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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컬럼 물류신문 『미-이란 전쟁과 해상운송시장』
호르무즈 해협 놓고 미국-이란 공방에
해운시장 패닉

등록일2026-04-08

출처 : 물류신문, 이경성 기자 2026.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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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물류신문)

이란은 미국의 공습 직후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통행하는 민간 선박들도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심각한 인명사고가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선사들은 속속 운항 중단을 선언했다.

호르무즈 해협(Hormuz Strait)은 전 세계 에너지 공급망의 요충지로 세계 원유의 수송량의 20% 이상이 이곳을 이용한다. 산술적으로 생각하면 나머지 80%를 나누어 쓰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실제로는 선박의 운항 노선을 단기간에 변경하기 어렵다. 또한 20%의 에너지 공급 차질만으로도 아시아, 유럽 등의 국가에서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면서 공급망은 물론 경제 전반에 악재로 작용한다.

무엇보다 호르무즈 해협은 생산지와 도착지 사이의 구간이 아니라 생산지 구간에 있기 때문에 우회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공격 대상지에서 벗어난 구간이라도 서아프리카, 걸프만을 통해야 하므로 최소 15일에서 최대 45일 더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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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DTI & BCTI 운임 추이(3월 23일 발간 리포트 기준, 출처 : 한국해양진흥공사)

(출처: 물류신문)

VLCC 운임 폭등에 동남아 화물 보관공간 부족

한국해양진흥공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쟁이 시작하고 불과 4일 만에 중동-중국 VLCC(원유 운반선) 노선의 운임이 3배 이상 뛰었다. 물론 전쟁 이전에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과 중동지역의 갈등 등으로 원유 운반선 시장의 운임이 완만한 오름세를 보인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장거리 톤마일 증가로 인해 중동뿐만 아니라 대체 선적지 운임도 올라가는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글로벌 해운 공급망에도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해진공 리포트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LNG 공급망 차질이 아시아 역내 발전소들의 연료를 석탄으로 전환시키고 있으며, 케이프선의 석탄 물동량이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호주와 대서양발 장거리 운송 수요가 늘어나면서 당분간 이 같은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동지역의 해상 공급망 차질로 선박 운항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자 선사들은 동남아시아 등을 대체항으로 삼아 화물을 내리고 있다. 화물창을 비운 선박들이 다른 대체 항로의 짐을 싣고 운항에 나서는 것이다. 그러나 화물을 내린 선박들이 동남아시아 등 인근 지역의 화물을 유치하고 있어 운임 저하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싱가포르항 등은 화물을 보관할 장치장이 부족해지고 있으며, 선사들은 부산항 등 다른 아시아 지역 항만에 장치장 확보를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 묶인 선박과 선원 귀국 대안 없어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또 다른 문제는 선박들의 고립이다. 해당 수역에 위치한 전 세계 선박들은 공격 위협 때문에 움직이지 못하고 항만에 접안해있거나 바다 위에 떠 있는 상황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3월 22일 현재 해당 지역에 국적선박 26척이 발이 묶여 있다. 이날 2명의 한국적선원이 하선하면서 현재 179명이 머물고 있는 상황이며, 외국적선박에 탑승한 한국적선원도 37명이 선박 안에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선원들은 연일 공습 현장에 노출되어 있어 피로를 호소하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뾰족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하선한 선원 2명은 실습 중인 대학생으로 이들은 귀국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나머지 선원들은 현지에서 통항이 보장된 뒤에 귀국길에 오르는 것이 안전하다고 판단하고 있어 그대로 머물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현지 정박 중인 선박들은 저궤도 위성통신이 가능해 매일 교신하며 상황을 파악하고 있으며, 식품이나 유류 등 필수 품목들을 확보해 선내 생활에는 문제가 없다.