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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컬럼 물류신문 김갑주의 SCM 인문학⑳

등록일2024-08-29

출처 : 물류신문, 김갑주 기자2024.06.17

김갑주의 SCM 인문학⑳ (출처 : 물류신문)
Episode : 필자의 SCM 연대기-4 [암흑기1] SCM팀이 생산에 소속되어 있을 때 생산에서 SCM 추진 조직(2016년 명칭은 SCM팀)의 존재 이유, 역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가장 이해가 되지 않았던 4가지를 굳이 뽑으라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SCM팀을 생산관리와 동일시하거나, SCM팀을 생산관리의 일부라고 생각했습니다. 즉, SCM팀을 생산관리의 일부분으로 생각하고 R&R을 제한하여 운영하려고 했습니다. SCM팀은 기업의 Supply Chain을 전체 최적화 관점에서 역할을 해야 하는데 생산 분야에만 국한된 역할, 그 안에서도 생산관리 역할을 수행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S&OP를 프로세스가 아닌 단순한 회의로 잘못 이해하여 기존의 생판 회의와 S&OP 프로세스를 혼동했습니다.

둘째, 데이터와 정보를 생산에 유리하게 수집, 분석, 작성해 달라는 요청을 자주 받았습니다. 내부적으로는 경영회의나 대표이사에게 보고하는 자료, 외부적으로는 대외 기관에서 주관하는 표창이나 상을 받기 위한 자료에 대해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셋째, 생산 리더가 시키는 대로만 하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오랜 시간 상명하복 체계에 익숙해져 있었지만 기업에서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소속은 생산에 있었지만 생산 조직과는 별개로 SCM을 추진하기로 마음먹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정말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업무 유지해야 했습니다.

넷째, SCM팀을 운영하는 Schedule과 Business Rhythm을 생산 조직의 Schedule과 Business Rhythm에 맞추어야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무 조직 운영 방식과 현장 조직의 운영 방식은 달라야 하고 조직별, 그리고 부서별 특성에 맞게 운영이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특성은 무시되고 생산 조직 운영 방식에 따라 움직일 것을 요구 받았습니다. 예를 하나만 들면, 매주 월요일에 과업회의를 했는데 별 의미도 없는 짧은 몇 줄을 발표하기 위해 3시간에서 4시간을 회의실에서 기다려야 했습니다. 즉, 생산의 모든 부서가 발표하고 정말 시시콜콜한 내용 포함, 모든 이야기가 끝난 이후에야 발표가 가능했습니다. 회의에 참석해 확인해야 하는 데이터와 정보는 설비 고장과 부적합 발생 시점, 고장과 부적합이 언제쯤 개선되는지에 대한 내용 정도였습니다. 이런 정도의 내용은 메일이나 전화로도 전달과 이해가 가능합니다. 프로세스가 제대로 구축, 운영되지 않고 있다면, 회의를 많이 할 수도 있고 회의 시간이 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조직과 부서가 운영되는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인 방식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것은 정말 아니라고 판단되었습니다. SCM팀은 S&OP 프로세스를 관장하고 유지한다는 관점에서 볼 때 매주 월요일에 보고를 위한 회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주동안 전사적으로 S&OP 프로세스를 유지한 결과에 대해 확인하고 의사결정을 통해 Catch Up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매주 수요일에 개최되는 S&OP 프로세스 회의가 훨씬 더 중요합니다. 여러분이 소속된 기업의 회의 문화를 한번 확인해 보십시오. 여러분이 소속된 기업에서도 회의 목적과 특성, 참여자의 참여 필요성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이 사람 저 사람 다 불러서 시간 때우기식의 회의를 하고 있지는 않은가요?

수출입 하역(Load, Unload) 시스템을 구축하여 이후 매년 5억∼10억 원의 수출입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적정 운영 용기수량 산정에 영향을 미치는 19 Factor를 검토, 정립하고 이를 기반으로 용기 Balancing Process를 정립했습니다. 그리고 Balancing Process 정립을 통해 이후, 매년 10억 원 정도의 신규 용기 구매 소요를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첫째, 용기 Balancing은 경제성을 추구합니다. 예를 들어 신규 조달 소요가 발생되었는데 조달하지 않고 기존 보유중인 용기로 운영을 할 수 있다면 용기와 밸브를 신규 구매하는 비용이 감소하거나 Zero가 됩니다. 누가 봐도 당연히 경제성이 좋아짐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용기와 밸브의 구매 비용만 가지고 경제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빙산의 일각만 보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용기 적재 가능 높이는 국가마다 다르겠지만, 한국에서는 2m 이상 높이로 적재할 수 없습니다. 화물을 높이 적재할 수 없다는 것은 옆으로 넓게 퍼진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렇게 된다면, 용기 숫자가 증가할수록 많은 땅과 건물이 필요하게 됩니다. 그리고 용기는 일정 기간마다 재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재검사 비용이 47L는 수만 원, 440L는 수백만 원, 탱크로리 및 ISO Tube는 수천만 원에 이릅니다. 게다가 용기 숫자의 증가는 하역 장비와 인건비의 증가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즉, 종합해 보면, 용기의 증가는 경제성을 매우 낮게 만듭니다.

