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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컬럼 물류신문 Part1. AI, 물류산업에 정말 필요할까?

등록일2025-11-05

출처 : 물류신문, 신인식 기자 2025. 11. 03

AI의 도입은 ‘선택’의 영역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 불가결한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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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물류신문)

글로벌 시장에서 AI 도입은 피할 수 없는 하나의 커다란 흐름이다. 국내도 전반적인 증가세 속에 산업별 격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전통적인 산업의 AI 도입률은 상대적으로 낮은 상황이다. 물류산업은 전통적인 산업에 속하는 산업으로 국내 물류시장에도 AI의 도입에 대해 아직 부정적인 의견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물류산업에서 AI의 도입은 ‘선택’의 영역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 불가결한 흐름’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AI기반 글로벌 공급망 의사결정 및 인텔리전스 통합 솔루션 기업인 데클라의 산제이 샤르마(Sanjay Sharma) CEO는 “AI는 이제 ‘있으면 좋은 것’이 아니라 필수적인 요소”라고 강조한다. 다양한 산업 분야의 조직 역량 강화를 목표로 AI 도입 확대에 앞장서고 있는 지브라의 서희정 지사장 또한 “지브라의 ‘지능형 운영의 영향 (Impact of Intelligent Operations)’연구결과에 따르면, AI를 도입한물류 기업들은 생산성, 수익성, 공급망 가시성 등 주요지표 전반에서 뚜렷한 개선을 확인할 수 있다”며 “물류산업은 높은 수준의 운영 복잡성과 수요 변동성을 겪고 있기 때문에 AI 도입의 필요성이 더욱 크다”고 강조했다. 또 많은 전문가들이 AI는 단순한 자동화 도구가 아니라, 물류 운영 시스템 전체를 재설계하고 운영 의사결정을 데이터 기반으로 실시간 최적화하는 전략적 도구라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

국내 기업이 AI도입을 주저하는 이유는?

국내 물류 기업들이 AI의 도입에 주저하는 이유로 크게 초기 투자비용의 부담, AI 전문 인력부족 등이 거론된다. 일부 현장에서는 ‘AI 기술이 과연 실질적인 효율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또한 물류는 날씨, 교통, 수요 변동 등 수많은 변수가 얽혀 있어 단일 알고리즘으로 예측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들이 AI를 도입을 주저하는 것이 단순한 거부라기 보다 현실적인 도전 과제에 대한 우려라고 판단하고 있다. 우선 과거의 실패 경험으로 새로운 기술 도입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과거 IT시스템 도입의 경험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얻지 못했던 전례가 있었기 때문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것. 이러한 상황에서 도입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기업들은 쉽게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태훈 씨스존 연구소장은 “현재 많은 물류기업들이 AI의 잠재력을 인식하고 있지만 ‘어떤 업무에, 어떤 방식으로 적용해야 실질적 효과를 낼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판단 기준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아직까지 국내 물류기업들은 AI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데이터 환경을 구축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AI의 성능은 결국 데이터의 양과 질에 의해 결정되는데 이러한 기반이 마련되지 못했다는 설명. 생산성 제고, 고강도 수작업 자동화 등을 위한 AI Vision기술을 적용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LG CNS 이준호 스마트 물류 사업부장(상무)는 “AI가 좋은 데이터가 있어야 효과적으로 작동할 것이라는 점은 모두가 공감하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서는 물류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저장·정제·분석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AI 도입은 단순한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조직의 프로세스 혁신과 문화적 변화를 요구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조직 내부의 저항과 준비 부족이 주저함의 큰 이유가 되고 있다. 특히, 물류 현장의 특성상 AI 모델이 완벽하게 예측하고 통제하기 어려운 변수들이 많다는 점도 주저하게 만드는 현실적 장벽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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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물류신문)

