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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컬럼 물류신문 제13회 부산국제항만컨퍼런스의 모든 것 Part.2

등록일2025-10-23

출처 : 물류신문, 이경성 기자2025. 10. 16

글로벌 전문가들이 말하는 시장 동향과 과제, 대응 방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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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푸치마리타임의 라스 얀센(Lars Jensen) 대표

(출처: 물류신문)

“미국의 무역분쟁, 오히려 미국 성장 저하시켜”

베스푸치마리타임의 라스 얀센(Lars Jensen) 대표는 최근 컨테이너 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미국의 무역전쟁으로 인한 예측 불가능의 심화’를 꼽았다. 그는 무역전쟁 이후 동남아시아 등 다른 지역은 오히려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미국은 그렇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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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미국의 무역전쟁 기간 동안 북미지역의 수입 교역량 증가 추이를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보면 북미지역만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왼쪽). 오른쪽 도표의 수출 교역량 증가 수치 역시 북미지역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다(사진제공=베스푸치마리타임)

(출처: 물류신문)

“트럼프 정부가 모든 국가에 25%의 관세를 매겼다면 처음에는 어려웠겠지만 곧 시장이 적응하면서 불확실성이 약화됐을 것이다. 그러나 매번 말이 바뀌면서 화주들은 지속가능성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세울 수 없게 됐다. 이후 중국 관세를 높이겠다는 발표에 미국 화주들이 조기 선적에 나섰고, 해운의 호황을 가져왔다. 그러나 유예기간이 길어지면서 미국 화주들은 필요한 만큼만 가져오면서 기다리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이는 운임의 하락세를 가져왔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수출입 물동량의 성장세를 저하시키고 있다. 올해 4월부터 7월까지 데이터를 살펴보면 다른 지역은 수출입 물동량이 점진적으로 증가했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다.”

10월 14일 발효될 예정인 USTR 항만수수료에 대해서는 “오늘(9월 23일)도 상세한 기준이 나오지 않았다. 3일 전에 나올 수도 있고, 시행이 연기될 수도 있다. 이는 미국 해운과 항만시장에 부담이 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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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너리티카의 탄 후아주(Hua Joo Tan) 대표

(출처: 물류신문)

“선박 과잉 심각한데 HMM은 발주량 낮아도 너무 낮아”

라이너리티카의 탄 후아주(Hua Joo Tan) 대표는 홍해 사태는 막바지에 접어들었으며, 희망봉 우회로 인한 운임 인상도 선박 공급량이 증가하면서 효과가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선사들은 코로나와 홍해 사태로 쌓은 부를 선박 발주와 항만에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선박 발주량을 시장에서 모두 소화하기 어려워 심각한 공급과잉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우려된다. 게다가 지금도 선사들이 발주를 늘리려고 하고 있다. 상위 12개 선사들의 발주량을 보면 적게는 20% 수준, 많게는 40% 수준에 달한다. 그러나 HMM만 유일하게 5%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낮아도 너무 낮다. 선박 인도량은 2028년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선박 해체나 폐선량 증가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운임 변동성이 높은 올해도 해체량은 극히 적은 편이다. 앞으로도 선박 해체량이 신조량을 상쇄하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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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 기준 세계 상위 12개 선사의 선박 보유량과 발주량 추이를 나타낸 도표. 네이비색 그래프는 현재 보유량을, 오렌지색 그래프는 발주량을 나타낸다(단위 TEU, 사진제공=라이너리티카)

(출처: 물류신문)

그는 항만투자와 관련해 MSC를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MSC는 허치슨 인수에 집중하고 있다.

“선사가 항만에 투자하면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과거에는 돈이 없어 주저했지만 지금은 여력이 있다. 7~8년 간 머스크는 물류사업에 뛰어들었지만 고객인 포워더들과 관계가 껄끄러워지는 등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반면 MSC는 해운의 우세를 항만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는 탁월한 전략이며, 다른 선사보다 화주와의 협상력에서도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경쟁사들이 무너뜨리기 힘든 철옹성을 구축하게 될 것이다.”

