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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컬럼 물류신문 물류산업의 당면 과제와 대응에 대한 글로벌 기업들의 시각

등록일2024-09-05

출처 : 물류신문, 권오경 교수2024.09.02

물류산업의 당면 과제와 대응에 대한 글로벌 기업들의 시각 (출처 : 물류신문)
코로나 팬데믹의 험난한 파고를 넘어선 글로벌 경제가 지정학적 리스크, 공급망 재편, 탄소중립과 지속가능 발전, 디지털 및 인공지능 전환과 같은 새로운 도전들에 직면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물류기업들은 이러한 역동적인 글로벌 경제와 공급망의 변화를 읽어 내어 잠재적인 위험에 적절히 대처하고 위기에서 새로운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 다만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 개별 기업 차원에서 물류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거시적, 미시적 요인들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대처하는 데는 한계가 존재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물류 선진국을 중심으로 협·단체나 전문연구기관을 통해 물류실태 조사를 실시하고 기업들에게 적기에 정보를 제공하는 체제를 가지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미국, 유럽, 아시아 주요 국가에서 실시되고 있는 물류산업실태조사 결과들을 중심으로 물류산업이 당면하고 있는 현안 이슈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를 개괄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미국 3자 물류 조사보고서 가장 대표적인 물류실태조사는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Penn state) 존 랭글리 교수팀이 주축이 되어 3자 물류시장 현황을 조사하는 ‘3자 물류 조사보고서(Third-Party Logistics Survey)’이다.

2024년 보고서에서 화주의 89%가 3PL이 서비스 개선에 기여했으며 80%는 3PL이 전체 물류비용을 절감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응답했다. 그리고 화주(62%)와 3PL(87%) 모두 화주들이 외주 물류 서비스의 이용을 확대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응답 화주들이 물류 활동에 지출하는 평균 물류비용은 매출액의 13%로 나타났으며, 전체 물류비용의 37%를 아웃소싱에 지출하고 있다고 답했다. 전년도에 비해 매출액 대비 물류비(14%에서 13%)와 아웃소싱 비용 비율(42%에서 37%)은 감소한 것으로 답했다. (일부 물류비 단가 하락에서 기인한 것으로 추정)

가장 많이 아웃소싱 되는 활동은 창고 보관이었으며 국내 운송, 통관, 포워딩(운송 중개)이 그 뒤를 이었다. 기존의 전술적이고 운영적인 활동에 비해 아직 비중은 높지 않지만 IT 서비스, 고객 서비스를 포함한 전략적 및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활동에 대한 아웃소싱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 카테고리에는 크로스도킹(35%), 주문관리 및 풀필먼트(23%), 고객 서비스(14%), 4PL 서비스(13%) 및 IT 서비스(13%) 등이 포함된다.

이 조사의 특징 중 하나는 물류기업과 화주기업을 함께 조사해서 동일한 설문 항목에 대한 양자의 인식 차이를 파악할 수 있게 한다는 점이다. 3PL 시장의 최신 트렌드에 대해서는 매년 연구진이 선정한 이슈들을 중심으로 추가 설문항목 포함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참고로 2023년과 2024년 보고서에서 제시된 3PL 업계가 당면하고 있는 이슈들을 요약하면 <표1>과 같다.
[[표1] 미국 3PL 산업 당면 이슈] 미국 3PL 산업 당면 이슈 출처: NT Data, Penn State, Penske, Annual Third-Party Logistics Study, 2023. 2024. (출처 : 물류신문)
최근 우리 물류업계에도 당면 현안인 ESG 이슈는 2023년 보고서에 포함되었는데, 조사결과 화주기업의 59%가 목표와 목적이 정의된 ESG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으며 51%는 공급망 관련 ESG 프로그램이 있다고 응답했다. 3PL 기업들은 45%정도가 ESG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고 응답했다. ESG 도입이 가장 큰 진전을 보인 분야로는 구매 조달, 공급업체 관리, 생산, 운송 및 창고라고 응답했다. 독일, 영국의 물류실태조사 유럽에서는 독일과 영국의 실태조사를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독일은 독일물류협회(BVL)가 물류실태와 동향에 대한 조사연구를 활발히 수행하고 있는데, 매년 함부르크공대 물류경영연구소와 공동으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한 물류 및 공급망 트렌드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뮌헨대 ifo 경제연구소와 공동으로 물류지표(Logistics Indicator)도 분기별로 발표하고 있다.