AI는 물류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필수 요소

전문가들은 AI를 도입에 대해서 ‘생존’이라는 단어를 강조하고 있다. 또 ‘선택’이 아니라 ‘당연히 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유는 물류환경의 복잡성 증가 해결, 인력난 해소와 비용절감 압력 대응,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AI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외 물류환경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커머스의 확대, 다품종 소량배송과 빠른 배송의 경쟁 심화로 인해 더 다양한 변수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며 글로벌 시장에서는 실시간으로 변하는 정치적인 변수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이태훈 씨스존 연구소장은 “물류산업은 본질적으로 복잡한 변수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산업으로 기상, 교통, 수요 변동, 인력 가용성, 국제 정세 등 수많은 요인이 실시간으로 얽혀 있다”며 “AI는 이러한 복잡성을 인간의 경험이 아닌 데이터 학습과 예측 모델로 처리함으로써 비용 절감·에너지 효율·안전성 확보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속되고 있는 인력난과 비용 절감에서도 AI가 효과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물류산업은 기본적으로 노동집약적인 산업이다. 많은 부분에서 자동화 시스템들이 도입되고 있지만 여전히 인력난은 유효하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한 관계자는 “인건비 상승과 고령화 등 구조적 변화로 인해 기존방식만으로는 지속적인 성장과 경쟁력확보가 어렵다”며 “AI는 반복적이고 예측 가능한 업무를 자동화해 인력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AI기반 최적화는 연료비, 인건비, 재고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어 물류비 증가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해소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최근 여러 국제 연구와 실증 사례는 AI의 도입이 물류산업의 지속가능성과 경쟁력 확보에 필수적임을 보여주고 있다. 국제학술지 ‘Transportation Research Part E: Logistics and Transportation Review(2022)’는 AI 기반 수요예측이 기존 회귀 모델 대비 예측 정확도를 평균 20% 이상 향상시켰다고 보고했으며 ‘International Journal of Production Economics(2023)’의 연구에서는 AI 물류 스케줄링 시스템이 운송 지연률을 30% 이상 감소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이상덕 한국철도기술연구원 피지컬AI 실장은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AI의 인식 및 추론능력은 지속적으로 고도화되고 있다. 더 이상 인간의 경험만으로는 AI보다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AI는 더 이상 늦춰서는 안되는 요소가 되어가고 있다. 이미 글로벌 기업들은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물류 운영체계 자체를 재설계하고 있다. 가장 잘 알려진 아마존, 알리바바의 챠이냐오, UPS 등의 기업들은 AI를 단순한 효율화 기술이 아닌 물류 생태계를 통제하는 두뇌나 핵심 의사결정 체계로 내재화했다. 권민오 로지스올시스템즈 대표는 “아마존은 ‘AI+로보틱스’로 자율형 운영을, UPS는 ‘AI+운영지능’으로 통합관리체계를, 알리바바는 ‘AI+데이터 표준화’로 신뢰기반 생태계를 구축했다”며 “그들의 공통된 철학은 AI를 단순한 효율화 기술이 아니라 물류의 구조 자체를 재설계하는 엔진으로 본다는 점이다. 이제 한국은 이러한 흐름을 넘어, 국가 단위의 개방형 AI 물류 전략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산제이 샤르마(Sanjay Sharma) 데클라 CEO 또한 “AI가 없으면 물류 네트워크(logistics networks)는 취약(brittle)하게 남지만 AI를 활용하면 회복력(resilient), 예측 가능(predictive), 비용효율적(cost-efficient)으로 변모하게 된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AI의 주도권을 갖는 것이 곧 경쟁력임을 시사했다. 즉 AI를 도입하지 않고는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AI, 5년 뒤 모든 것을 바꾼다

물류산업에서도 AI의 도입에 대해서 큰 틀에서는 동의한다. 다만 그 시기가 아직은 도래하지 않았다는 것이 현재의 분위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시간이 그리 많이 남아있지 않다고 조언한다. 이미 기술의 발전 속도와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 동향을 고려할 때 구체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AI기반 WES을 공급하고 있는 폴룩스의 오창흔 대표는 “물류를 떠나 국방을 예로 든다면 AI로 지능화된 무기로 전쟁을 하는 시대에 회의적인 시각 때문에 준비를 하지 않는 것은 명백한 패배를 기다리는 것이 된다”며 “이미 SCM의 수발주, 서류처리 등의 back office와 e-commerce에서는 AI가 자연스레 쓰이고 있으며 하드웨어와 결합하는 단계는 수배송 분야가 자율주행의 발전으로 빠르게 AI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 후 센터 오퍼레이션과 공급망 전체로 확대되는 양상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물류시스템의 근본적인 구조를 재편하는 총체적 전환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일부의 평가도 나온다. 세계경제포럼(WEF)의 ‘Future of Jobs Report 2023’은 AI·자동화 기술이 향후 5~7년 내 물류 및 운송 산업의 핵심 운영 프로세스를 대체하거나 재구성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으며 특히 AI 기반 예측 물류(Predictive Logistics), 자율주행배송, AI 로보틱스 피킹 및 적재 시스템이 2030년 이전에 글로벌 표준 프로세스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국제 학술지 ‘Transportation Research Part E(2022)’에서도 AI 물류 자동화 기술이 2028~2032년 사이 상용화 임계점을 통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데이터 인프라·센서·로봇 기술의 성숙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시점과 맞물려 있다.
또한 지브라테크놀로지스의 최신 ‘물류창고 비전연구보고서(2025 Warehouse Vision Study)’에 따르면, 전 세계 물류창고 운영자 중 63%가 향후 5년 이내에 AI 소프트웨어와 증강현실(AR)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국내의 분위기와는 상관없이 이미 글로벌 물류시장 전반에서 AI 도입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종합해보면 2028년에서 2030년 사이에 AI는 물류시장의 프레임을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이태훈 씨스존 연구소장은 “AI는 이미 물류산업의 일부 영역에서 가시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2025년을 기점으로 2030년 전후에는 물류 운영 전 과정에 걸친 전면적 도입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으며, 권민오 로지스올시스템즈 대표 또한 “AI가 물류산업 전반에 본격적으로 확산되는 시점은 2030년 전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과적으로 이제 준비할 시간이 5년 남았다. 이준호 LG CNS 스마트물류 사업부장은 “물류뿐 아니라 전 산업에서 이제 AI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로 변화하고 있다. 기존 프로세스를 AI를 통해 어떻게 효율화 할 것 인가를 넘어서 AI로 현재의 비즈니스 모델을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며 “많은 기업들이 DX(Digital Transformation)을 넘어 AX(AI Transformation)을 고민하고 있는 이유”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