탄 후아주 대표는 해운시장의 재편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상위 12개사 중에 사라지는 곳은 없을 것으로 봤다. HMM을 다른 나라에서 인수할 가능성은 매우 낮고, 중동시황을 보면 ZIM을 선뜻 사겠다는 기업이 나오기 어렵다는 논리였다.


05

△옌스 마이어 IAPH 총재 겸 함부르크항만공사 사장

(출처: 물류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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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만공사 송상근 사장

(출처: 물류신문)

“파트너와 협업하고 기회 포착하면 과감하게 나서야”

이번 BIPC 2025에서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전문가들의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옌스 마이어 IAPH 총재 겸 함부르크항만공사 사장은 항만의 지속가능성을 논하기에 앞서 이해관계자 간 신뢰와 표준 확립을 위한 노력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속가능성은 환경만 지키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한 투자까지 아우르는 것이다. 항만이나 선사 등 누구 하나의 투자나 노력만으로는 실현하기 어렵다. 모든 이들의 협력이 우수한 인프라를 만들고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부산항만공사 송상근 사장은 부산항의 탄소중립 목표 실현과 친환경 연료에 대한 미래 계획을 설명했다.

“2030년까지 부산항 내 친환경 미래 연료 저장설비 등의 인프라 구축을 위한 사업 체계를 준비 중이며, 이를 위해 LA항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또한 항만배후단지에 친환경 재생 에너지가 공급될 수 있도록 관련 사업을 추진할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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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테르담항만공사 대니 레번스와르트(Danny Levenswaard) 부문장

(출처: 물류신문)

“로테르담항은 북해 아래 고갈된 가스전에 탄소를 저장하는 포르토스(Porthos)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2026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지하 인프라와 가스 수송, 항만과 물류의 전문성을 결합한 공공 혁신 프로젝트다. 4개 기업과 협업해 최대 250만 톤의 탄소를 포집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최근 항만 내 물동량 정보 네트워크인 넥스트로직(Nextlogic)을 구축했다. 7월 기준 항만 내 물동량의 95%가 넥스트로직에 연결되어 있으며, 정보 공유를 통해 컨테이너의 체류 시간을 기존보다 20% 가까이 줄였다. 로테르담항이 얻은 교훈은 모든 것이 명확해질 때까지 기다리면 늦는다는 것이다. 파트너를 찾아 협업하고 기회를 포착하면 과감하게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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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판토스 황규영 해운Pricing전략실장

(출처: 물류신문)

한편 LX판토스 황규영 해운Pricing전략실장은 최근 해상운송과 관련한 시장의 변화와 함께 물류기업과 화주기업들의 동향을 소개했다.

“과거 화주들은 재고관리만 잘하면 되고 운임만 낮으면 어떤 선사든 상관없다는 입장이었지만 불확실성이 가중된 지금은 회복성을 중시하고 있다. 즉, 기민함을 담보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는 가시성 확보, 리스크 관리 방안 등으로 실현할 수 있다.”

화주기업들이 친환경 에너지에 따른 비용 부담에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느냐는 질문에 황규영 실장은 투명성과 설득이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당연히 화주기업들은 새로운 에너지 활용에 따른 비용 증가를 싫어한다. 하지만 우리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설득하고 비용 증가를 납득시키고 있다. 시장의 펀더멘털이 바뀌고 있는 상황을 비용 증가 요인을 투명하게 이야기하고 납득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BIPC 2025 특별 간담회에서 주목받은 발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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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물류신문)

BIPC 2025를 주최한 부산항만공사는 부산항만공사 송상근 사장과 IAPH 옌스 마이어 총재, LA항만청 진 세로카 청장, 베스푸치 마리타임 라스 얀센 대표를 초청해 특별 간담회를 가졌다. 이들은 최근 시장의 현안에 대해 자신들의 견해를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현장에 나온 주요 발언 중 가장 눈길을 끌었던 부분을 한 가지씩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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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근 부산항만공사 사장

(출처: 물류신문)

송상근 부산항만공사 사장

Q : 올해 BIPC에서 논의된 성과들, 실제 현장에서 실행 가능한 협력 모델을 발전시키기 위한 구상은 무엇인가?

