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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컬럼 물류신문 미국-이란 전쟁에
해상·항공·육상 공급망 초토화

등록일2026-03-19

출처 : 물류신문, 이경성 기자 2026. 3. 11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유가 등 악재에 물류-화주기업 피해 눈덩이

미국의 對이란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글로벌 공급망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미국·이스라엘 연합의 공습과 이란이 보복이 지속되면서 이란을 포함한 중동지역의 에너지 인프라가 타격을 받았고, 이는 곧 에너지 공급망의 차질로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해당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외 물류산업의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 유가가 요동치고 운임이 급등하면서 전쟁의 파장이 산업계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물류비의 증가는 기업의 경영활동에 부담으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이미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나오면서 세계 각국의 증시는 연일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실정이다.

물류산업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상운송, 항공운송은 물론 내륙운송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물류기업은 물론 화주기업들도 피해를 입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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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이 확보한 호르무즈 해협 인근 공습 현장의 모습(사진제공=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

(출처: 물류신문)

경유 2,000원 시대 눈 앞? 화물 운송 중단 현실화 우려

에너지 공급망 차질에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이 유가다.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1일 오전 9시 기준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은 리터당 1,930.74원으로 집계됐다.

경유 가격의 가파른 상승세에 화물운송업계의 시름도 늘었다. 장거리 운송에 투입되는 화물차들은 매일 수백 킬로미터를 이동하기 때문에 연료비 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한 화물운송기사는 “장거리 운송 한번 뛰는데 많게는 10만 원 정도 유류비를 더 내고 있다. 하루 두 번 운송하면 기름값 때문에 그날 일당은커녕 수입이 마이너스가 되는 셈”이라며 “화물업계 전체가 겪는 문제니까 일단 감내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1,900원 수준을 유지한다면 손해를 줄이기 위해 운행을 중단하고 쉬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생활물류를 책임지는 택배업계도 유가 급등에 신음하고 있다. 택배업계는 최근 전기트럭이 많이 늘어났지만 여전히 1톤 경유 트럭 비중이 높다. 택배기사들도 기름값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화물기사들은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먼 길을 달려 최저가 주유소를 찾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고 푸념을 늘어놓고 있다.

전쟁 포화에 중동지역 수출입 하늘길 막혀

항공화물시장도 미국-이란 전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분쟁 지역 외신에 따르면 현지 주요 국제공항들이 폐쇄됐거나 운항 편수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을 비롯해 UAE, 카타르, 바레인, 쿠웨이트, 이라크 등이 영향권에 들었다.

특히 중동지역은 물론 전 세계 항공화물 허브로 꼽히는 두바이국제공항, 중동지역의 허브공항으로 꼽히는 하마드국제공항 등도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운임도 급등했다. 중동지역 항공사들은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허브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데, 이들 항공사들의 운항 편수가 줄어들어 수송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유럽-중동 노선은 약 20%, 아시아-유럽 또는 아시아-북미 노선도 약 10% 수준의 운임이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항공사들도 이란 전쟁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항공사들은 유가가 급증하면 유류할증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왔다. 그러나 유류할증료에 부담을 느낀 화주기업과 포워더들이 수출입 물량을 줄이거나 운송경로 변경을 고려하게 되면 본격적인 물동량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을까 고심하고 있는 분위기다.

국내 화주기업들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한국CXO연구소가 4일 발표한 중동지역 법인은 약 140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이들 기업의 수출입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협력사들도 적지 않은 부담을 안을 것으로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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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출처: 물류신문)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에너지 운송 뒤흔들다

