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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컬럼 물류신문 Part3. 글로벌 기업은 AI의 활용법, 국내와 바라보는 시각 달라

등록일2025-11-19

출처 : 물류신문, 신인식 기자 2025. 11. 03

AI를 물류 구조 자체를 재설계하는 도구로 활용

글로벌 선도 기업들의 AI 도입 전략을 살펴보면 국내와는 다른 접근을 보인다. 이들은 AI를 단순한 효율화 기술이 아니라 물류 운영 체계 전체를 재설계하는 전략적 도구이자 운영지능의 핵심 엔진으로 활용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기업으로 아마존, 알리바바(챠이냐오), UPS를 들 수 있다. 이들은 현재 어떻게 AI를 활용하고 어떤 효과를 얻고 있는지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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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물류신문)

아마존(Amazon), 로보틱스와 결합 통한 자율형 풀필먼트 네트워크 구축

아마존의 전략은 기본적으로 로보틱스와 AI의 수직적 통합을 통해 물류센터 운영의 자동화 수준을 극단적으로 높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권민오 로지스올시스템즈 대표는 “2024년 WSJ에 따르면, 아마존은 전 세계 300여 물류 거점에서 100만 대 이상의 로봇을 운영하고 있으며 AI 기반 물류 모델 ‘Deep Fleet’을 통해 로봇 스스로가 이동 경로를 학습·최적화해 배송 속도를 28% 향상시켰다. 이후 2025년 AI 촉각 로봇 ‘벌컨(Vulcan)’의 도입하면서 또 한 단계 진화했다”며 “이 로봇은 상품의 재질과 강도를 구분해 스스로 피킹과 분류를 수행하며 아마존의 모든 로봇이 AWS 기반 AI 플랫폼과 연계되어 작동하는 자율형 풀필먼트 네트워크를 완성했다. 즉, 아마존의 AI는 단순한 자동화 도구가 아니라 물류 생태계를 통제하는 두뇌로 자리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마존은 이러한 AI와 로보틱스의 결합을 통해 생산성 또한 극대화시켰다. 이상덕 한국철도기술연구원 피지컬AI 실장은 “아마존은 2025년 풀필먼트 센터에 AI·로봇(모바일 로봇, 로봇 암, 보관 집품 시스템 등)을 대규모로 도입하여 직원 1인당 하루 평균 물류 처리량을 2015년 175개에서 2025년 3,870개로 약 20배 증가시켰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포장 최적화를 통해 포장재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여가고 있다. 최용덕 니어솔루션 상무는 “아마존은 컴퓨터 비전과 자연어처리(NLP)를 결합한 Package Decision Engine을 통해 상품의 크기, 형태, 파손 위험도를 분석하고 최적의 포장 방식을 자동 결정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포장재 사용량을 36% 절감하고, 누적 200만 톤 이상의 자재를 절약하는 실질적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안전도 주목할 만하다. 산제이 샤르마(Sanjay Sharma) 데클라 CEO는 “아마존의 고도화된 시설은 비자동화 시설에 비해 8.5% 낮은 부상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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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물류신문)

