철도청은 운송 제한 조치 시행을 알렸다. 러시아를 경유하는 횡단 철도를 사용할 때 유럽향 화물 중 무기로 전용할 수 있는 물품에 대한 운송을 제한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따라서 일부 품목들이 러시아 모스크바 서부의 스몰렌스크(Смоленск, Smolensk)역에서 화물 검사를 위해 장기간 대기하거나 중국으로 되돌아오는 사례가 최근에 발생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를 경유해 유럽연합으로 향하는 화물에 대해서는 출하 이전에 철도운송이 가능한 HS코드인지를 포워더로부터 점검받을 필요가 있다. 최근의 러시아의 검수로 인해 TCR 철도 물동량이 다소 감소함에 따라 2025년 1월 1일부터는 중국에서 유럽향 화물에 대해 이례적으로 철송료를 인하해주기까지도 했다.

TCR 철도의 운송 소요시간은 30일 이내를 유지하고 있다. 부산과 인천, 상해에서 폴란드 국경까지 30일 이내에 도착하므로, 대부분의 유럽연합 지역을 40일 이내에 주파할 수 있는 셈이다. 해상 선박으로 하게 되면 55일 이상이 소요되므로, 지역에 따라 적지 않은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러시아의 전쟁 속에서도 폴란드와 벨라루스 간 국경지역은 철도운송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국경은 철도운송이 그리 활발하지는 않지만 도로운송이 활발해졌다. 루마니아의 콘스탄차(Constanța), 불가리아의 부르가스(Burgas), 폴란드 그단스크(Gdańsk), 크로아티아, 독일 항구들을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하고 있다. 이는 흑해 해상을 사용하는데 일부 제약이 있고, 우크라이나 철도운송 능력과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국경 역에서의 수용력 부족으로 인해 우크라이나에서는 유럽과의 도로운송 수요가 많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벨라루스는 원래 발트해 3국의 클라이페다(Klaipėda), 리가(Rīga) 항구를 주로 사용해 왔는데, 전쟁 이후에는 유럽과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TCR을 통한 내륙 철도 운송이 활발해졌다. 러시아 물류 동향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이후 서방의 제재가 강화되면서 유럽과의 직접적인 교역이 감소하고 터키와 중동, 중앙아시아를 통한 무역과 물류 수요가 증가했다. 이로 인해 중국과의 직접 교역이 늘어나면서 중국횡단철도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래도 우크라이나 지역으로의 방산 물자를 운송하는데 화차, 기관차, 기관사를 최우선 배치함에 따라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지역 곳곳에서 정체를 빚거나 대기하는 경우가 많이 늘어났다.

러시아향과 러시아발 물동량이 많이 줄었음에도 여전히 극동의 블라디보스토크(Vladivostok)나 보스토치니(Vostochny) 항구에서는 컨테이너의 대기 일수가 늘어나면서 운송 일수가 길어졌다. 이는 컨테이너 화차가 원활하게 러시아 전역에서 운영되지 않고 모스크바의 일부 대형 역들의 혼잡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는 러시아 철도청에서 방산, 석탄, 석유, 목재, 비료 등의 전략 화물들을 일반 컨테이너 화물보다 우선적으로 처리하고 운송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예멘 사태가 조금씩 수그러져 들어가면서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선박들이 늘어날 추세다. 이에 아프리카로 우회했던 선박들이 다시 정상적으로 수에즈 운하를 통해서 지중해와 유럽으로 향하게 되면 다시 해상 운임이 내려가면서 유라시아 철도운송 물량이 감소할 개연성이 있다. 러-우 전쟁 최대 수혜국은 중국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인해 유라시아 물류에서의 가장 큰 수혜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유럽연합이 아니라 중국이 차지하게 되었다. 중국의 항공사들은 러시아와 유럽연합 상공을 모두 오가면서, 유라시아 상공에서 가장 적은 시간과 연료비로 중국과 유럽 구간을 운항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중국 철도운송기업들은 중국~카자흐스탄~러시아~벨라루스~유럽연합의 철도 노선을 사용하면서 유라시아 철도운송 루트를 주도적이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으로 가는 항공기나 선박이나 철도나 우리나라에게는 모두 불편해졌다. 사용할 수 있는 루트는 줄어들고, 시간은 늘어나고 비용은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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