A : 이번 BIPC의 주제는 ‘지속가능한 항해, 혁신적 도약’이다. 여러 이야기가 나왔지만 글로벌 현안 속에서 항만 물동량 감소 등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항만 간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협력의 핵심은 디지털화(Digitalization)와 탈탄소화(Decarbonization)다.

디지털화와 관련해서는 ‘포트 콜 옵티마이제이션((Port Call Optimization)’을 주목하고 있다. 항만화물 정보 전달의 최적화를 말하는데, 단일 항만의 노력만으로는 실현이 어렵다. 예를 들어 A국가항에서 출항해 부산항을 거쳐 다시 B국가항으로 가는 화물과 선박의 정보는 항만마다 수집하는 내용에 차이가 있고, 전달도 용이하지 않다. 즉, 이러한 정보를 항만들이 공유하고 선사와 항만 간의 정보 교류도 적절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디지털화가 중요하다.

탈탄소화에 대해서는 여러 항만들이 참여하고 있는 녹색해운회랑 참여를 꼽을 수 있다. 앞으로 더 많은 항만들이 참여해 발전시킨다면 항만과 선사가 배출하는 탄소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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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세로카 LA항만청 청장

(출처: 물류신문)

진 세로카 LA항만청 청장

Q : 항만의 최대 과제 중 하나는 탄소중립이며, LA항만청은 가장 앞서 있는 곳으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다른 항만에 조언한다면?

A : LA항과 롱비치항은 20년 간 넷제로를 위한 정책을 시행하면서 디젤 미세먼지는 91%나 절감할 수 있었고,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도 각각 74%, 97%나 줄였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탄소중립의 과정은 매우 힘들며, 업계 모두가 협력해야 실현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LA항과 롱비치항은 함부르크항만청, 부산항만공사 등 다양한 이들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또한 녹색해운회랑(Green Shipping Corridors)을 통해 협력하고 있고 성과도 내고 있다. 이해관계자 간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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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스 마이어 IAPH 총재 겸 함부르크항만공사 사장

(출처: 물류신문)

옌스 마이어 IAPH 총재 겸 함부르크항만공사 사장

Q : IAPH 차원에서 세계 각국의 스마트 항만 전환을 촉진할 방안을 소개해달라.

A : IAPH는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증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예를 들면 IAPH가 운영하는 친환경선박지수(ESI)는 세계 각국의 항만에서도 동일한 시스템을 활용해 선박의 친환경성을 검증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또한 다양한 글로벌 솔루션들을 더해 동적인 선박 관련한 정보를 파악하고 이를 활용한 지수와 정보 공유를 도모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금은 기존 솔루션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IAPH는 탈탄소를 위해 다양한 친환경 연료를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도입해야 하고 서로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함부르크항의 경우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새로운 친환경 연료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선박에 적용할 수 있게 지원하면서 해양 인프라를 확장하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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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 얀센 베스푸치 마리타임 대표

(출처: 물류신문)

라스 얀센 베스푸치 마리타임 대표

Q : HMM의 선대 규모는 바로 위 에버그린의 절반 수준이며, 바로 아래 양밍해운은 HMM와 격차를 줄이며 쫓아오고 있다. HMM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A : HMM이 다른 선사들과 선대 규모에 대한 경쟁을 지속하는 것이 그들의 상황에 맞다고 확신하기 어렵다. 다만 HMM의 경쟁력 강화 방안 중 하나로는 아시아 시장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최근 글로벌 해운에서 아시아 시장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데 경쟁력을 가진 HMM이 아시아 시장에서 사업 다각화를 염두에 두고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