2024년 트렌드 보고서의 제목은 ‘트리플 트랜스포메이션: 디지털화, 지속가능성, 복원력’이며 설문조사는 2023년 독일 제조업·유통업·물류업, 물류·SCM 관리자 25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사이버 보안, 디지털 전환, 숙련된 노동력 부족이 가장 중요한 트렌드로 지적되었으며 특히 2016년 이후 원가 압력과 숙련 노동력 부족문제가 계속 당면 과제로 지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물류/SCM의 당면 과제는 응답 비율 순으로 다음과 같은 7가지가 제시되었다. 사이버 보안, 프로세스 디지털화, 데이터 교환 등 디지털 전환과 관련된 응답 비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1. 사이버 보안
2.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디지털화
3. 숙련된 노동력 부족
4. 원가 압력
5. 기업간 데이터 교환
6. 공급망의 투명성 확보
7. 지속가능성

영국의 경우 금융서비스기업 바클리즈(Barclays), 회계법인 BDO, 컨설팅업체 Analytiqa가 공동으로 물류기업에 대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매년 물류신뢰지수(Logistics Confidence Index)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설문조사에는 물류기업이 당면하고 있는 핵심 현안과 중점 전략 추진 분야 등에 대한 항목이 포함되어 있다. 영국 물류기업 관리자들은 다음과 같은 요인들이 현재 기업 운영에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 수주 물량의 변동성(59%)
2. 연료 및 에너지 비용 증가 (50%)
3. 재계약에 따른 가격 압력 (48%)
4. 인력 부족과 인건비 증가 (43%)
5. 자산 리스 비용의 증가 (43%)
6. 국제 운송비용의 증가 (32%)
7. 공급망 장애와 지정학적 리스크 (25%)

향후 기업의 수익성 증대를 위해 다음과 같은 분야를 중요하게 인식하는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 원가 절감과 효율성 제고 (83%)
2. 기존 고객에 대한 서비스 강화 (80%)
3. 효율성 제고를 위한 기술 활용과 투자 확대 (56%)
4. 새로운 서비스 개발 (31%)
5. ESG에 대한 투자 확대 (23%)
6. 공급망 재편에 따른 사업 기회 포착 (17%)

추가로 향후 3년간 가장 중점적으로 투자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술 분야로는 TMS/WMS/ERP 솔루션 업그레이드 내지 교체(52%), 전기/저탄소 차량 도입(39%), 사이버 보안(39%), 지속가능/친환경 어플리케이션(37%), 클라우드 서비스(33%), 교육훈령과 HR 지원 기술(25%), 로봇과 자동화(23%), 빅데이터 애널리틱스/블록체인(20%) 등으로 응답하고 있다. 일본 ‘2024년 문제’ 대응 일본은 일본로지스틱스시스템협회(JILS)가 매년 실시하는 기업물류비 실태조사에 업종별 물류비 조사와 함께 기업들의 물류 분야 중점 추진전략, 외부 환경변화에 따른 당면 과제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포함해서 실시하고 있다.

특히 올해 4월에 발표된 ‘2023년 물류비 조사보고서’에서는 외부 환경 변화에 따른 물류 분야의 4가지 당면 과제를 제시하고 기업들의 대응 수준에 대한 설문을 실시했다. 조사 결과 대응이 가장 부족한 부분은 1) 애프터코로나를 대비한 비즈니스 모델전환(대응하지 못하고 있음 53.1%), 2) 노동력 부족 대응을 위한 DX 추진(44.7%), 3)글로벌 공급망 혼란에 대응(41.6%), 4) 물류비 상승분 가격 전가(23.3%) 순으로 나타나, 물류비 상승분을 가격에 전가하는 것을 제외하고 주요 물류 공급망 이슈에 대한 대응이 전반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대두된 일본 물류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2024년 문제’로 알려진 물류산업의 노동력 부족 문제이다. ‘2024년 문제’는 우리나라의 주 52시간제와 유사한 일본의 ‘일하는 방식 개혁 관련법”에 의해 2024년 4월 1일부터 ‘자동차운전업무’에 대해 연간 시간외 노동시간의 상한이 960시간으로 제한됨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를 말한다. 물류 부문에서 트럭운전자의 시간외 노동시간이 규제되면서 택배를 포함 물동량 처리에 장애를 초래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경제산업성, 국토교통성, 협회 등을 중심으로 관련 대책들이 수립되고 있다. 트리플 트랜스포메이션(TX)을 추진해야 이상과 같이 미국, 독일, 영국, 일본의 물류실태조사를 통해 물류산업의 핵심 트렌드를 살펴보았다. 이들 트렌드들을 요약하면 크게 1) 공급망 장애와 재편에 대응한 비즈니스 모델 전환, 2) 디지털 전환(DX), 3) 지속가능성과 ESG 대응의 3가지 분야로 압축될 수 있는데 독일물류협회(BVL)는 이들 3가지 분야에 대한 대응을 트리플 트랜스포메이션(Triple Transformation, TX)이라는 용어로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추가로 모든 실태조사에서 노동력 부족 문제가 물류산업의 핵심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운송업이 주 52시간제 특례 업종에 해당되어 당장 일본과 같은 ‘2024년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예견되는 물류산업의 노동력 부족 문제에 대해 디지털 전환, 사회적 측면의 ESG 전략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우리 물류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위해 공급망 장애와 재편, 디지털 전환, 지속가능성 및 ESG 3가지 메가트랜드에 균형 있게 대응하는 TX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