둘째, 용기 Balancing은 효율성을 추구합니다. 지속적인 용기 Balancing은 보유중이거나 운영 중인 용기들의 데이터와 실물을 적정 운영 수량에 근접하게 만듭니다. 적정 운영 수량에 근접해진다는 것은 최소한의 용기를 가지고 최대의 매출을 발생시킨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용기 1BT당 생산성은 향상됩니다.

셋째, 용기 Balancing은 적응력을 추구합니다. 아무리 Forecast와 Demand의 정확도가 높다고 하더라도 예상하지 못한 고객의 요구는 언제든 발생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들은 구매, 생산, 품질, 물류의 R&R과 Process에 적지 않은 부담을 주게 되는데 이중에서도 특히 용기와 밸브의 신규 확보는 내부적으로만 노력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용기는 주문제작 방식이고, 제작 L/T 또한 길어서 용기 제작 협력사와 긴밀한 VMI를 맺고 있다고 하더라도 적기에 용기 확보가 어려운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따라서 용기 Balancing은 긴급 용기 소요 발생시 고객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줄 수도 있습니다.

이와 연계하여, Skid Balancing Process도 정립하여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물류센터(가스가 충전된 제품과 상품의, 입고, 분류, Packing, 보관, 출고 등) 운영 필요성을 제기하고 물류센터 운영 Layout을 검토하여 승인을 득한 이후 건설을 시작했습니다. 용기는 총 수명주기(Total Life Cycle) 관점에서 관리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각 부서가 유지하고 있는 R&R이 모호하거나 미흡하고 부서간 Gray Zone이 발생하고 있어 잦은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따라서 TO–BE 방향으로 R&R을 재정립할 것을 제안하고 Ownership을 가지고 전 부서를 리드 또는 가이드 하며 총 수명주기관리 체계를 안정화·정상화·고도화할 수 있는 조직 구축을 제안했습니다. 이에 따라, ‘용기관리’ 명칭의 조직이 구축되었으나 용기관리 조직 내 기획·계획·통제 기능은 구성되지 않았고 현장에서 용기를 분류, 분배, 보관하는 기능 위주로(제한적)만 구성되었습니다. 이후, 지속적으로 TO–BE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용기관리팀 내에 기획·계획·통제 기능이 필요하다고 이야기를 했으나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2021년에 ‘용기관리’ 조직 안에 기획·계획·통제 기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대두되었습니다. 그만큼 사람들이 스스로 공감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기업 경영을 위해서는 많은 계획이 필요합니다. 존재해야 하는 많은 계획 중에 현실적으로는 ‘보여주기’에 불과했지만, 대표이사에게 보고하고 품의를 득하는 계획은 생산 계획밖에 없었습니다. 즉, 보여 주기지만 그나마 공식적으로 절차를 거쳐 검토하고 있는 계획이 생산 계획뿐이었습니다. 프로세스는 계획과 실행을 통해 유지되며, 프로세스는 계획과 실행 수준에 영향을 받습니다. 프로세스 유지에 필요한 계획이 없고 계획이 상호 연계되지 않는다면 실행이 올바른 방향과 속도로 유지되고 연계될까요? S&OP 프로세스를 구축하기 위해, 또 S&OP 프로세스를 유지하기 위해서 어떤 계획들이 필요한지 도출하고 → 계획을 서로 연계하는 개념을 검증 및 정립하고 → 각각의 계획을 유지하고 연계하기 위한 양식을 정립하고 → 계획을 유지하고 연계하기 위해 부서별·인원별·요일별 필요한 Business Rhythm을 정립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단기간에 계획의 수가 증가되고 단기간에 계획들이 실시간 연결되지는 않았습니다.
김갑주의 SCM 인문학⑳ (출처 : 물류신문)
[암흑기2] 일반적인 관점에서 SCM에 관련된 업무를 업으로 지속 경험하지 않았다고 해서 또 SCM과 연관된 공부와 경험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전문성 있는 SCM을 하지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시간이 필요할 뿐, 일정 이상의 지식수준과 열정, 의지를 보유하고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됩니다. 왜냐하면, 제가 25년간 SCM을 업으로 하면서 느낀 점은 직급이 높다고, 직책이 높다고, 공부를 많이 했다고, 나이가 많다고 해서 SCM을 잘 이해하며 전문성을 가지고 적극 실천하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이제와 사람들이 저에게 궁금해하는 것 중에 하나는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인사 조직과 같이 붙어 있었고 인사총무팀장이 SCM팀까지 총괄하는 관리조직의 임원 역할과 보직을 부여받았던 것이었습니다.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인사총무와 함께하는 조직 구성이 일반적이지 않고 인사총무팀장이 SCM을 총괄하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 인사를 총괄하는 리더는(인사총무팀장의 상관이었던 CFO) 저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인사총무팀장이 나를 찾아와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배려 받는 것을 희망하고 있기에, SCM팀을 인사총무조직에 붙여 관리조직(SCM팀 + 인사총무팀)을 만들고 인사총무팀장을 인사총무팀과 SCM팀을 총괄하는 리더로 승진과 함께 보직을 부여하려고 합니다”라는 말을 듣고 이제는 정말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에 만감이 교차했지만 저의 생각이, 인사총무만 했던 사람이라고 해서 SCM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었기에 동의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동의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안 될 것도 아니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SCM을 추진하는 목적과 목표를 고민하여 조직을 구성하기 보다는 자신의 출세와 조직 규모를 늘리고 싶어하는 사람을 위해, 막연히 SCM을 해보고 싶다는 사람을 위해, 특정 사람을 성장시키기 위해, SCM팀을 이리 붙었다 저리 붙었다가 하는 것에 이해가 되지 않았을 뿐입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2년 뒤, 관리조직의 신규 구축을 추진했던 리더는 관리조직을 해체시키고 SCM팀과 인사총무팀을 분리했습니다. 사유는 관리담당 임원(구 인사총무팀장)이 인사총무 업무 외에, SCM 관련 회의 주관이나 의사결정을 하려고 하지 않았으며 가장 중요한 S&OP 프로세스 회의를 주관하기는커녕 거의 참여하지도 않았고 SCM팀의 R&R과 관련된 물류 분야의 안전 환경 간담회에도 거의 참여하지 않는 등 책임감과 적극성에 이슈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조직을 다시 해체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하나만 들면, “SCM을 총괄하는 관리 임원이 S&OP 회의에 참석해서 의사결정을 하느냐?”는 질문에 저는 있는 그대로 대답했을 뿐인데 제가 의도적으로 정치, 험담, 음해, 이간질을 해서 관리조직이 해체된 것처럼 이야기가 생성되고 오해를 받는 것입니다.

