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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컬럼 물류신문 EU 포장 규제 시행…
국내 수출기업 82.5% “내용 잘 몰라”

등록일2026-11-06

출처 : 물류신문, 석한글 기자 2026. 10. 27

전문인력 부족 32.3%·시험·인증 비용 부담 30.3%…대응 역량 확보 시급

(출처: 물류신문)

유럽연합(EU)의 포장 및 포장폐기물 규정(PPWR)이 시행된 가운데 국내 수출기업 상당수가 규제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7일 발표한 ‘EU 포장 및 포장폐기물 규정(PPWR) 대응 실태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EU에 수출 중이거나 수출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 61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82.5%가 PPWR을 전혀 모르거나 개략적인 내용만 알고 있다고 답했다. 자사 제품에 대한 규제 적용 여부를 진단했거나 진단을 진행 중인 기업은 16.7%에 그쳤다.

PPWR은 포장폐기물을 줄이고 재활용을 확대하기 위해 EU가 마련한 규정이다. 2026년 8월 12일부터 포장재의 중금속 및 식품 접촉 포장재 관련 과불화화합물(PFAS) 제한, 기술문서 작성, EU 적합성 선언서 작성 등 기본 의무가 적용됐다. 재활용성, 재생원료 함량, 포장 최소화 등 주요 의무는 앞으로 단계적으로 강화될 예정이다.

규제 준수를 입증할 자료를 확보하는 것도 과제로 꼽혔다. 플라스틱 포장재를 사용하는 기업 356개사 가운데 절반 이상은 재생원료 공급자 증빙자료, 재활용성 평가자료, 확대생산자책임(EPR) 신고자료 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기업들이 체감하는 가장 큰 어려움은 전문인력 부족과 비용 부담이었다. 응답 기업들은 PPWR 대응의 주요 애로사항으로 내부 전문인력 부족(32.3%)과 시험·인증·컨설팅 비용 부담(30.3%)을 꼽았다. 특히 대응 비용 자체를 파악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회성 투자비용을 산정하지 못한 기업은 49.3%, 연간 반복비용을 산정하지 못한 기업은 54.1%에 달했다.

비용이 발생하더라도 이를 판매가격에 반영하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 비용 발생을 예상한 577개사 가운데 81.6%는 관련 비용을 거래가격에 전혀 반영하기 어렵거나(53.6%), 25% 미만만 반영할 수 있다고 답했다(28.1%). 규제 대응 비용이 수출기업의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보고서는 기업별 준비 수준과 애로사항에 맞춘 단계별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규제 대응 초기 단계에 있는 기업에는 규정 적용 여부를 진단하고 우선 대응 과제를 도출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미 진단에 착수한 기업에는 증빙자료 보완과 시험·평가, 기술문서 작성을 지원하고, 비용 부담이 큰 기업에는 비용 산정 상담과 바우처를 제공하며, 전문인력이 부족한 기업에는 실무교육을 연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기업 간 협력도 주요 과제로 꼽혔다. 수출기업과 포장재 공급업체가 관련 자료를 공동으로 점검하고, 대체 소재 공급업체와 시험기관을 연계해 개별 기업이 해결하기 어려운 공급망 협력과 검증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소영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PPWR 대응은 포장재 변경뿐 아니라 적합성 입증과 공급망 관리까지 포함하는 과제”라며 “거래처 요구를 미리 파악해 증빙을 체계적으로 갖추고 품질·가격 경쟁력과 현지 유통망 강화를 병행한다면, 규제 대응을 EU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무역협회는 기업들의 PPWR 대응을 돕기 위해 오는 29일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EU PPWR 시행에 따른 기업 대응 전략 세미나’를 개최한다. 세미나에서는 국내 수출기업의 PPWR 대응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과 화장품·식품 수출기업 관계자들이 인증 절차와 업종별 대응 사례를 공유할 예정이다. 기업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지원 방안도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