이란혁명수비대는 미국의 공습 직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선언했다. 바다를 건너는 선박은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실제로 공격을 받은 선박이 나오면서 글로벌 해운업계는 급격하게 얼어붙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에너지 공급망의 요충지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아시아, 유럽 등의 국가에서 석유, 가스 수송에 차질을 빚고 있다. 국제 유가를 상승시키는 근본적인 원인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선사들은 공식적으로 호르무즈 해협 운항 중단을 선언했다. 이는 해상운임의 급등을 불러왔는데, 마땅한 대체 항로가 없어 선박들이 우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도 선복량이 부족하다는 것이 업계의 말이다. 이는 유조선 등 에너지 물자 운송은 물론 컨테이너 운송도 마찬가지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또 다른 문제는 선박들의 고립이다. 해당 수역에 위치한 전 세계 선박들은 공격 위협 때문에 움직이지 못하고 항만에 접안해있거나 바다 위에 떠 있는 상황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현재 해당 지역에 국적선박 26척, 한국적선원은 146명이 있으며 외국적선박에 탑승한 한국적선원도 37명이 현지에서 움직이지 못한 채 선박 안에 머물고 있다. 선원들은 연일 공습 현장에 노출되어 있어 피로를 호소하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뾰족한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포워더도 불똥, 현지 운송수단 확보에 어려움 겪어

화물운송주선업계(포워더)에도 미국-이란 전쟁의 여파가 휘몰아치고 있다. 중동지역 수출입 화주들을 고객사로 둔 포워더들은 항공편과 선박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차선책으로 인근 지역까지 운송해 내륙으로 보내는 경우도 있지만 운임이 오르기 때문에 수요는 극히 한정적이다. 그나마도 중소 포워더나 영세한 포워더들은 대체 운송 네트워크를 확보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해 사실상 올스톱 상태나 마찬가지다.

전쟁 여파가 중동지역만의 문제는 아니다. 업계에 따르면 포워더들은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서 현지 내륙운송을 담당할 트럭 배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지에서도 고유가로 화물차량 운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의 에너지 공급망은 거의 우리나라와 큰 차이가 없고, 오히려 중동지역 의존도가 더 높아 호르무즈 해협 봉쇄 타격이 더 크며, 현지 중소 트럭운송사들의 마진이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중소 수출입 화주기업들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고 있다. 인상된 운임을 감내하는 것도 힘든 일이지만, 운송이 불가능하거나 늦어지면서 수출입 계약 유지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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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 김성범 장관 직무대행과 관계자들이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사진제공=해양수산부)

(출처: 물류신문)

정부-기업, 피해 최소화와 공급망 다변화에 총력

기업들은 미국-이란 전쟁의 장기화를 대비해 공급망 다변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물류기업들은 해상과 항공 동향에 맞춰 물류 네트워크를 재설계하거나 현지 물류기업과 제휴를 통해 대체 운송경로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만 물류업계는 고정비 지출에 대한 부담이 커지는 점에 대해 상쇄할 방안이 여의치 않은 것은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에 고립된 선박들의 비용(용선료 등), 화물기 운항 중단에 따른 손실, 유가 이상에 따른 화물기사들의 수입 감소 등이 대표적이다.

화주기업들도 중동지역 협력업체들과 수시로 연락을 취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납품 기일을 연기 등을 협의하며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정부도 피해 최소화를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부처는 해양수산부다. 해양수산부는 24시간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하고 있으며 연일 관계부처, 선사 등과 호르무즈 해협에 묶여있는 선사, 선원들에 대한 안전을 점검하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은 선사, 선원들과 실시간 통신 체계를 유지하며 위치와 안전 여부, 식품 잔량 등의 현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선사와 선원들의 국적 문제가 제각각이라 해수부는 하선을 요구할 수 없다. 때문에 해수부는 생필품 보급과 귀국 방법 등을 긴밀하게 논의하며 지원책을 포함한 대응책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유가보조금과 유가연동제 병행 시행으로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으며, 11일에는 유가연동보조금을 한시적으로 상향한다는 방침을 밝히는 등 화물운송업계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유가보조금과 유가연동제를 병행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화물차 운송업계의 안정과 국민 생활물가 안정을 위한 방안이다. 유류 가격상한제 등도 현장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대책 마련을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정부와 기업들이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결국 근본적인 해결책은 전쟁이 이른 시일 내에 종결되는 것이며 장기화 우려에 대한 대응도 중요하지만 사태가 종료됐을 때 빠르게 정상화할 수 있는 방안도 같이 마련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