관리조직 뿐만 아니라, 2019년 이전까지는 매년 저와 제가 책임지는 조직이 이리 붙었다가, 저리 붙었다가 하는 과정에서 참 많은 오해를 받았습니다. 참 어이가 없고 답답한 것은 저와 제가 책임지는 조직은 가만히 있는데 임원 본인들의 욕심에 의해 저와 제가 책임지는 조직을 이리 붙였다가, 저리 붙였다가 해놓고 본인들간에 의가 상하거나 관계가 틀어지거나 생각이 달라져 저와 제가 책임지는 조직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게 되면 제가 정치, 험담, 음해, 이간질을 해서 그렇게 된 것으로 오해를 받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제가 뼈저리게 느낀 감정은 ‘조직 전반적으로 SCM에 대해 잘 모르다 보니 SCM 추진 조직을 이리 붙이고, 저리 붙이는 것을 반복하는 것은 그나마 이해할 수 있으나 개인의 목적과 개인적인 감정에 치우쳐 SCM 추진 조직을 사심에 활용하는 것은 정말 이해할 수 없다’였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저와 SCM을 추진하는 조직이 오해를 받아야 하고 힘들어야 하는 것은 더욱 이해할 수 없다’입니다. 내가 앞으로 얼마나 더 현역 생활을 할지 모르겠지만 이러한 과정을 다시 겪게 된다면 예전처럼 인내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관리조직에 있었을 때는 생산조직에 있었을 때처럼 생산 조직의 운영 방식에 기반한 Schedule과 Business Rhythm을 따라야 하는 스트레스는 받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업무 관련 많은 이야기를 하면 ‘마이동풍’을 겪게 되는 것이 스트레스였습니다. 나는 관리조직을 담당하는 인사임원으로부터 이 말을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나는 자율성을 강조하고 자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무한 위임하는 스타일입니다.” 정말 좋은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모르는 것을 감추기 좋은 이야기이고 무책임함을 감추기 좋은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또 가슴에서 우러나는 열정이 없다는 것을 감추기 좋은 이야기이고 능력을 감추기 좋은 이야기며 업무 관련 전문성이 없다는 것을 감추기 좋은 이야기입니다. 여러분이 명심해야 할 것은 모든 직급과 직책에 있는 사람에게는 자율성을 강조하며 적극 위임해야 할 상황도 존재하고 주도적으로 스스로 의사결정을 하며 책임을 져야 할 상황도 존재합니다. 그리고 본인이 직접 고뇌를 통해 기획과 기안을 해가며 하부와 주위를 가이드하고 리드해야 할 상황도 존재합니다. 여러분이 상대방이나 주위에서 볼 때 참 좋은 사람이라고 느끼기 좋은, 그리고 인기몰이식의 자율성과 위임을 무한 강조하고 있다면 한 번 돌이켜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자율성과 위임, 이 두 단어가 들어간 이야기는 정말 좋은 이야기일 수도 있고 반면에 인기를 얻기 쉽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생산조직에 소속되어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저 스스로 모든 것을 알아서 해야 했습니다. 주로, 신축 물류센터의 SOP를 정립하고 프로세스를 안정화하는데 시간을 보냈고 자체 연구개발을 통해 SKID 표준화와 SKID 바퀴를 개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