알리바바(차이냐오), 데이터 표준화를 통한 개방형 생태계 구축

알리바바의 물류자회사인 차이냐오는 아마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AI를 활용하고 있다. 차이냐오는 AI와 빅데이터를 결합한 스마트 물류 클라우드 네트워크를 통해 네트워크 전체의 최적화를 달성하고 있다. 송상화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원장은 “알리바바의 경우 수요 예측 및 재고 관리, 배송 경로 최적화에 딥러닝 및 심층강화 학습 기반의 인공지능 시스템을 도입한 결과를 논문으로 최근 다수 발표하고 있다”며 “전체적인 성과 지표 측면에서 우수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으며 특히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가 생긴 경우 인간 관리자의 경우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반면 AI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일관된 의사결정을 내린다는 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차이냐오의 성과 중 가장 큰 성과는 중국내 24시간, 글로벌 72시간 배송망을 완성한 점을 꼽을 수 있다. 산제이 샤르마(Sanjay Sharma) 데클라 CEO는 “차이냐오의 물류 클라우드는 알리바바클라우드 위에서 엔드 투 엔드 추적 및 최적화를 수행하며, 중국내 24시간·글로벌 72시간 배송망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태국의 물류센터에 AGV 100대를 투입해 작업자의 이동거리 90%감소, 분류 정확도 99%를 달성하기도 했다. 차이냐오의 AI 활용에서 주목되는 점은 AI를 단순히 생산성 향상의 도구가 아니라 신뢰와 투명성을 강화하는 플랫폼 기술로 확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권민오 로지스올시스템즈 대표는 “차이냐오는 AI 기반 이미지·텍스트 분석으로 지재권 침해 탐지 및 위조 상품 방지 시스템까지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반적이지 않지만 광군제와 같은 피크 이벤트 기간 동안 2억 개의 화물을 AI기반 스마트 분류로 처리한 기록도 있다. 알리바바 그룹은 이러한 AI 및 자율 기술을 핵심 축으로 글로벌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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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물류신문)

UPS, 운영지능을 통한 비용 절감과 통합관리

UPS는 AI를 통해 ‘경험 기반 운영’에서 ‘데이터 기반 운영지능(Operational Intelligence)’으로 진화했다. 2023년 Supply Chain Dive에 따르면 UPS는 AI·머신러닝을 활용해 수요 변동에 따라 네트워크 용량을 자동 조정하며 미국 내 노동시간을 약 10% 줄였으며 루이빌 항공허브에서 6만여 개의 화물 컨테이너를 AI로 실시간 추적해 2024년 1,350만 달러 절감, 2025년 2,400만 달러 절감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민오 로지스올시스템즈 대표는 “UPS가 최근에는 AI 운임결정(Pricing AI)을 도입해 수요·지역·비용 데이터를 반영한 실시간 요율 조정 시스템으로 수익구조까지 개선하고 있다”며 “UPS의 사례는 AI가 기업의 비용 절감뿐 아니라 의사결정 전반을 지능화하는 도구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또한 INFORMS 학술지에 게재된 ‘UPS Optimizes Delivery Routes’ 논문에 따르면 AI 경로최적화시스템 ORION을 도입한 결과, 연간 주행거리 1억 마일, 연료 1천만 갤런, CO₂ 10만 톤 절감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이태훈 씨스존 연구소장은 “AI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물류 운영체계 전체를 재설계하는 전략적 도구임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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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물류신문)

AI를 바라보는 다른 시선, 글로벌 기업은 ‘재설계’ 한국은 ‘추가’

글로벌 기업들이 발 빠르게 AI를 도입해 그 효용가치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AI 도입의 속도는 빨라지고 있지만 그 효용가치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접근법이 달라 뚜렷한 차이점을 보인다고 지적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AI를 통해 물류 전과정을 혁신하고 있는데 반해 한국은 그동안의 기술을 적용하던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우선 글로벌 기업들은 AI를 물류 구조 자체를 재설계하는 엔진으로 바라보고 ‘AI 시스템을 중심으로 작업 흐름, 인력의 역할, 물류센터의 레이아웃을 전면적으로 재설계하고 있다. 또한 새로운 기술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짧은 주기로 실험하고 신속하게 의사결정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기업들은 독자적인 데이터 플랫폼, AI 모델, 로보틱스 등 풀 스택(Full Stack) AI를 자체 구축, 운영하며 수백 개의 사이트에 표준화된 운영 지침을 적용하고 이를 수직적 통합을 통해 데이터 독점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AI를 도입한 결과에 대해 구체적인 지표를 수치로 공개하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은 기존 프로세스에 AI를 추가하거나 점진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특히, 철저한 계획과 분석으로 인해 도입 속도가 늦고 소프트웨어의 적용이 프로젝트의 끝이라고 생각해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시선이다. 또한 대규모 구축사례를 홍보하지만 구체적인 수치는 일관되게 공개되지 않는다. 이는 정보 공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 일수도 있지만 정확한 측정이 어렵기 때문으로도 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때문에 한국에서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AI를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고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